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7막 7장에 대해서도 살펴볼까 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이 책을 읽은지는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오르는 대목 대목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책도 제법 괜찮게 쓰여진 책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글은 본문이 아니라 "추천의 글"입니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쓰신 글이죠( 이어령 선생님께서 쓰신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라는 책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참치는 속살이 빨갛습니다. 아마도 저렴한 회덮밥 위에 뿌려진 빨간 참치속살들을, 혹시 운이 좋으신 분이라면 참치횟집에서 보다 선명한 선홍빛의 참치속살들을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그 이유를 아시나요?

그건 바로 참치는 헤엄을 치지 않으면 호흡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호흡이랑 속살의 색깔이랑 무슨 관계냐구요? 호흡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헤엄을 계속쳐야 하고, 그러다 보니 근육이 빨갛게 충혈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참치의 속살을 빨갛다는군요.

이어령 선생님은 추천의 글에서 홍정욱씨의 삶을 참치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꿈꾼 바대로 미국이라는 낯선 땅으로 건너가 하버드라는 고도의 학문조직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의 치열한 삶을 말이죠.

사실 이야기의 전반부는 무대뽀로 미국땅으로 건너간 그가 단시간내에 미국에 적응하기 위해서 벌인 눈물나는 이야기가 상당한 분량을 차지합니다. 기숙학교에 다녀서 일정한 시간이 되면 소등을 해버려 화장실에 가서 계속 공부를 했다니 그 당시 홍정욱"군"은 참 대단한 근성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공부를 하려면 영영사전을 써야 한다는 말을 듣고서 영영사전만 들고 도미하여 한 단어를 찾기 위해 사전을 수도 없이 뒤져야 했다는 그의 회상을 읽으면서 웃어야할까요 울어야할까요?

한편으로는 그의 꿈은 "하버드"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버드에 입학한 직후 그는 삶의 방향성에 혼란을 느끼고 방황을 하게 되죠. 목표를 조기달성한 사람들이 때로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목표에 오르고 보니 과연 그 목표가 생각한만큼 가치가 있는가? 내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하는 회의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죠.

그렇다고 홍정욱씨를 흉보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똑똑하신 분이죠. 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오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꿈을 꿀 때는 기왕이면 좀 크게 꾸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실천은 반대로 조그만 일부터 꾸준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벼락치기(물론 살다보면 벼락치기가 꼭 필요하고 가장 효과적인 경우도 있습니다!)보다는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는 사실.

그렇다면 공명의 계책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렇죠! 바로 조조에게서 화살을 얻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당시 깊은 밤에 짙은 안개가 끼어있었습니다. 조조는 의심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사람이죠. 게다가 당시 수군의 총지휘를 맡고 있던 모개와 우금은 사람이 없어 그 자리를 꿰어찼을 뿐 수전 경력은 거의 없다시피한 인물들이었죠(실은 형주에서 투항하여 물에 익숙한 장수인 채모와 장윤이 그 직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조조의 의심을 사서 죽임을 당합니다. 채모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와 조조가 그들을 죽이게 된 사연은 뒤에 적어볼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명은 조조군에 접근해서 풍악을 울립니다. 모개, 우금은 수전 경험이 일천합니다! 게다가 보이는 것은 없죠! 그럼 어떻합니까! 그렇습니다! 모르는 건 물어봐야죠! 조조에게 어떻게 할지 물어봅니다! 조조는 의심이 많죠! 그런데 100만대군을 이끌고 왔으니 물자는 충분히 가져왔을 겁니다! 답이 나왔죠! 활을 쏘아 견제를 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안전한 방법인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조조는 그렇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공명이 이끌고 온 배의 양 사이드에는 지푸라기가 잔뜩 실려있습니다. 조조군이 쏜 화살들은 고스란히 지푸라기에 꽂혔죠. 공명은 유유자적하게 한 편에 화살이 잔뜩 꽂히면 배를 돌려 반대편에 화살이 또 꽂히게 합니다. 화살이 적당히 모이자 공명은 그 자리를 뜨죠. 그러면서 한 마디 합니다.

"조 승상, 화살을 주어 고맙소!"

조조는 뒤늦게 실수했음을 깨닫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공명의 배는 작고 날렵한 배들이라 웬만해선 따라가기 어려운거죠. 만약 바람까지 불었다면, 이 시기는 겨울로 대개 북쪽(조조의 진영이 있는 곳)에서 남쪽(오나라 진영이 있는 곳)으로 바람이 부는 때라 더더욱 공명의 배를 잡는 것은 어려웠을 겁니다.

아무튼, 공명의 이러한 공도 노숙을 이용하였기에 가능한 것이었지요. 주유는 공명을 제거할 기회를 또 놓치고 말았습니다.

노숙을 흉보는 것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감기 걸린게 수험생활 중 치명타가 된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감기 그 자체보다는, 감기로부터 꼬리를 무는 불안감이 공부하는데 큰 방해가 되었던 것 같네요. 

저도 한 때는 국가고시 준비를 했었지요(지금은 때려치웠지만요. 왜일까요?ㅋ). 그리고 시험치기 며칠 전 그만 코감기가 걸렸습니다. 게다가 시험 며칠 전 밤에 먹은 과자가 체하기까지 해서 상태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코가 나오면 풀면 되는거 아닙니까? 가래가 들끓으면 뱉으면 되는거 아닙니까? 

지금은 속 편하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만, 그 당시 꼭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공부에 집중하려고 하니까 되더라구요. 쉽지는 않죠. 하지만 안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아무튼 감기 걸리신 수험생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힘내세요! 스스로를 다독여가며 조금만 참으시면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