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의 키스를 읽는 동안 마음이 뭔가에 눌려 있는 느낌이었다. 이자벨 디누아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논픽션이다.
맘에 상처가 많은 이자벨 디누아르는 어느날 약을 먹고 고통스러워 하다 뭔가에 부딪쳐 쓰러진다. 깨어난 이자벨 디누아르는 자신의 코와 입이 없어졌음을 안다. 옆에 개와 피가 있는 것을 본 이자벨....거울로 확인한 이자벨...
이자벨은 엄마와 병원으로 향하는데... 이때의 이자벨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같이 동행한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 엄마이기도 하고 딸이기도 한 나는... 두 입장, 그 어디에 있든 정말 미치지 않을까 싶다. 다 읽고 난 지금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나올려 한다. 여자인 이자벨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느껴진다.
이자벨을 본 아미앵 대학 병원의 의료진들은 해골을 연상했다. 할로윈 때 쓰는 가면과 같다고도 했다. 그 가면 그냥 봐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하던 거였는데.. 그 모습이라니 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아이 반에 다운중후군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를 볼때도 똑바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모른척 해줘야 하는지 만날 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자벨은 얼마나 놀랐을까..... 그런 이자벨을 본 엄마는 또 어땠을까... 아이들도 있던데 아이들이 상처를 안받았으면 좋겠다. 다행히 의료진들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이자벨을 친구로 만들 정도로 잘 대해 주었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직업 정신을 가진 의사들이 많았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이자벨의 마음이 느껴져 쭉 읽지를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읽었다. 이자벨이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아서 힘들었다.
아미앵 대학병원의 베르나르 드보셀 교수는 안면 장기 이식을 추진한다. 자가이식보다 다른 기증자의 안면이식을 결정내린 의사들. 이들은 부딪치는 벽을 하나하나 해결해 간다. 아미앵 대학병원의 베르나르 드보셀 교수와 리옹 대학병원의 장 미셸 뒤베르나르 교수가 주축이 되어 이자벨의 안면이식 수술을 준비한다. 장기 기증을 기다리며....
지하철을 타고 가다 읽었던 부분인 이자벨이 친구인 도로테를 만나던 부분은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도로테는 친구의 얼굴을 그대로 봐주는 용기를 보여 준다. 서로의 아픔을 몸소 느끼는 우정. 일이 일어난 전날 왜 이자벨에게 전화를 안했을까 하고 자책하는 도로테.. 이마음이 그대로 내 마음을 파고 들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급하게 휴지를 꺼내는 나를 보고 다들 이상하게 보았을 것이다.
초조한 기다림 속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이자벨... 기증자가 나타났을때 모든 관련된 의료진은 그동안 각자 준비한 대로, 모의 수술을 한대로, 일사천리로 혼신의 힘을 모아 수술을 하는 모습이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 이런 모두의 노력이 최초의 안면 장기 이식 수술을 성공으로 이끌지 않았나 싶다.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고 알고 읽었는데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실화가 아니었으면 했다.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라고 이해하며 읽기에는 이자벨의 고통이 너무 심하게 전해졌다.
이런 나의 마음과는 달리 너무나 긍정적이고 유머가 있는 이자벨...이자벨의 이런 마음이 성공으로 이끌었을 것 같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자벨의 일기 식으로 쓰여진 부분이 이자벨의 살고자 하는 희망, 장기 기증자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자기 안에 다른 이를 느끼며 살아야 하는 마음이 복잡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을 겪은 이자벨이 진정한 키스를 할때 안면이식 수술은 성공을 거둔거라고 한다. 아직 책에서는 키스를 한 이자벨을 볼 수 없었지만 결과가 점점 좋아진다고 하는 걸 보면 곧 이자벨의 키스 소식을 접하지 않을까 한다.
기자들의 횡포로 마음을 상하는 이자벨과 의료진, 장기기증자 가족.... 이들을 좀 편히 살게 놔두었음 좋겠다. 불편을 당하는 이들을 마음 아파히는 이자벨을 위해서라도. 이자벨 주위에 사시는 분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마시고 한 사람으로 보아 주시길 바래본다. 이자벨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앞으로는 즐겁고 행복한 삶만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