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르의 감염과 방역에 관한 이야기들, 미스테리아 30호

 

어쩌다보니 30호 리뷰를 쓰지 않고 건너뛰었다. 지금에라도 쓰기로 했다.

『미스테리아』 30호를 읽을 때만 해도 몰랐다. 코로나 시대가 이제까지 계속 이어질 줄은. 뒤늦게 감염과 방역에 관한 주제를 다루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시간이 상당히 흐른 지금까지도 그 주제는 유효하다. 안타깝게도.

『미스테리아』 30호는 감염과 방역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미스터리에 한정짓지 않고, 모든 장르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번 호에 관한 독자설문에서는 '감염병'과 관련하여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을 물었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처럼 유명한 작품도 있었지만, H.P.러브크래프트의 「우주에서 온 색채」 같이 몰랐던 작품들을 알 수 있는 점이 좋았다.

30호에서는 장르의 구분 없이 전염병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크게 흥미가 생기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새로움이 많아 흥미로웠다.

새로운 관점으로 익숙한 작품을 파악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나온 『오이디푸스 왕』의 메타포로 묘사된 병증의 모습.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작품인데, '전염병'과 관련지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깊이있는 글에 이어 소개된 '미스터리 분과로서의 질병-『오이디푸스 왕』부터 <하우스>까지'란 기획 기사도 인상적이다. 미스터리에서 의학이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을 새삼 발견했다. 추리와 치료의 유사성에 대한 문장이 인상적이다.

범죄 현장에는 증거가 있고 환자에게는 증상이 있다. 그것을 수집하고, 조합하고, 해석하여, 결국에는 올바른 답을 찾아낸다. 범죄의 진상은 밝혀지고 질병에는 올바른 진단이 내려진다. (p.38)

전염병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 책들 사이의 유사성을 찾아 쓴 글들이 이어진다. 문학 속 여러 장르들, 논픽션들. 많은 장르를 접하며 새로운 흥미를 쌓게 된다.

 

신간 리뷰들이 있는 '취미는 독서' 코너에서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녹슨 도르래』가 눈에 들어온다.

'SUMMARY'는 셜록 홈즈 이야기라서 좋았다.

미스터리 작품 속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CULINARY'는 '사냥개 탐정 시리즈'를 알게 했다.

논픽션 중에서, 소설과 현실의 닮은 사건을 다룬 'Mirror'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 나왔다. 『깨어진 거울』로, 내용을 읽으니 예전에 본 기억이 났다.

단편 세 편은 읽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서평을 쓰면서 줄거리를 살펴보니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곽재식의 「유령들이 잔치를 벌이다」는 조만간 읽어보고 괜찮으면 무명 탐정 시리즈도 찾아봐야겠다.

이번에도 신간소식을 접하고 빠르게 구매한 『학원 베이비시터즈』 21권!

여전히 귀여운 베이비즈와 류이치, 친구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표지는 오랜만에 보는 듯한 류이치와 코타로 형제의 모습!

동물 모자 쓴 코타로 너무 귀여워요.

 

특이하게도 첫번째 실린게 특별편입니다.

보통 특별편은 마지막에 실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일반 에피소드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큰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친구들이랑 하야토&타카 형제와 함께 게임센터에 놀러간 류이치&코타로의 이야기입니다.

인형 뽑기를 열심히 하다가 키린 모녀도 만납니다.

짧은 이야기가 끝나고 본편이 이어집니다.

113화. 경찰 복장을 하고 온 타쿠마와 카즈마 귀엽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베이비즈가 어른이 된 모습을 상상하는 내용입니다. 우사이다의 망상 타임 속 베이비즈의 경찰 모습들! 각자의 특징은 여전합니다. 어른 카즈마가 눈물 가득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타카는 열혈 형사. 형사 키린도 멋지고 미도리는 귀여운 교통 경찰입니다. 코타로는 과학 수사반인데 다들 어울립니다. 이를 계기로 장래에 대해 생각하게 된 류이치였습니다. 그러면서 독백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나도 네가 자랑스럽게 여겨줄 만한 어른이 되고 싶어.

대단하지 않아도 되니까.

스스로 선택한 길을 찬찬히 걸어 나가고 싶어. (113화, 류이치 독백)

대단하지 않아도 스스로 선택한 길을 찬찬히 걸어나가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114화. 첫페이지 넘겼을 때 코타로 토끼옷 입은 거 너무 귀여워요.... 그 일러를 뒤로하고 내용은 만우절 에피소드 입니다! 베이비즈에게 깜짝 이벤트를 해주기로 한 류이치와 친구들. 어쩌다보니 '누군가'가 그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그는 누구였을까요?

115화. 우연히 할머니 생일인 걸 알게 된 류이치가 코타로와 함께 축하 선물을 준비하는 내용입니다. 할머니 어린 시절 모습은 언제봐도 귀여워요. 부루퉁한 표정이 특히.

또다시 특별편 등장! 모두의 목욕시간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입니다.

116화. 어린이방에 네즈의 동생으로 중학생인 네즈 쇼키치가 야기와 함께 찾아옵니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형과 비교되어 불만이 있는 쇼키치. 자신도 인기를 끌고 싶다며 삐뚤어지겠다고 선언합니다. 베이비즈들이 형들을 따라하려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쇼키치도 순수하고 귀여운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네즈 형제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17화. 우시마루의 초대를 받은 이노마타. 키린도 함께 가게 됩니다. 즐겁게 숨바꼭질을 하던 도중, 우시마루의 오빠가 돌아옵니다. 그는 키린이 깜짝 놀라 울게 만들어버립니다. 유키마루의 오빠의 속눈썹이 길어서 인상적입니다. 성격도 뭔가 독특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학

따뜻한 수프가 먹고 싶어지는 소설,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식사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식사』는 일상 미스터리 소설이다. 가벼운 미스터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수프가게'가 배경인 점에 끌렸다. 기대 대로 따스한 수프 이야기가 가득해 정말 좋아하는 소설. 책 뒤 쓰여진 문장처럼 '읽으면 반드시 맛있고 따뜻한 수프가 먹고 싶어진다'. 가까운 곳에 수프가게 시즈쿠 같은 가게가 있다면 좋을텐데. 전국적으로 찾아봐도 수프 가게는 찾기 힘들어 보인다. 그만큼 수프가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요리란 거겠지.

 

"그런 사람은 아침을 거르기 쉬운데,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첫 식사는 거르면 안 되잖습니까. 그래서 피곤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p.63)

일상 속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일상 미스터리. 수프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흘러간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선한 사람들이라 읽어가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가벼운 엇갈림에서 악의 섞인 행동에서 비롯된 수수께끼들. 결말은 언제나 따스한 수프가 함께한다. 수프라는 음식 덕분에 '위로'의 이미지가 강하게 전해진다. 상처 입은 마음을 따스히 어루만지는 느낌.

 

"수프를 택한 건 영향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조리법 때문인데요, 사실은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어요. 제가 수프를 좋아하거든요. 최종적으로 완성된 건 언뜻 보면 그냥 액체 같지만, 재료나 불의 세기 같은 레시피에 따라 맛이 무한히 변하죠. 온갖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서 생기는 한 방울의 깊이에 요리사로서 끝 매력을 느낀답니다." (p.65)

첫 에피소드에서 수프 가게 시즈쿠의 주인인 아사노 아키라가 수프를 메뉴로 한 이유를 말한다. '레시피에 따라 맛이 무한히 변하는' 수프. '온갖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생기는 한 방울의 깊이'라는 표현이 아름답다. 머릿속에 수프가 담긴 그릇이 그려진다. 숟가락으로 한숟갈 떠서 입에 넣고 혀로 맛을 느낀다. 미세한 맛들의 어울림을 상상한다. 수프에 대한 동경이 생긴다.

 

"잘 먹겠습니다."

포타주를 입안에 넣자 무심코 미소가 지어진다.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고, 감자의 단맛이 당근 특유의 쌉쌀한 맛을 잡아주었따. 걸쭉한 식감이 혀 위에 남아 느긋하게 포타주를 맛볼 수 있었다. 후추가 들어 있어서인지 기분 좋은 악센트도 느껴졌다. (p.77)

다양한 수프들의 묘사가 세밀하다. 에피소드가 총 다섯이지만, 한 에피소드에 수프를 몇 가지 담기도 해서 수프가 묘사된 수는 더 많다.

포테이토 크레송 포타주. 포토푀. 소시지 포테. 포타주 본 팜므. 클램 차우더. 어패류 스페인풍 토마토 수프. 로드 아일랜드 클램차우더. 어니언 그라탕 수프, 보르시, 중화풍 약선 수프, 중화 수프, 여름 야채 된장국, 포테, 여름 야채 콘소메 수프. 책 속에 묘사가 길고 생생해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국적인 이름들은 수프에 대한 동경을 더 키운다. 익숙한 재료와 낯선 재료의 조화도 궁금하다.

 

수프 이야기에 미스터리가 곁들여진 느낌. 수프가 결국 국도 포함하는 것 같은데, 어쩐지 '국'과 '수프'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맑은 국물보다는 크리미한 느낌이 수프라는 생각. 원래 수프를 좋아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은 후 수프에 대한 호감도가 한껏 치솟았다. 편안한 일상 미스터리를 읽고 싶다면, 따스함이 진하게 느껴지는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시리즈인 것 같은데 후속작은 번역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다음 권에는 또 어떤 수프들이 있을지 기대되고 궁금한데, 아쉬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