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히 내리는 겨울비, 싸구려인 주제에 맛은 기가 막힌 봉지 커피 한 잔과 함께 영단어 몇 조각을 섭취하는 엄모씨.

1. askance

"어스캔!스"라고 읽습니다. 뜻은 "의심스럽게, 비난조로" 이고요.

무척 외워지지 않던 중, 암기를 위해 생각해 낸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어(as- : a가 복수로 있음)? 할 수 있겠(-kan- : can과 비슷하니까) 스(-ce)?

어쭈, 할 수 있겠어? 

상대방의 능력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회의 내지 비난이 섞인 위와 같은 문장으로 외워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뜬금 없이 아스카 생각도 났습니다(aska-). 아스카 아시죠? 에반게리온에서 늘 신지를 구박하는 한편 신지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비운의 왈가닥 아가씨말이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맨 앞의 "ask-"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는군요. ask  뒤에 어미가 붙어 만들어진 위 단어가 의심과 관련되어 있을거란 건 쉽게 유추해 볼 수 있겠지요. 

역시나 시간이 해결해 주는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2. avail

"to help"의 뜻입니다.

예컨대 해변의 쓰레기를 줍는 등으로 누군가를 "돕다" 보면 손이 "베일(-vail)" 수도 있다,

는 구차한 문장으로 암기하려고 하던 중,

생각나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available,

"쓸모 있는"이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외운 지가 백만 년은 된 것 같은데,

그 앞에 달린 avail을 보고서도 그 의미를 외우기 위해 구차한 문장을 동원하려 했다니, 안타까울 다름입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구차한 문장은 다른 단어를 외울 때 조금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단어는 바로 baleful.

"threatening"이란 의미를 갖는 단어인데, 이렇게 외웠죠.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초리는 무척이나 "위협적이어서" 내 얼굴이 "베일(bale)"  지경이었다.

lucky!!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엄모씨...ㅋ



askance, avail, baleful

오늘도 단어 몇 개라도 건져보려는 엄모씨의 노력은 계속됩니다.

1. archipelago

"군도", 즉 섬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아ㄹ(r발음ㅋ)키펠!(강세ㅋ)러고우"라고 읽고요.

사실 이 단어는 쉽게 외웠습니다. 

"섬들"이 아카펠라(archipela-와 음이 비슷하죠?)를 한다,

라고 외우니 쉽더군요. 물론 archipela와 a cappella는 스펠링이 다르고, 게다가 전자는 영어인 반면 후자는 이탈리아어이니 갖다 붙이는데 꽤나 무리가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모 어때요? 외우기만 하면 그만이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섬들이 아카펠라를 하러 간다(-go),

고 외우면, archipelago의 음 전체를 살려 외울 수 있는 것입니다...ㅋ

2. archive

"문서" 또는 "문서보관소"라는 뜻입니다. "아!ㄹ카이브"라고 읽고요.

"알"을 "까"니 "이브"가 아니라 "문서"가 나왔다,

고 외웠습니다. 

말도 안 돼!!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무모한 주장이기에 오히려 오래오래 기억에 남기도 하지요. 

3. 어근에 대해서도 좀 살펴볼까요?

her-/hes-

to stick, 즉 달라붙는다는 뜻의 어근입니다. 위 어근이 사용된 예로 inherent(타고난 : 날 때부터 갖고 있었으니 얼마나 찰싹 달라붙어 있겠습니까), cohesive(결합하는)를 들어볼 수 있지요.

무척 공감이 가는 어근입니다.

마치 그녀에게, 그에게 달라붙고 싶을 만큼 끌린다 모 그런 느낌이지 않나요?

archipelago, archive

내친 김에 단어 몇 개를 살펴봅시다.

1. apparition

"유령", 또는 "유령 같은 것"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발음기호를 쓸 수 없으니 한글로나마 발음을 써 본다면, "애퍼리션"이라고 읽습니다. 강세는 "리"에 있고요.

처음에는, 

유령들이 파리(퍼리)를 한다,

모 그런 식으로 외워보려고 했는데, 졸렬하다는 느낌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나온 대안도 졸렬하기 그지 없는,

유령을 보고 놀라서 애 버리(애퍼리)고 말았다,

라는 문장입니다만, 처음보다는 발전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니 약간 appear랑 비슷한 감이 있군요. e만 빼면 apparition의 앞부분이랑 똑같죠? 출몰하는 속성을 가진 유령이니 이 점에 착안할 수도 있겠습니다.

2. appurtenance

something extra, 즉 남는 것, 부속물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어퍼:(알 발음)터넌스"라고 읽고 강세는 "퍼"에 있고요.

appendage도 비슷한 뜻의 단어지요. appendage는 왠지 입에 착착 달라붙더군요. 앞쪽이 왠지 add를 연상시켰기 때문이죠. 덤으로 appendix라는 단어도 외울 수 있었습니다. 사람에게 공연히 붙어있는 것. 네, 맹장이죠. 어디선가 장에 탈이 났을 때 유익균들이 숨을 수 있는 장소가 맹장이므로 맹장이 전혀 무용한 것은 아니라는 내용을 읽어본 것도 같지만 어쨌든 맹장은 별 필요 없이 달려있는 기관이라는 것이 평범한 지식이니깐요.

하지만 appurtenance는 좀처럼 외워지지 않았는데요, 계속 보다 보니 길을 하나 찾았습니다.

위쪽에(upper, appur-과 음이 비슷하니까) 더(te) 있다,

모 이런 식으로 외우면 되지 않을까요? 창고의 위쪽까지 차 있는 물건이면 남는 것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착상이랍니다 ㅋ



apparition, appurte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