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곳,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이 단어를 가만히 중얼거려본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는 이름부터가 어감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부드럽고, 아름다울 것만 같은 이름이다.

 

크로아티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올해 초 방영된 케이블 TV프로그램, <더 로맨틱>을 보고부터였다.
그들이 운명의 사람을 찾기 위해 떠나간 곳, 크로아티아...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크로아티아 곳곳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들이 참 부러웠었다.
그런 아름다운 곳에 가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크로아티아 블루.
제목처럼, 이 책 속에는 크로아티아의 색감이 가득 녹아있다.
특히 이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파아란 색감이 가득 나타난 부분.

 

나는 선착장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프로슈찬스코 호수까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오솔길은 물줄기를 따라 작은 폭포를 품고 있는 짙은 숲을 지나기도 하고, 호수의 야트막한 가장자리를 가로지르거나 호수 주변을 돌아 나가기도 했다. 플리트비체의 열여섯 호수 중 열두 호수가 공원의 상부에 있다. 호수는 햇살이 드는 각도에 따라 녹두 빛깔에서 연두, 초록, 청록, 옥색, 청색, 진청색까지 온갖 푸른 색이 난무하고 있었다. 호수를 두른 나무도, 호숫가에 뿌려진 사람들도 온통 푸르다. 요정의 세계가 이러하리라. 영혼에도 빛깔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색이리라. 단풍 든 가을이면 이곳이 곧 천국일 게다. (p.111)

 

내가 좋아하는 여행 에세이는 잔잔함이 느껴지는 여행에세이이다.
그런 면에서 이 여행 에세이는 나를 굉장히 만족시킨 에세이였다.
저자가 쓴 글들은 하나같이 나의 마음 속에 차분히 걸어들어왔고...
간간이 글 사이에 끼워진 사진들은 때로는 무심한듯, 때로는 찬란한 색감으로 내 눈에 들어왔다.
어디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면이 없었다.

 

요새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새삼스럽게 느낀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멋진 곳이 이렇게 많이 있구나...
특히 크로아티아는 많은 여행자들이 동경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드리아 해가 품고 있는 유럽의 보석, 크로아티아...

 

언제쯤 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 재즈의 과거, 현재, 미래를 따라가는 재즈 시티 여행

 

Jazz and the city.
이 책은 재즈의 과거, 현재, 미래를 느낄 수 있는 미국의 네 도시를 찾아가며 재즈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채널 T의 방송 프로그램으로도 함께 제작되었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한 책이기도 하다.

 

The origin of Jazz, 재즈의 탄생이 이뤄진 곳, 뉴올리언스 New Orleans

필윤과 채널 T 방송팀이 맨 처음으로 간 곳은 재즈가 시작된 곳, 뉴올리언스

재즈는 노예로 미국에까지 오게된 흑인들의 애환이 담긴 그들의 음악과, 미국에서 접하게 된 새로운 음악이 섞여 만들어진 음악 장르라고 한다. 즉, 재즈에 묻어있는 그 자유스러움은 사실은 노예로 온 흑인들의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예 해방이라는 강력한 열망. 자유에 대한 열망이 녹아 있는 곡. 그래서 재즈가 멋진 것일까?

뉴올리언스에서 필윤은 재즈의 시작과 관련된 여러 역사적인 곳들을 거닌다. 그의 뉴올리언스 탐험을 눈으로 따라가면서, 내가 몰랐던 재즈의 역사적인 모습들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재즈와 얼마나 깊이 관련되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필윤이 만난 각양 각색의 재즈 음악가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빨래판 드러머! 빨래판으로 멋진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니! 굉장히 놀랍고 멋졌다!

그리고 엘리스 마샬리스. 그는 더 큰 성공을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지 않았다. 대신 뉴올리언스에 남아 수십년 간 재즈를 연주하고 뮤직센터를 건립하여 어려운 형편의 재즈 음악가들을 후원하고 지역 청소년에게 음악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가 자녀를 키운 방식. "그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을 뿐입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어가며 그의 인품에 굉장히 큰 감명을 받았었다. 결국 그의 방식은 그의 아이들이 멋진 음악가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기도 하니까.

 

재즈의 현재, 재즈의 열정으로 가득한 도시, 시카고 Chicago

두번째 재즈를 찾아 찾아간 도시는 시카고.
재즈 뮤지션들은 꿈을 가지고 시카고라는 대도시에서 그들의 연주를 마음껏 펼쳐냈다. 지금도 시카고에서는 다양한 재즈 음악이 연주된다고 한다. 언젠가 미국에 간다면 꼭 들어보고 싶은 음악들. 책에서는 그냥 가사만 나와 있어서 좀 아쉬웠다. 나중에 방송 프로그램도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그린 밀에서 열리는 '업타운 포에트리 슬램'이라는 공연은 굉장히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시, 재즈, 탭댄스까지. 내가 생각하기에는 어울릴까? 하고 생각되는 것. 그런데 그러한 크로스 오버가 굉장히 좋다는 저자의 말에 과연 어떤 공연일지 궁금했다.

 

황홀한 열기가 가득 찬 클럽 안에서, 어쩌면 재즈라는 예술의 본질은 이토록 자유로운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밌고 행복한 밤이었다. 프리 재즈 스타일의 연주는 경험이 있었지만 시 낭송과 함께한 연주는 처음이었다.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지 아무도 모르는 공연에서 시와 밴드와 교감한 찰나, 바로 시카고가 너무 좋아지는 순간이었다. 재즈의 본질은 즉흥의 미학을 담은 예술이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처럼 어떤 장소와 어느 순간의 무대에서 새로운 감동이 찾아올 줄은 누구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재즈가 선사하는 매혹적인 카타르시스인 것이다. (p.174)

 

글로만 읽어도 그 즉흥성의 매력과 열정이 다가오는 듯했다. 재즈란 음악, 알면 알수록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재즈의 미래. 젊은 음악인들이 재즈 음악가의 꿈을 키워가는 곳, 보스턴 Boston

세번째로 그들이 찾아간 도시는 보스턴. 보스턴은 많은 대학들이 위치해 있어 미래 미국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꿈을 키우는 곳이다. 버클리 음대도 이곳에 위치해 있어, 미래의 재즈 음악가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고 한다. 저자 필윤 또한 버클리 음대의 졸업생이라고 했다.

이곳에서는 그렇게 젊은 재즈 음악가들의 다양한 공연들도 함께 볼 수 있었다. 특히 버클리 퍼포먼스 센터라는 곳에서 학생들의 개인공연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저자 또한 학창시절 개인 공연을 열었었다고 했다.

그리고 보스턴은 대학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재즈의 문이 열려있는 곳이었다. 버클리 음대 교수가 전문 예술 고등학교에 가서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모습들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하는 저자의 물음에 이구동성으로 "훌륭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는 아이들. 고등학생 때부터 그렇게 멋진 꿈을 꾸고 있는 그 아이들이 부러웠다.

 

모든 재즈 음악가가 동경하는 도시, 뉴욕 New york

뉴욕이라는 도시는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다. 그래서 누구나 동경하게 되는 도시가 바로 뉴욕이 아닐까.
재즈 음악가 또한 뉴욕을 동경한다고 한다. 때문에 그들은 뉴욕에서 더 높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자신의 새로운 음악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재즈는 음악가와 청중 사이의 교감이 아주 중요한 음악이다. 연주 도중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와서 무대와 관객석에 불길이 일 때 음악은 비로소 완벽한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래서 재즈는 커다란 공연장보다는 작은 클럽에서 서로의 호흡과 맥박과 땀 냄새를 느낄 때 더욱 그 참맛을 알 수 있다. 모든 재즈 음악가가 바라보고 동경하는 꿈의 무대. 뉴욕에는 그런 클럽들이 많다. 역으로 말하자면 재즈의 전설적인 뮤지션들을 따라 전설이 되어 버린 재즈 클럽들이 아직도 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 클럽들이 있기에 뉴욕의 밤은 더욱 아름답다. (p.249)

 

마지막 도시, 뉴욕 편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잘 몰랐었던 재즈계의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공연했던 클럽의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들어보고 싶어진 음악도 꽤 많았다.

 

책을 통해 떠난 재즈 여행을 마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재즈에 대해서 좀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
뉴올리언스, 시카고, 보스턴, 뉴욕에 숨겨진 재즈와 연관된 수많은 모습들을 새롭게 발견한 것도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재즈라는 음악을 책으로만 읽으려고 하니까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것.
그러나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 책은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쓰여진 책이니까,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이 음악들도 실제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

 

재즈의 자유스러움. 즉흥성. 자연스러운 어울림... 그리고 그밖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매력.
재즈는 역시 참 멋진 음악장르인 것 같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재즈 여행이었다.

♬ 기차 타고 신나게 달려가 보는, 일본 여행기

 

일본이란 나라는 참 애증의 나라다.
최근까지 독도문제나 역사문제에 있어서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미운 것이 일본.
그렇지만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상품들이나, 일본의 여행지들을 보다보면 일본은 꼭 한번 가보고픈 나라가 된다.

이번에 읽게 된 <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이라는 책은 이런 애증에서 '애정' 부분을 좀더 키워준 책.
일본 곳곳에 얼마나 흥미로운 여행지가 많은지 알게 해준 책이었다.

 

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
기차 여행이라는 말에 확 끌려서 읽게 되었었다.
기차를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나는 기차여행에 대한 묘한 동경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TV나 영화에 나오는 기차 여행에서의 각양각색 모습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항상 기차 안의 그들이 부러웠고, 기차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도 기차여행을 해보지 못했다...

 

때문에 이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을 때 난, 여행보다는 '기차'에 중점을 두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차'보다는 일본 '여행'의 느낌이 강했다. 어쨌든 여행기니까 말이지.
기차가 많이 안나와서 아쉬운 감은 있었지만, 일본의 특색있는 여행지들을 이야기한 부분들도 좋았다.
친절한 주인아저씨가 있는 가나자와의 게스트하우스 퐁기에서 있었던 일이나,
고양이 박물관 방문 전에 들렀다고 잠시 언급된 오르골이 가득한 오르골의 숲이라던가,
혹은 그 유명한 존 레논이 자주 들렀다고 하는 카페 리잔보 이야기들이 그러했다.
아, 마츠에의 명물이라는 호리카와 유람선이 변신하는 모습도 꼭 보고 싶다! 더불어 뱃사공의 노래도 듣고 싶고.

그래도 역시 기차와 관련된 여행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봇짱와 함께 하는 기차 여행, 요괴와 함께 하는 기차 여행, 연착된 기차안에서의 일들.
그렇게 다양한 기차여행 관련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든 건 이것!

 

차창 밖으로 손만 뻗으면 만져질 것 같은 담벼락의 넝쿨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숙련된 자전거처럼 좁은 골목길을 요리조리 잘도 내달리는 녹색의 에노덴. 골목길을 달리는 전차라니! 소문을 듣고 어느 정도 기대를 한 건 사실이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스릴이 있을 줄은 몰랐다. 전후좌우 사방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쉼 없이 들어오는 가마쿠라의 풍경.  빨래를 널고 있는 할머니의 앞마당, 철로를 마주 보고 난 조그만 마켓, 열심히 다림질을 하는 세탁소 아저씨, 공원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한 무리의 아이들과 편의점, 라멘집, 빵집 그리고 이발소. 에노덴 창문 밖으로 어떠한 여과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가마쿠라 일상이 손바닥 한 뼘 정도나 될까 하는 가까운 거리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p.295~296)

 

골목길을 달리는 전차라니! 나도 글쓴이가 그랬던것처럼, 이 기차를 타면 정말로 깜짝 놀랄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전차 또한 없기 때문에, 일본에서 골목길을 달리는 전차를 타는 건 정말 색다른 경험일테지.
타인의 일상 속을 여행하는 기분은 어떨까? 조금 궁금했다.

 

책의 맨 뒤에는 부록으로 일본을 기차로 여행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이 실려있었다.
흠, 언젠가 일본을 여행하게 된다면, 참고해서 꼭 기차여행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