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짤막하게,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잠깐 잠깐 읽기 좋았다.
책 무게 자체도 그렇게 무겁지도 않은 편이고....
그래서 나도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틈틈히 읽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잔잔하게 흘러간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라 즐겁게 읽어나갔다.
뭔가 곱씹을 수 있는 내용에다가... 느린 호흡으로 읽어가게 만드는 감성적인 언어들...
저자가 방송작가(라디오 작가) 출신이라 그런걸까?
이쪽 분들은 어쩐지 이런 느낌이 느껴지게 하는 글을 잘 쓰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이 품고있는 작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의 토대가 되는 소재는 다양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들이, 잠깐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새삼스럽게 떠올릴 수 있게 도와주었다.
어쩐지 익숙한 느낌과, 따스한 느낌을 받았던 것은 그것 때문일지 모르겠다.
문장도 길게 흘러가지 않아서 그런지, 이해하기도 쉬웠다.

추운 겨울, 따스한 생각들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쩌면 소소해 보이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품고 있으면 있을수록 우리가 더욱 따스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테니까.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는 빨리 읽어나가지 말고,
찬찬히, 느린 호흡으로 읽어나가기를.
그게 <달팽이 편지>를 음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김태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생겼던 것은, 처음에 그가 예능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부터였다.

이전까지 그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어떤 음악을 했는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사실 예능에서 처음 봤을 때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KBS에서 했던, 김태원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를 보았다. 그리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깊은 좌절과 시련을 이겨내고 오늘에 이른 그의 모습은.... 정말 그의 밴드 이름과 잘 어울린다.

'부활'.

 

<우연에서 기적으로>라는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기대했었다.

예전에 방송에서 그가 많은 글을 메모로 남긴다는 말을 들었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은 그의 명언들을 생각해보면, 그의 책 속에도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을거라고 믿었다.

역시 읽으면서, 마음에 다가오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누구든지, 좌절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룬 인생 성공 스토리는 언제나 감동이다.

 

이야기가 길지 않고 짧게짧게 되어 있어서 잠깐 잠깐씩 읽기에도 좋았다.

게다가 중간 중간 삽화도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무엇보다 김태원 자신이 쓴 글인만큼, 그의 생각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이 좋았다.

 

우리는 가끔 아주 급한 일이 생겼을 때 택시를 탄다.

대부분 그 급한 일이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네잎클로버를 건네준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이 책은 일본의 어느 택시 운전자의 에세이이다. 그는 우연히 손님에게 네잎클로버를 건넸을 때, 그 손님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이후부터 계속해서 자신의 차를 탄 손님들에게 네잎클로버를 하나씩 주는 택시 운전사가 되었다. 하루에 꽤 많은 수의 손님들이 타기에, 그는 네잎클로버를 직접 기르기까지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일히 수작업으로 네잎클로버를 잘 말려서 포장해서 건네주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성이 그득히 담긴 네잎클로버이다.

네잎클로버를 건네며 생겼던 많은 사연들이 책에 담겨 있었다. 결혼식을 앞둔 커플들에게 주었던 여덟잎 클로버, 정말 행운의 상징이었던 일곱잎클로버를 주었던 것, 그리고 가족이 탔을 때는 아이에게 작은 네잎 클로버를 주었던 사연까지. 그분의 택시를 탔던 많은 손님들은 단순히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를 받았을 뿐 아니라 그분의 따스함과 친절함까지 선물로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네잎클로버를 볼 때마다 그 운전사 분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제목은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잎클로버, 행운을 주는 택시 운전사의 느낌으로 할 수도 있었을텐데. 제목과 내용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택시 운전사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 참 좋았다. 나중에 혹시 일본에 갈 일이 생긴다면, 꼭 이 분의 택시를 타고 이 분의 네잎클로버를 받아보고 싶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이야기가 짧게 짧게 되어 있고,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놓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다. 크기도 크지 않아 들고다니기 편할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