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이 천하 삼분론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서 살펴본 사례들-노숙이 촉과 동맹을 맺기 위해 사절로 파견된 것, 주유가 공명을 제거하기 위해 꾸민 음모를 고자질 또는 협조를 통해 번번이 무산시킨 일-은 다른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즉, 노숙은 이용당한 것이 아니라 이용"당해준" 것이라는 말입니다.

공명이 오 또는 조조를 이용해 중원이나 오의 영토에 세력을 정비할 토대를 마련해보려고 한 것은 맞습니다만, 오의 입장에서는 유비측의 힘을 활용하여 조조를 압박하고 궁극적으로는 격퇴할 절절한 필요가 있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조조가 적벽대전을 준비하면서 유비, 유기, 오의 세력이 협력하는 것을 상당히 우려했다는 점을 보아도 노숙이 유비와 손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매우 정확한 판단입니다.

번번이 주유의 음모를 무산시킨 것도 천하삼분의 계책을 신봉하는 자로서는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이지요. 그것도 아주 지혜로운 방법으로 주유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공명을 살려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드.디.어.

정말 노숙이 바보인지 생각해 볼 차례입니다...ㅋ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아셨을 것입니다. 제가 노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렇습니다. 노숙이 정말 바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겠지요? 공명의 그늘에 가려 자칫 잘못하면 공명에게 이용만 당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노숙이란 사나이에 대해서는 좀 더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명의 계책 중 가장 뛰어난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죠. 바로 천하 삼분의 계책일 것입니다. 마치 솥의 세 발처럼(옛날 중국의 솥들은 발이 세 개였다는군요) 위, 촉, 오가 중국 대륙을 세 조각으로 나눠먹어 서로 견제가 이뤄지게 함으로써(즉, 절대강자인 위로서도 촉 또는 오 어느 일방과 전면전을 벌이기가 어렵게 되죠) 촉이 든든히 자리를 잡도록 한 다음, 점차 힘을 기르다가 때를 보아 중원으로 진출하면 촉의 입장에서도 천하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계책이죠. 유비가 한 왕조 재건의 이상을 정말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구체적인 희망에 심장이 펄떡거린 것도 공명의 이 계책을 듣고난 이후일 것이라고 저는 추측합니다. 그 이전의 유비는 그와 같은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 뿐이라는 막연한 책임감에 시달려온 것에 불과하죠.

그런데 공명과 같은 발상을 한 사람이 또 있습니다. 누군지 아시겠지요? 바로 노숙입니다. 노숙도 오나라가 천하통일을 하려면 일단 천하가 삼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 점만 보아도 "노숙"은 그 이름이 주는 느낌과는 달리 상당히 총기 있는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카운터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31분이나 방문을 해주셨네요.

감사하고 뿌듯하긴한데 정말 궁금한게 있습니다. 

제 북피니언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 오시는 건가요?--;

처음엔 다른 북피니언들이 오시는 줄 알았는데 다녀간 북피니언은 없다고 되어 있고, 그렇다면 삼국지로 검색해보신 다음 "삼국지 쉽게 읽기"라는 제목에 낚여서 오시는 건가요?

아무튼 궁금한 엄모씨였습니다...언젠가 답을 듣기를 기대하면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