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과 함께 흐르는 인생 이야기
나는 방송 작가, 혹은 라디오 작가 분들이 쓰신 에세이에 유독 끌리는 편이다.
그 분들의 글은 내 취향에 너무나 잘 맞았다. 적어도 이제까지 읽은 에세이들은 모두 그랬다.
이 책도 그래서 일단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번에도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에세이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종류는 감성적인 면모가 그득히 담긴 에세이들이다.
소설과 달리 에세이의 경우,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더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서도 작가는 다양한 자신의 경험들과 친구의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전하며 나의 감성지수를 한층 상승시켜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에피소드마다 노래가 하나씩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노래 가사가 그 에피소드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이다.
좋은 노래가 많은 것 같은데 내가 아는 노래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대신 책을 다 읽고 난 뒤 하나하나 찾아서 들어보려고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찾아 들은 노래는 옥상달빛이 부른, '가장 쉬운 이야기'라는 곡이었다.
진정한 행복과 관련된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노래였는데, 들어보니 옥상달빛의 목소리와 내용이 너무 좋았다. 노래를 들으면서 에피소드를 읽으니, 마치 OST를 듣는 것처럼 내용이 더 사는 느낌이었다. 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도, 더 선명히 다가왔다.
행복은 결코 '그때'에 있지 않다. 그리고 '언젠가'에도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 지금 나와 같이 있는 이 사람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것들에만 있는 것이다.(p.135)
물론 모르는 노래만 있는 건 아니었다. MC몽의 '서커스'가 연결되어 있던 에피소드도 내겐 참 인상적이었다.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에 대한 아픔. 그러나 그 아픔들을 이겨내고 한발짝 나아간뒤 뒤돌아보면, 정말 즐거운 추억일 뿐인 것이다.
울고 있다고 모진 시간이 빨리 가지는 않는다.
세상에 대고 욕한다고 울분이 풀리는 것도 아니다.
젊음은 한바탕의 서커스다. 곡예를 하는 사람도 조마조마하지만, 통과한 다음에는 즐거운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서커스다. 그러니 차라리 웃자. 웃다가 다시 울게 되더라도 웃고 있는 동안에는 신나게 웃자.(p.219)
이 책은 외로움이 가득 느껴질 때 읽으면 좋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여러 인생의 기억들을 읽으며, 그리고 더불어 함께 소개된 노래까지 듣다보면 어느새 차츰 치유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