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자신을 더욱더 사랑하기 위한 주문을 외우자

 

우리는 남의 시선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끊임없이 생각한다.

지금의 내모습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주변 사람들을 그렇게 까지 신경쓰게 하는건...

사실은 내 안에 있는 '자아'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뭐든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들.

약해보이면 무시받을테니까, 지금보다 더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중압감.

그런 것들이 우리를 얽매고, 행복해지는 것을 방해한다.

진짜 내 모습에 다가가는 것을, 막아선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나에 관해 뭐라고 해도...

나 자신만은 나를 믿어줘야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타인이 나를 평가하는 것보다,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더욱더 냉혹하고, 차가울지 모른다.

주변의 그 누구도 안된다고 하지 않았는데, 지레 스스로 겁먹고 포기해버린 일들이 수없이 많았을지 모른다.

잘못된 길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데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이 책은 표지에도, 그리고 각 이야기가 끝날때마다 이 세 마디를 말한다.

마치 주문처럼.

 

더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아 

더 완벽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더 강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인정받기 위해, 완벽해지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

그동안 외면해왔던 나의 진심.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찾을 수 있게, 나 자신을 진짜로 사랑할 수 있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더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아.

왜냐하면...

이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을테니까.

 

♬ 그 공간이 당신에게 힘을 보내줄거야, 반짝

 

참, 오랜만에 읽는 책.

요근래 책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뭐든지 의욕이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일까.

내가 밥보다 잠보다 더 좋아하는 책읽기가 이리 힘겨울 줄은 몰랐다.

어쩌면 나에게는 편안한 휴식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주 포근한 공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조금이나마 치유받을 수 있게 한 책이었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

나 또한 저자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더욱 끌렸다.

 

꿈꾸던 공간은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막연하지만 채광이 좋아 햇살이 가득하고, 식물성의 꽃과 나무들이 흙과 어우러져 있고, 맛있는 커피와 음료를 고를 수 있고, 책들이 가득하고, 좋은 음악이 늘 흘러나오고, 여행의 이야기가 있고 이들과 함께 느리고 불편한 시간이 당연한 곳이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들. 나의 소품은 결국 '시간의 이야기'다. (p.164~167)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을 가지고 있는 저자가 무척이나 부러웠다.

오래전부터 꿈꾸고 있던 공간을 실제로 만들어낸 그녀가 정말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그런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 가질 수 있을거라 믿고 싶다.

 

저자가 풀어놓는 공간의 이야기들은 너무나 따뜻하고 감성이 가득 담겨있어서...

그 곳에 가면 어떤 감정적인 문제라도 따스하게 치유될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홍대에 있다는 그녀의 공간, 마켓 밤삼킨별.

책을 읽고난 지금, 그곳은 정말정말 가보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

친구들과 모여 언젠가 꼭, 찾아가야지.

 

♬ 혼자인 그녀가 전해주는 혼자인 너를 위한 이야기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을때부터 끌린 건, 제목 때문이었다.

구렇게 '혼자'라는 말에 유난히 끌렸던 건, 내가 혼자임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라는 제목에서, 난 위로받을 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감을 품었다.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의 위로. 그 위로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당연할테니까.

 

드디어 책을 읽었고, 좋았다.

어떤 이야기는 나와 다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닮아 있었다.

닮은 이야기에서 위로받고, 다른 이야기에서 미소지었다.

다른 이야기들도 언젠가, 겪을지도 모르는 이야기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각각의 에세이에는 이야기와 관련된 문학작품, 내지는 노래가사 등이 소개된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가을방학의 '속아도 꿈결'이라는 노래가사.

저자는 이상의 '봉별기'와 관련지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 나는 이 '속아도 꿈결'이라는 노래 자체에 눈이 갔다.

최근 내가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음악으로 알게 되어 자주 듣게 된 노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혀 다른 경로로 알게 된 노래를, 이 책에서 만나니 뭔가 신기하기도 했다.

그 가사에 관한 이야기를 더 흥미있게 읽었던 건 당연한 것이었고.

뭐, 그런 '인연' 비슷한 것이 없었더라도 충분히 내 관심사와 통해있는 에세이이긴 했지만.

 

그리고 이 책 전반에서 가장 내 마음에 다가왔고, 그래서 깊이 기억에 간직하고 싶은 글은 이거였다.

우리는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그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가족과 연인에 대해서나, 몇 번 안 만나본 사람에 대해서나...... 짐작의 폭과 깊이가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타인에 대해서, 타인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고 말해서는 안 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처럼, '잘 알지도 못하면서'.(p.158)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을 여기서 또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이 말이 정말 너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조차 잘 알지 못할 때도 있는 존재다.

그러니 타인을 우리가 이해한다는 건 너무나 어렵고, 아마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생각을 짐작하고, 그 짐작이 옳을거라 판단하게 된다.

근데 그 판단은 결국 우리 인식의 울타리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 우리 경험의 내용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

잘 알지도 못하면서, 쉽게 타인에 대해 판단내리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저자가 말했듯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참, 각 에세이 마지막에 있는 이미지도 뭔가 끌림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 에세이를 읽고나서 읽고 싶은 책이 또다시 한가득 쌓여 고민이다!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문학작품 이야기가 일상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 에세이라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