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개념의 성립에서부터 그 적용에까지 상세하게 논의한 책이다. 홀로코스트에서 한국의 보도 연맹 학살까지 역사 속의 다양한 대량학살의 역사를 짚어봄으로 현재 우리에게 제노사이드 논의가 왜 필요한지 역설하고 있는 책이다.

 

 "제노사이드의 여러 사례들을 살펴볼 때 공통적을 발견되는 것은, 문화적 동질성을 기준으로 우리가 '우리'와 '그들' 사이에 긋는 차가운 경계선이 엄청난 비극의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 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나를 포함한 우리는 숭고한 공동체로 미화하고 그들은 인간 이하의 존재로 규정하는 순간, 제노사이드는 가능성에서 현실로 바뀐다.

 

 제노사이드 연구와 교육은 우리의 삶과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깃들어 있는 구별의 정서가 차별의 사고로 자라가지 않도록, 차별의 사고가 다시 축출과 절멸의 논리로 전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에게 홀로코스트(Holocaust)에 버금가는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우리 민족이 유달리 평화를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우리가 다른 문화를 지닌 민족이나 종족과 한 땅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제노사이드의 가능성은 우리와 타자 사이에 경계를 긋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문화적 편견이 그 이상의 것으로 자라가지 않으리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제노사이드

 '청년 실업률 최고 경신', '88만원 세대'라는 구호의 등장과 함께 최근 청춘, 20대들에게 사회 각 분야의 멘토라 자처하는 이들이 격려와 희망을 주는 글이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글을 읽으면서 희망보다는 오히려 절망감과 상대적 열등감을 느꼈다는 이들도 더러 보았다.

 

 사실 우리 윗 세대들이 하는 이야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대의 시간을 아껴라'. '자신이 원하는, 열정을 가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진정으로 즐기는 자는 성공한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이야기들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지극히 긍정적이고 동조할 수 밖에 없는 희망의 찬가 앞에서 왜 청춘들이 절망을 느끼고, 때로는 냉소하기도 하는걸까?

 

 아마 글의 저자들이 결과적으로는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희망의 찬가가 당장의 우리 현실과는 너무나도 먼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20대가 처한 현실은 흡사 생존경쟁을 펼치듯 각박해져만 가고 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學歷),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소위 말하는 '성공' 아니 '생존'이라는 타이틀도 따기 힘들다는 걸 이 시대의 청춘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어른 세대의 몇몇 영웅담(?)에 더 이상 갈채만을 보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내려 하였다. 정치, 사랑, 가족, 돈과 같은 가치에 대해 대학생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또 그렇게밖에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날카로은 성찰을 보여준다. 저자의 말처럼 20대가 아닌 386세대나 그 윗 세대에게도 한 번쯤 읽기를 권유하고 싶다.

 

 현재의 청년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동일시할 수 있는 능력들이 우리 윗 세대들에게 생긴다면, 더 이상 그들에게 20대가 허투루 시간 낭비만 하며 사회엔 도무지 관심 없는 한심한 아이들로만 보이진 않을 것이다.

엄기호, 청춘

 20세기 현대 신학의 흐름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전반부에서는 칼 바르트, 폴 틸리히, 디트리히 본회퍼에 대한 소개를 하고, 후반부에서는 해방 신학, 과정 신학, 생태계 신학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소개한 책이다. 현대 신학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담없이, 입문격으로 읽을 수 있는 소책자이다.

 

 현대 신학이 전통적 신 개념의 약화나 그리스도론에 대한 논란거리를 일으킨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신학이 발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 신앙인들의 삶과 시대에 대한 치열한 고민,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신학은 실종되고 기복주의로 대표되는 맘몬사상이 만연한 현대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신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