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주침이 평생에 걸친 인연이 되다, 모리스의 월요일
어떤 책을 빌려볼지 고민하며 도서관 서가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요즘 한창 요일이 제목에 들어간 책 읽기에 흥미를 붙이고 있었기에 흥미가 생겨 집어들었다.
그런데 책 뒤에 있던 줄거리가 인상적이었다.
평소 좋아하던 여행 에세이 시리즈 중 하나와 이 책을 저울질하다가 이 책을 빌렸고, 집에 오면서 쭉 읽어나갔다.
성공한 여성인 로리는 어느 월요일,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한 아이와 마주친다.
그녀는 그 아이를 무시하고 가려다가, 다시 돌아와 그 아이, 모리스와 함께 점심을 먹는다.
맥도널드에서 함께 음식을 먹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오락실에서 게임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그 둘의 우정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모리스는 로리와의 우정을 통해 평범한 가정의 아이가 누리는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었다.
로리는 모리스와의 우정을 통해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찾게 된다.
그 둘의 만남은 그저 옷깃을 스쳐 지나가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로리와 모리스는 그 인연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둘은 모두 행복해졌다.
로리는 이 책에서 모리스와 만난 것, 그와 우정을 나누기로 결심한 것이 운명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이 책에 끌린 것은 요근래 빠져있던 생각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만날 사람은 만난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연결되어있다.
이 책은 운명같은 만남을 다룬다.
그건 그들이 그 만남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소중히 여겼기에 운명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그들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소중한 만남이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어떤 형태를 하고 있건 결국에는 모두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원했으나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거실에서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며 왈츠를 추는 부모,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부모를 원했다. 나는 내 아이를 낳아 키우기를 절실히 원했다. 우리는 모두 건강하고 단단한 인간관계를 원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뜻대로 안 되는 관계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실망 속에도 뜻밖의 놀라운 축복이 숨어 있다는 것이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잃어버린 것, 원했으나 갖지 못한 것들은 우리가 이미 가진 것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p.264)
모리스는 빈민가의 소년이었다. 그를 둘러싼 환경은 소위 말하는 '유해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사랑만큼은 진짜였다. 또한 모리스는 로리를 만날 수 있었고, 그녀와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모리스는 이미 가진 것들이 있었다.
로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그녀의 어린 시절도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겨낼 수 있었고, 또 그 어린시절의 경험을 통해 모리스와의 우정은 더욱 특별해질 수 있었다. 결국 그녀가 가진 것들이 그녀에게 도움이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났던 것 중 하나는, 예전에 읽었던 <트레버>라는 책이었다.
무조건적으로 타인을 돕는 것, 진심을 담아... 그런 면이 비슷했기 때문일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트레버>에서는 끝이 슬프지만, <모리스의 월요일>은 결국 해피엔딩이라는 것이다.
끝이 행복한 이야기.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이 결국 행복을 손에 넣는 이야기라서 참 좋았다.
현실이 슬플 때는, 결국 이런 이야기에 위로를 받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