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을 수 있는 얇은 고전을 알려주는 책,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책 추천을 부탁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고민한다. 어떤 책을 추천해야 할까 망설인다. 다른 모든 것들이 그렇듯, 책 취향도 다양하니까.

이번에 『뭐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너에게』를 읽으면서, 앞으로 이 고민을 조금 덜 수 있겠다 생각했다. 이 책은 독서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얇은 고전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동화부터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까지. 시대와 장르가 한정되지 않은 스물 다섯 권의 책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것도 300페이지를 넘지 않을 부담없는 분량의 고전들.

 

물론 책이 밥을 먹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책은 우리의 인생을 반드시 변화하게 만든다. (p.5)

​우리의 인생을 반드시 변화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그런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처음 시작은 '동화'들이다. 어릴적 읽었던 동화들이 반갑다.

다섯 권 중 로알드 달의 《마틸다》,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을 읽었다. 나머지 두 책 중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제목은 들어봤었지만 내용을 안 건 이번이 처음. 내용을 보니 유명할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아타르&피터 시스의 《새들의 회의》는 재미있어 보인 건 아니지만 소재나 전개가 독특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두번째는 사랑이야기들. 문학 작품들이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너무 유명한 작품인데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그랬고, 《한여름 밤의 꿈》은 반가운 느낌이었다. 그러나 둘다 희곡으로는 읽어본 적이 없고 어릴적 소설처럼 바뀐 내용으로만 읽었으니, 희곡으로 꼭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맥베스》도 마찬가지. 이 작품의 경우 '사랑'에 중점을 두고 읽지 않았기에 이 책 저자의 감상이 흥미로웠다.

영화로 유명한 에릭 시걸의 《러브스토리》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문학은 아니지만 줄곧 읽어야겠다 생각하고 있는 고전인데,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계획을 세워 꼭 읽자고 마음먹었다.

세번째 주제는 '어떻게 스스로 도울 것인가'였다. 자기계발의 느낌이었다.

호아킴 데 포사다의 《마시멜로 이야기》,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이 읽어본 책이었다. 윌러스 워틀스의 《부자되기의 과학》, 조지 새뮤얼 클래선의 《바빌론 최고의 부자》,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도 있었다. 자기계발 쪽은 그다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끌리는 요소는 덜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알려주기에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네번째는 철학. 낯선 작품들이었다. 익히 알려진 철학 서적은 분량이 많은 편이니까. 여기 소개한 책들은 얇은 책들이니 격언집의 느낌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삶의 기술에 대한 것들. 때문에 현대의 삶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담은 책들이었다. 실생활에 참고해 적용해보면 좋은 것들에 대한 책들이었다.

 

얇은 책들이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은 책들.

이 책이 소개한 책들 외에도 그런 책은 세상에 가득할 것이다.

요즘 살짝 독서 슬럼프가 있었는데,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얇은 책들을 한 권 한 권 찾아 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보자! 온 가족이 함께 쓰는 초간단 건강 마스크

 

코로나19로 마스크를 매일 써야 하는 일상인 요즘. 마스크를 매일 새로 써야 하다보니 경제적인 부담이 있기도 하고, 마스크가 일률적인 크기이기 때문에 얼굴형에 딱 맞추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번에 『온 가족이 함께 쓰는 초간단 건강 마스크』를 읽고 싶었던 건,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표지에는 여름에 많이 쓰는 걸 볼 수 있었던 보건 마스크 형태의 천 마스크 이미지 사진이 있었다.

이 책은 20종의 디자인에 총 50개 도안 마스크를 수록하고 있다. 기본 마스크, 주름 마스크, 입체마스크, 코 밀착 마스크, 뜨개 마스크 등 다양한 스타일이다. 상황에 따라 원하는 것을 만들어 쓸 수 있다. 사이즈도 S, M, L 세 가지 사이즈로 구분해 맞춰서 쓸 수 있다. 마스크를 답답해할 수 있을 아이들을 위한 귀여운 디자인의 마스크도 있고, 마스크를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는 케이스 만드는 방법도 실려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요즘 코로나 19 때문에 마스크를 만들 때 필터를 넣는 것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굳이 필터를 넣을 필요가 없었을테니, 없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아쉬운대로 입체 마스크 부분에서 안감과 겉감 사이에 필터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을 보며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해서 도안을 그려 천을 재단하고, 손바느질로 박음질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완성하지 못해 서평에 사진을 첨부하지 못한다. 입체 마스크를 만들고 있는데, 겉감과 안감을 바느질해 모양을 잡아둔 상태다. 바느질에 좀처럼 흥미가 붙지 않아 자꾸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마스크를 만들어 가면서, 바느질 초보에게 마스크 만들기는 어렵지 않은 도전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대로 '초간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을 보며 참고해 마스크 만들기에 도전하면 좋겠다.

체계적인 책 기획의 과정, 기획자의 책 생각

 

책에 관한 책들을 읽는 걸 좋아한다. 서점이나 도서관이 배경인 책, 소설가가 주인공인 책, 출판업계에 관해 이야기한 책, 작문 책, 독서 에세이, 책이라는 물체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장르는 상관없다. '책'이 소재라면 흥미가 생긴다.  이번에 읽은 『기획자의 책 생각』도 책에 관한 이야기라서 읽어보게 되었다.

신선했다. 이제까지 읽은 책에 관한 책과 꽤 다른 결을 지니고 있었기에. '책'에 대한 이야기들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문학적인 느낌,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기획자의 책 생각』은 달랐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같았다. 체계적이고, 다소 냉정한 느낌.

한 권의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이런 버전도 있구나, 깨닫게 되는 책 읽기였다.

 

저자는 독자를 구체화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이, 직업, 취미, 소득 수준, 이슈, 트렌드, SNS에 이르기까지 특정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대입해 한 사람의 독자 캐릭터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그와 생생한 대화를 한다는 감각으로 책을 써 내려가는 것이다. (p.16)

 

『기획자의 책 생각』을 읽으며, 책이란 건 결국 '상품'이라는 생각을 계속 떠올렸다. 자기 만족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그걸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출판까지 한다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된다면 소비자를 생각해야 한다. 책에서는 독자. 기획단계에서부터 독자를 구체화해 타깃층을 맞춰 책을 쓴다는 것이 날카로운 인상을 남긴다.

 

모든 책이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중은 책을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로 인식한다.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대중이 옳다고 믿는 진실이다. (p.17)

 

베스트셀러를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책은 역시 많이 팔리는 게 좋을 것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다.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대중이 옳다고 믿는' 진실이라는 것.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알려지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다.

 

초고는 책이 될 수 없다. 오타와 비문은 말할 것도 없고 논리와 구조도 엉망이다. 초고는 탈고를 위한 첫걸음이며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내기 위한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당신이 목표해야 할 것은 책이지 초고가 아니다. 완벽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글을 생산해 내는 습관이다. (p.97)

 

끊임없이 퇴고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읽은 다른 작문 서적에서도 본 내용이라 중요한 점이라는 걸 실감했다. 글을 써보려고 할 때마다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아 글쓰기를 포기한 적이 많은데,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중요한 건 끝까지 쓰는 것이었다.

 

책을 완성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완벽해지려 하지 마라. 목표 기간을 정하고 그 안에 초고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고는 책이 아니다. 퇴고의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당신의 원고는 매번 달라질 것이다. 책 쓰기의 진정한 시작은 초고부터다. (p.111)

 

『기획자의 책 생각』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어떤 부분들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책을 소재로 한 글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아직 세상엔 읽을 책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