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듯 내게도 '나만의 방식'이 있습니다.
일에도 사랑에도 효도에도 여행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제멋대로'라든지 '하고 싶은 대로'라고 말하곤 합니다. 나 역시 그랬습니다. 또 어떤 때는 뚜렷한 이유 없이 '저 사람은 싫어'라든지 '같이 일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중략)
누구에게나 '나만의 방식'은 있습니다. 이 책은 8년 동안 블로그에 써온 글 중에서 '나만의 방식'이 느껴지는 부분을 뽑아냈습니다.
- 시작하며 中 -
무리한 짓을 많이 할수록, 인생은 풍요로워진다.
못할 수도 있는 것을 하겠노라, 선언한 뒤 사람들이 비웃어도 힘차게 전진할 것.
'그때 정말 멋지지 않았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디자인을 상품으로 하는 장사라면, 디자인 상을 수상할 정도의 설득력이 필요하다.
다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성장을 위해서는 '기초'가 필요하다.
독서 노트
디자인 하지않는 디자이너. 책제목의 의미 심장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재생지 느낌의 종이. 레이아웃도 앙증. 빨간색으로 칠해져있는 표지에 검정색으로만 적혀진 글자가 무심한 듯 눈길을 끈다. 이 책은 바로'버리지 않는다'는 가치의 기분 좋음을 실천해가고 있는 나가오카 겐메이의 디자인 서적이다.
p.54)"한때 세상의 미묘한 감각을 대표했던 디자인 상품을 구제해 다시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러니 보통 사람들 눈에는 쓰레기처럼 버려진 물건이라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관점을 통해 생활용품으로 부활시키는게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래서 버려진 디자인이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
에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요즘,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단지 호기심이 가는 물건 만을 모아뒀는데, 어느 날 그곳이 마치 하나의 숍처럼 보이기 시작, 디자인 사무실이 생각해낸 리사이클링 숍'이라는 컨셉으로 숍을 시작한 그의 과정이 내가 찾고 있는 고민의 실마리를 어느정도 제공하는 것 같아 즐거웠다.
그가 작업을 해오며 느껴온 배움들은 디자이너를 꿈꾸는, 혹은 디자이너인 사람들에게 유익한 말이 책속에 담겨있다. 직접 체험해서 오감으로 배운 배움과 책을 읽고 배우는 배움이 다를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작업에 대한 가치 성찰을 해본 이들이라면 공감한 말들 말이다.
"당신이 디자인함으로서 어디의 무엇이 골짜기 밑바닥으로 떠밀려졌는가. 그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디자이너'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면 소비를 포함해서 사회 전체에 흥미를 갖는 것은 필수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문중에서)"
"이미지라는 것은 신기하다. 단지 하나의 물건이라면 보이지 않았을 것이, 여러개의 상품이 세 개, 네 개가 가로로 늘어 있으면 독특한 아우라를 내기 시작한다.(p.65)"
연필로 직접 적어 키워드를 정리해둔 그의 노트가 직접 책에 함께 등장, 블로그에 꾸준히 연재해온 그의 과정들이 연대기+경험 순으로 적혀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계획서를 훨씬 넘어서는 비전을 가지고, 밤낮으로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프로에 대한 확고한 의식도 아래와 같이 엿보인다.
시간을 들여서 디자인을 하는 것이 '프로'는 아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자신을 꺼내 무대로서의 현장에 확실하게 발표해가는 것이 프로다. 한정된 개인적인 시간이나 뜻밖에 생긴 짬에, 머리에 기록해둔 자극의 단편들을 해석과 함께 순간적으로 연결한다. 센스와 스피드와 타이밍, 그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다른 점이다.
크리스찬 디올의 패션 사전을 읽으며 패션과 여성의 아름다움을 사랑한 그의 열정과 섬세한 관심에 감탄한 바 있는데, 나가오카 겐메이 역시 일에는 생각과 열정 그리고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빅터 파파넥이 말한 것처럼,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디올 등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들의 위치에서 열정을 선보인 디자이너들이 말했 듯 디자인에는 가치와 열정 그리고 애정이 실려야한다. 그리고 나는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이에 임했는지 생각해보게 했다.
" 정말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싶습니다."
- 나가오카 겐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