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누군가를 원망하는 맘이 생겼습니다.
한 동안 부글부글 속을 끓이다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사람과 나 사이의,
여러가지 관계들에 비추어 볼 때,
정말 보잘 것 없는 일로,
그 사람을 지나치게 원망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아주,
비합리적인,
감정에 홀려 있었던 것이지요.
여기서 문득 드는 생각,
정말 내가 그 사람을 원망했던 것일까??
혹시,
도무지 그 근원을 알 수 없는,
괜한 미움,
괜한 분노,
괜한 절망,
등등의,
여러가지 부조리한 감정들이 세상을 떠돌다,
내 맘에 연약한 틈이 있어,
비집고 들어온 것은 아닐까,
마치,
연약한 몸이 감기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는 것처럼.
그 순간,
그 사람에 대한 원망이 금새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 맘 속에 "있는" 감정이기는 했지만,
내가 진정으로 "느낀" 감정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노골적으로,
"가짜" 감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가짜" 감정이,
마치 나의 진실한 감정인양 행세를 했다는 것,
내 속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놈이 나의 진실한 감정인양 속고 말았다는 것,
무척 기분 나빴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어야지요.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