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는 글들의 모음집이다.
다만 다른 책을 소개하는 책과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러스트"였다.
그림에 어울리는 일러스트들이 가득한 이 책을 보니,
저자가 느낀 느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책을 읽고 난 뒤 리뷰를 쓸 때마다 항상 안타까운 감정을 느낀다.
내 머릿속에 있는 이 감정을 어떻게 글로 써내려가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언어들로 이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이 고민을 덜 하지 않았을까?
그림이라는 건, 한 눈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잘 전달해주는 매개체인 것 같다.
글에서의 '문체'처럼 그림에서도 작가 개개인만의 스타일이 존재하기도 하고.
그래서 느낌을 표현하기에 너무나 적절하다.
이 책에 실린 서른 개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은 더 읽어보고 싶어졌고,
이미 읽었던 책은 그 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미소짓게 되었었고,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흠...' 하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평소 내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아는 친구들로부터 가끔, 책 추천 요청을 받을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꼭, 상대의 독서취향을 알아보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과 그 사람이 좋아하는 책이 전혀 다르다면,
내가 아무리 추천을 해봤자 그 사람은 실망할 테니까.
예를 들어, 나는 일본작가들의 책은 그다지 즐겨 읽지 않는다.
특히 이 책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한 권도 완독하지 못했다.
어쩐지 그 작가의 스타일은 나랑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나 또한 다른 사람들이 추천해준 책을 재미있게 읽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책 추천이라는 건 정말 너무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독서친구를 만났을 때는 너무나 기쁘다.
어쩌면 나와 독서취향이 비슷한 모습을 찾는 재미에
계속해서 책을 소개하는 책을 읽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책에서도 내가 읽고 싶었던, 좋아하던 책을 발견할 때마다 즐거웠으니까.
전반적으로 책 내부디자인이 정갈하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또 중간에 메모를 껴 둔 것 같이 해 놓은 디자인도 있었는데, 인상적이었다.
작가가 끼워놓은 메모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역시 인디고 책은 내 취향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아무튼, 일러스트로 감상을 전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멋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