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반은 '아르파', 혹은 '인디언 하프'라고 불리우는 생소한 악기의 연주곡집입니다.
스페인에서 H를 발음하지 않기 때문에 하프가 아르파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하네요.
목제로 36현 혹은 40현이라고 합니다.
이 아르파는 파라과이 악기이며 라틴 아메리카인 멕시코, 베네주엘라, 페루, 칠레 등에
전파되어 각 지역 고유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연주법이 정착되어 발전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파라과이의 아르파가 가장 유명하고 화려하며 우아한 음색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흔히 하프라고 얘기하는 '그랜드 하프'보다 작고 페달이 없으며
반음계를 조절할 수 있는 '쟈페'의 사용 방법으로도 연주자의 기량을 평가받는다고 하네요.
독특하게도 이 음반의 파라과이 악기의 연주자는 82년생인 일본인입니다. 13세 때 인디언
하프(레긴토 아르파)연주자인 어머니로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15세때 파라과이로 유학을
떠나서 신동이라 불리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98, 99년에 여러 상을 받고 소개
되면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정규 앨범, 라이브 앨범, 싱글을 포함한 12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국내에선 이 음반까지
총 4장의 앨범을 구입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Tesorito(2003), Pasion(2005), Poesia(2006))
연주 뿐 아니라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음반은 그녀의 첫 솔로 정규 앨범으로
데뷔 음반이기도 합니다.
하프하면 맑고 영롱한 음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 아르파란 악기는 조금 묵직한 음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거문고 같은 음색을 지니고 있다는 표현으로 설명도 간간히 보이는 것을
보니 하프와 아르파를 가야금과 거문고의 비교하면 역시 그런 차이를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조금은 묵직한 음색이 라틴 아메리카의 뜨거운 날씨와 잘 어울리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라틴계의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악기들의
모습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하프같은 영롱한 고음도 지니고 있구요. 하프와는
조금 다른 고음의 영롱함은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줍니다.
기타의 트레몰로같은 빠른 운지법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그 때에 들리는 소리가
마치 더운 나라 특유의 영상에서 보일 법한 낡은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처럼 느껴져서
현지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많이 들어본 곡도 있다 했더니 국내 CF에서도 배경 음악으로 삽입되기도 했더라구요.
1 ~ 5번 트랙까지는 파라과이, 스페인 곡들이라 조금 웅장한 느낌을 지니고 있습니다.
6, 7번 트랙은 미키 아게마츠의 곡으로 꽤 밝고 귀여운 곡이고 (그녀가 18세때 작곡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8번 트랙은 형제가 작곡했다고 하는데 비슷한 밝은 느낌의 곡입니다.
9번 트랙은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곡이고 10번 트랙은 밝으면서 경쾌합니다. 기타와 함께한
연주곡입니다. 11번 트랙은 조용하면서도 힘이 있는 느낌의 곡입니다. 기타와 아코디언이
함께하는 빨라지는 템포의 곡. 12번 트랙은 플룻과 아코디언이 함께 하는데 무겁지 않으면서
즐거운 느낌의 곡입니다. 이 곡이 쟈페를 사용하여 반음을 만들어내는 쉽지 않을 곡이라네요.
13번 트랙은 이탈리아 오르키디아 특유의 리듬으로 쓰여진 곡인데 베네주엘라의 아르파
연주자 우도 브랑코에 의해 유명해진 곡이라고 합니다. 힘이 느껴지면서 밝은 분위기의
곡입니다. 14번 트랙은 파라과이의 아르파 연주자 마틴 포르티죠의 곡으로 조국을 생각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은 노래라고 합니다. 서정적인 느낌의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선을 잘 지켜낸 그런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트랙으로 어울리게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곡이었습니다.
처음 아르파 연주곡을 접하면서 조금은 서글픈 곡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란 감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음반을 쭉 돌려들으면서 각각의 곡의 특색이 다양한 만큼 아르파의 음색
또한 그 곡마다에 잘 어우러져서 밝은대로, 경쾌한대로, 서글픈대로, 묵직한대로
여러 색채를 지니고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오리콘 클래식 차트에 상위권을 유지하면서도 파라과이에서도 인정받는
아르파 연주자 미카 아게마츠의 다른 연주곡들도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식홈 http://www.agematsu-mika.jp/to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