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쿠즈미군, 분위기 파악하나요?』 1권을 구매해버렸습니다.

앞으로 천천히 한 권 한 권 사고 리뷰 남길 생각입니다.

쿠즈미와 그를 지켜보는 에리카의 모습! 표지 너무 마음에 듭니다. 하늘색이 배경이라 상쾌한 느낌도 전해집니다.

 

『쿠즈미군, 분위기 파악하나요?』는 같은 반 친구인 쿠즈미가 자꾸 신경쓰이는 에리카의 이야기입니다.

인기있는 소녀인 에리카는 쿠즈미가 자꾸 신경쓰인다는 사실을 부정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소동이 일어나는 내용입니다.

남주인공인 쿠즈미 캐릭터는 독특하고 에리카는 귀엽습니다.

에리카의 망상 속에서의 미화된 쿠즈미의 모습이라던가, 에리카만 보는 쿠즈미의 의외의 면모,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두 사람 등 소소한 매력으로 가득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집니다.

1권에서는 쿠즈미의 유일한 친구인 하루나와 에리카의 친구들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며 이야기를 더합니다.

하루나와 쿠즈미의 케미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엔 새로운 인물도 등장합니다.

 

이 만화는 그림체에 끌렸습니다. 남주인공이 전형적인 미남상이 아닌데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눈매가 마음에 듭니다! 아무래도 여주인공인 에리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쿠즈미에게 끌리게 되는 건 필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력적인 시리즈의 신작, 불온한 잠

와카타케 나나미는 '하드보일드' 작가로 알고 있다. 읽기까지 망설임이 생긴 이유.

『불온한 잠』은 하무라 아키라가 주인공인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 4권이다. 단편집이라 좋았다. 장편보다는 단편이 좋다. 부담이 덜하니까.

총 4편의 단편이 있다. 1장 거품 속의 나날, 2장 새해의 미궁, 3장 도망친 철도 안내서, 4장 불온한 잠.

단편집을 읽을 때 보통 표제작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이번 책은 아니었다.

첫번째 실린 '거품 속의 나날'이 제일 괜찮았다. 상대적으로 뒷부분에 실린 단편들이 아쉬워서, 책 전체적인 만족감에 영향을 끼쳤다.

단편이 읽기 편하긴 하지만 만족감은 다른 문제다.

 

"탐정양, 그저 그 아이를 내가 있는 곳으로 데려와주면 돼. 반드시, 꼭, 내게로 데려와줬으면 해." (p.76)

거품 속의 나날. 하무라 아키라는 책 처분을 위해 방문한 곳에서 의뢰를 받게 된다. 곧 출소하는 친구의 딸, 하루카를 데려와 달라는 것. 어렵지 않은 의뢰인 줄 알았는데, 하루카는 사건에 휘말려 있는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의뢰를 마친 하무라 아키라는 문득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깨달음의 순간 이야기는 끝을 맞이한다.

의뢰와 과거 사건이 얽혀있지만 복잡하지 않다. 단편에 딱 알맞은 만큼. 보리스 비앙의 《세월의 거품》이 언급된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책이 궁금해진다. 마지막에 하무라 아키라가 위화감을 느끼는 부분부터 끝까지가 제일 매력적인 부분이다. 단편에 담긴 분위기와 이미지에 호감이 생기는 단편이었다.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걱정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 사람, 분명 저주받았을 거예요." (p.97)

새해의 미궁. 지인의 부탁으로 저주 받았다는 빌딩에서 경비일을 한 후 여성 사무원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하무라 아키라. 그녀 전에 빌딩에서 근무하다 연락두절이 된 경비를 찾아달라는 것이다. 사람은 어렵지 않게 찾았지만, 빌딩에서 누군가가 죽은채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숨겨진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맥거핀 요소가 보였던 단편이었다. 첫번째 단편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했다 싶으면 다른 사건으로 연결되는 플롯이 나쁘지 않았다.

 

"이 《ABC 철도 안내서》는 특별하거든요." (p.159)

도망친 철도 안내서. 철도 미스터리 페어를 연 서점에 전시되어 있던 ABC 철도 안내서가 사라졌다. ABC 철도 안내서를 찾아가면서 하무라 아키라는 그 책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이 단편은 미스터리 내용보다는 '철도 미스터리 페어'에 흥미가 돋았다. 서점이 메인이었는데 도난당한 책을 찾아가는 과정은 생각만큼 재미있지 않아 아쉽다. 서점 미스터리만의 매력이 없었다. 초반 도야마 점장이 언급하는 여러 철도 미스터리 작품들에 호기심이 생긴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다.

 

"탐정님, 하라다 히로카에 대해……. 그녀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알아봐줄 수는 없을까? 그런 사람을 찾게 되면 이 보물을 건네주고 싶어." (p.233)

불온한 잠. 11년 전 홀로 죽어간 여성의 지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러나 과거 행적을 따라 찾아간 곳에서 만난 사람들마다 차가운 반응과 거부감을 보인다. 하무라 아키라가 조사를 이어가면서 히로카의 죽음 뒤에 숨겨진 씁쓸한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단편에 어울리는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중간에 조금 헷갈리는 인물들도 있었고, 히로카의 죽음 뒤에 숨겨진 배경이 여럿이라 브레이크가 걸리는 기분이었다. 몰입이 힘들었기에 아쉬웠던 표제작. 제목은 매력적인데 제목만큼 이야기는 매력적이지 않아 아쉽다.

 

이 시리즈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책 맨 뒤의 부록이다. 도야마 점장의 미스터리 소개.

해당 책 내용에서 언급한 다양한 미스터리, 일반 책들, 작가에 관해 코멘트를 달아놓은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철도 미스터리 작품들에 호기심이 생긴다. 첫번째 단편과 관련한 코멘트에서 '거북 미스터리 페어'를 말했는데, 흥미롭다. 거북하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만 떠올랐는데, 이 책을 보니 거북 미스터리도 몇 가지 있었다. 엘러리 퀸의 《녹색 거북의 비밀》이 궁금하다. 거북이라니, 정말 독특한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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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미스터리에 관한 이야기가 실린, 미스테리아 34호 

 

이번에도 어김없이 구매한 『미스테리아 34』. 유일하게 꾸준히 읽는 정기 간행물이다. 어차피 구매해 읽을 거 정기구독을 하는 편이 나을까 싶기도 하지만, 뭔가 확 끌림이 없어서 계속 고민중.

『미스테리아 34』는 본격 미스터리가 메인 주제다. 흥미를 끄는 주제다. '본격 미스터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정의가 어떤 건지 잘 몰랐다. 이번에 미스테리아를 읽으면서 제대로 파고들 수 있었다.

그는 탐정소설을 설명하면서 순수하게 수수께끼 풀이의 재미를 추구한다는 의미로 '본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탐정소설이란 범죄(주로 살인)가 일어나고, 그 범죄를 수사하는 인물(꼭 탐정이 직업일 필요는 없다)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소설이다"라는 것이 고가 사부로가 내린 (본격) 미스터리의 정의였다. (p.19)

 

본격 미스터리는 일본의 작가 '고가 사부로'가 처음 이야기한 장르 구분이다. 탐정 소설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한 것이 곧 본격 미스터리였다. 고가 사부로의 정의 이래로 후대 미스터리 작가들이 각자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했다. 그만큼 일본 미스터리에서 본격 미스터리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다.

 

본격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고가 사부로, 시마다 소지, 아리스가와 아리스, 아야쓰지 유키토의 의견을 뭉？릴瀏졺린풔？ 본격 미스터리는 매력적인 수수께끼와 트릭, 그것들을 풀어낼 논리성, 그 결과 도출되는 의외성, 그리고 독특한 형식미를 중시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p.21)

 

본격 미스터리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작가들의 의견을 정리해보는 글은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소개된 네 명의 작가 중 작품을 읽어본 건 시마다 소지와 아리스가와 아리스였다.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본격물이란 건 그런 느낌인가, 하고 생각했다. 본격 미스터리는 어쩐지 어둡게 가라앉는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니, 독특한 형식미라는 게 영향을 주는 걸지도.

 

'누가'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격을 가진 본격 미스터리의 핵심은 '트릭'에 있다. 범인은 어떻게든 자신이 범행과 관련이 없음을, 혹은 범행을 저지를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거기에 필요한 장치를 트릭이라 부른다. 대체로 범인이 탐정(독자)에게 내미는 수수께끼이자 타인을 속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현대로 들어서면서 작가가 독자를 상대로 '미스리딩(misleading)'을 이끌어내는 장치를 트릭이라 부르기도 한다. (p.49)

 

미스터리에서 사용한 다양한 트릭을 분야별로 정리한 글도 재미있었다. 물리 트릭, 심리 트릭, 밀실 트릭, 발자국 트릭, 범죄 동기 트릭, 알리바이 트릭, 독살 트릭, 암호를 소개했다. 이제까지 읽어온 미스터리 소설 속 트릭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취미는 독서'는 오랜만에 읽은 책이 있었다. 『노킹 온 록트 도어』. 재미있는 책이다. 2권의 출간 매우 기대리는 중. 예전에 읽었던 시리즈였던 '에라스트 판도린' 시리즈 2권인 『터키 갬빗』은 처음 번역된 것인데 궁금하다. 어릴 적 읽었을 땐 힘겹게 읽은 시리즈였는데 지금은 어떨지? 시리즈가 16권에 걸쳐 길게 진행된다고 한다. 출간이 꾸준히 되어야 할텐데. 시리즈물은 항상 완결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Mirror'도 재미있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과 관련된 실제 사건 내용이라고 해서 읽었다. '조지 화이트 노인 살인사건'에서 검사 대니얼 웹스터의 발언이 인상적이다. 그가 왜 이름을 날렸는지 수긍이 간다. 책에 실린 그의 발언 내용 중 일부을 옮겨 적어본다.

'살인은 드러난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 살인자가 지닌 비밀이 곧 살인자를 사로잡고 그를 제멋대로 끌고 갑니다. (p.127)

 

영상 관련 글들은 그다지 흥미가 돋지 않아서 패스. 미스터리는 소설 쪽에만 흥미가 치우쳐 있다. 이번 호에 실린 단편들은 약간 흥미롭긴 한데 집중력이 살짝 떨어져서 나중에 읽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