어려서부터 귀에 딱지가 앉게 듣던 말 "공부는 평생해야 한다" 입니다. 학구적인 측면에서의 몰입과 더불어 인간으로서 고뇌하고 삶을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지요. 다시 말해, 인생 공부를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치여살다보면 자신을 잃고 표류의 길에 서기도 합니다. 이 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 어떤 인생 공부가 필요할까요?

​

올곧게 나아가고 현명한 대처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일을 겪으며 힘든 과정을 지나가야만 노련해지는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아닐까 해요. 독서가 주는 힘에 대하여, 어떻게 읽고 쓰고 느낄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책 <평생 독서>입니다. 인생 공부를 함에 있어서 지식과 지혜가 담긴 책을 읽는 것만큼 쉽고 즐거운 일이 없죠.

​

​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눈으로 읽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글자와 글자, 행간과 행간의 의미를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상상하며 조합하는 창조적인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독서를 거듭함으로써 책을 읽는 사람은 내적으로 성장하게 되며,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를 가지는 사람으로 완성된다. - 정문택, 최복현 <도서관에서 찾은 책벌레들> -p110

​

​독서의 힘, 놀라운 효과는 숱한 책에서 소개되었지요. 부와 성공, 명예를 안겨주지만 그보다 내면을 성장시킨다고 말입니다. 지식과 정보를 확장시킬뿐더러 생각과 의식의 깊이와 폭을 넓혀준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책 좀 읽어봤다-하는 분들은 고개를 끄덕거릴테죠. 이 책은 독서의 세계안에서 어떻게 읽고 소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로서 책 좀 볼 줄안다 싶은 분들은 넘어가도 될 거 같아요. 다양한 독서법이 존재하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여 개발해 나가는 책읽기를 해야한다는 사실만 기억한다면 될 듯 합니다.​

​

​​

독서란 이런 것이다. 자기에게 맞는 책을 읽으면 그만이다.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것은 없다. 본인이 만화가 좋으면 만화를 읽는 것이고, 저속한 탐정소설이 좋으면 그걸 읽는 것이고, 음탕한 소설이 좋으면 그걸 읽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독서에 재미를 붙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독서 수준이 높아진다. - 정을병 <독서와 이노베이션> -p118

​

독서 편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한결같이 말해요. '한쪽으로 치우치는게 꼭 나쁜 것은 아니에요. 필요하기 때문에 섭취 하려고 하는 것일 뿐, 때가 되면 다른 책들도 자연스레 눈길이 갈겁니다.' 편향된 시각은 반드시 수정되어야하지만 이를 위해 억지로 필독서, 인문 고전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진 않아요. 저 또한 [군주론] [토지]와 같은 작품을 접해보지 않아 마음 한 켠에서는 주눅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독서 수준과 깊이에 연연해하지 않고 나의 부족한 면을 메우고, 더 크게 향상시키기 위함으로 즐겁게 읽는데 그 의미를 두어야겠다 생각합니다.

​

​또 하나, 급변하는 시대에 빠른 속도는 경쟁력이지요. 쏟아져나오는 책들을 빠르게 읽어나가는 패스트 리딩의 노예가 되지는 말아야겠어요.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독서를 관두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선조들처럼 한 권의 책을 수십 번 혹은 수백 번 읽으며 생각의 확장되는 독서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이 책에 소개된 것들에는 초보와 고수 독서가는 입장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여 많은 책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깊게 사고하며 읽는 것으로 나아가기까지 천천히 정성들이며 인내심을 가지라 이야기 합니다. 숙련가가 되기까지 조바심을 갖지 마세요. 읽다보면 한 계단 한 계단 밟아올라가는 것을 느끼게 될테니까요.

 

끝으로 연령대별로 독서의 세계관을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가운데 20대인 저는 이 부분에 밑줄을 긋게 됩니다. (1) 깊게 파고들며 읽기보다는 먼저 폭넓게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것이 좋다. 삶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더 넓고 다양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청춘의 독서를 통해 그들은 경험이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눈부시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사고력, 판단력, 융통성, 상상력, 분석력, 통찰력 등을 기를 수 있게 된다. (2) 여러 책을 교차해서 읽어라. 이는 사고전환이 유연해지고 두뇌 회전이 빨라진다.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에 책의 주제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집중 독서가 가능해진다.

​

​

*​

​

목적을 갖지고 독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 목적을 가지고

 

"이봐 부머" 짐 목사가 말했다.

"왜?" 부머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말했다.

"기분 상해하지 말고 들어. 자네 등에 칼이 박혀있어."

"모자 걸어둘 데가 필요했어." 부머가 말했다.

"머리 좋은데." 짐 목사가 말했다.​

등에 칼이 박힌 상황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다니요. 과연 어떤 성향의 사람일까 매우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호기심 가득안고 책장을 펼침과 동시에 빽빽한 활자들 앞에 멈칫했어요. 근래에 보기 드문 편집 구성으로 작은 글씨들이 빼곡하게 차 있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지만, 1부를 지나면서 가속이 붙어요. 아파치를 결성한 그들의 이야기 시작해볼까요?

​

​프롤로그, 1부~3부, 에필로그로 마무리 지어지는 책입니다. 프롤로그에서는 어린 소녀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요. 1부에서는 부머, 데드아이, 콜롬보 부인, 제로니모, 핀스, 짐목사의 개별 이야기입니다. 개성 강한 여섯 인물들의 사연을 뒤로하고 그들에게는 공통된 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전직 뛰어난 형사로 이름 날렸던 시절도 있지만, 불의의 사고로 은퇴 후 소일거리로 살아간다는 것이죠. 공무 중 심각한 부상을 당하여 장애수당을 받으며 생활하지만, 모두의 마음에서는 현장에서 뛰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지요.

​

2부와 3부에서는 어린 소녀를 찾​고 그 뒤에 숨은 더 큰 그림자의 행방을 쫓아나서게 됩니다. 몸이 성치 않은 그들은 거대 마약 조직 카르텔의 수장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경찰직에서 물러난 이후 수년간에 걸쳐 무기력함에 빠졌지만, 이제는 각자의 재능을 한껏 발휘하기로 해요. 불구가 된 이들이 공허했던 삶에서 벗어나 비밀 조직 '아파치'를 결성하고 뜻을 함께 하며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요.

​

​

"이렇게라도 분풀이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우리가 잃은 건 영영 되찾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순 있잖아"

"우린 제각각의 방법으로 씻지 못할 상처를 받았어. 복수를 향한 갈망이 우릴 이렇게 한 데 모이게 해준 거라고." -p278

마약, 인신매매, 무고한 사람들을 살인하는 행위 - 지금도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흉흉한 뒷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까 무서워집니다. 끔찍하고 잔혹한 일들을 서슴없이 하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과 나쁜놈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치열한 모습이 그려져요. 여기에 비리로 물든 경찰들을 향한 분노도 느껴지고 말이죠.

​

"경찰은 한 놈도 안나타나는군."

"원래 그렇잖아. 필요할 때 나타나면 경찰이 아니지." -p292

​

잠복근무, 생사의 갈림길로 무모하게 몸을 던지던 시절을 그리워하던 여섯명의 수사관들. 그들이 말하는 진정한 경찰로서의 삶, 마음을 불태우게 하는 정의감을 이 책을 통해 엿보았어요. 또한, 마약 사업의 실체와 그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인간 이면의 추악한 모습들에 고개를 내저으며 법이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

*​

​

비인간적이라는 표현도 아까운 놈들, 악한 짓을 일삼는 흉악범죄자를 체포하지만 법의 잣대는 가혹하지 않은 현실이에요.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법은 힘없는 약자와 피해자들은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요. 하여 저는 이 문장에 오랜 눈길이 갔더랍니다. "기도하는 법을 배워두는 게 좋을거야, 아주 오랫동안 감방에서 썩게 해달라고 기도해. 네 놈이 출소하기 전에 내가 죽기를 기도하란 말이야." -p164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사살당해도 마땅했던 이들이 복역 후 출소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역겨워요. 무기징역, 사형을 받아도 분한 마음 감출 수 없을텐데, 적은 형량을 끝마치고 나온다면요? [저는 ...... 그래요]

​

​

​"세상은 달라졌는지 몰라도 사람은 변하지 않아, 그걸 명심해라. 그 바닥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싶다면 절대 잊어선 안 돼." -p45​

 

한 달에 한 도시 유럽 편에 이은 남미편 그 두 번째 이야기에요. 유럽 편을 보지 않았음에도 내용을 읽기에 무리는 없더라구요. 여행을 하는 두 부부의 이야기니 말이죠. 저는 남미쪽 보다 유럽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그곳만의 사람 사는 이야기는 저마다의 즐거움을 주는 듯합니다. 두런두런 협심해서 살기도 하고 개인의 이기심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말이에요.

​

달리할 말은 없는 책입니다. 남들 눈에는 그저 부러울 여행이니까요. 유명 관광지를 찍고, 빠르게 이동하여 근사한 곳을 둘러보고 지역 음식을 먹으며 행복을 만끽하는 여행자들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가 한 도시를 한 달씩이나 머무르다뇨. 누구나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일을 그들은 해냅니다. 더욱이 사진과 글로 남기며 이러한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기까지 하니 그보다 멋진 일이 어디 있겠나요.

​

여행지에서 오래 머무르며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담았어요. 저마다의 삶과 가치관, 특별한 추억들, 함께 어우르는 사람들에 대한 것들 말입니다. 읽다보니 조금은 지루해지기도 했지만 낯선 여행지를 꿈꾸는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들이에요. 그들의 한 달 생활기를 엿보며 전체적인 비용 등의 문제도 살펴볼 수 있으니 이같은 계획을 갖고 있다면 살펴보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1편인 유럽 여행기를 봤더라면, 두 부부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에 박수를 많이 보냈을 거 같아요. 선뜻 이같은 여행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에 말이죠. 서로간에 부족하고 힘든 부분들을 격려해가며 여행하는 것이 참으로 근사했던 거 같아요. 낯선 공간이라 더 많이 의지하고 배려하며 여행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 했습니다. 떠나고 싶게 만드는 것, 혹은 마음만으로도 설레임을 가득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 아닐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