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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도 역시 본 적 없습니다(역시 별표는 의미가 없죠). 그저 글을 이어가기 위해서^^;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은 역시 심청이죠. 흔히 심청전의 교훈은 "효"라는 것이 보편적인 견해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심청이는 정말 효녀일까요? 심청이가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장기이식도 아니고, 누군가를 위해 대신 죽어준다는 것은 수혜자가 부모라고 하더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심청이가 죽으면 심봉사를 돌봐 줄 사람이 없잖아요? 실제로 심봉사는 뺑덕어멈에게 휘말려 잠깐이나마 손에 쥐었던 부를 모두 탕진하고 말지요? 눈도 뜨지 못했지요? 적어도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심청이는 결코 효를 실천한 사람이 아닙니다. 부모님보다 먼저 죽는 것이 가장 큰 불효 중 하나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심청이는 아버지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게 아닙니까?
여기서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의도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심청전의 주제를 "효"라고 본다고 하더라도, 심청이가 자신을 제물로 팔기로 한 결정은 결코 지혜롭지도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았습니다(다행히 용왕님과 돌아가신 어머니가 돌봐주어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기왕 남을 위해 자신의 전부 또는 일부를 희생하기로 했다면 그것이 과연 내가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인지, 그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지, 가장 근본적으로는 정말로 상대방이 나의 그런 희생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먼저 꼼꼼히 살펴보아야죠.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 없이 단순하게 생각하여 행동한다면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남는 것은 희생뿐입니다. 어쩌면 심청전은 심청의 "생각 없는" 효도를 보고서 좀 더 지혜롭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효도할 것을 권면하기 위해 쓰여졌는지도 모릅니다.
다음으로 저는 심청이가 효녀라는 점보다는 "용기 있는 여성"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싶습니다. 심청전의 저작연대가 미상, 즉 알 수 없긴 합니다만,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것을 보면 조선시대에도 전해 내려왔음이 틀림없죠(말이 괜히 어렵군요--;). 그렇다면 유교사상에 의해 각색이 될 여지가 다분하였는데, 심청은 여성이면서도 자신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페미니스트,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흔히 등장하는 대찬 여성들-미래소년 코난의 라나, 몬스리같은-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어쩌면 얼핏 보았을 때 심청전은 전반적으로 "효"라는 주제가 관통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는 점에서 당시의 검열관들은 심청이 감히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였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놓쳤는지도 모르죠. 아니면 심청전의 원 저자는 남성에 종속된 지위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여성이었는데, 여성도 스스로 삶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은밀히 주장하기 위해서 일부러 분별 없는 효로 작품 전반을 감싼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아, 생각이 스스로도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심청이의 여전사같은 측면만 부각시켜 인당수에 빠뜨려도 헤엄쳐 나올 수 있게 미리 훈련을 철저히 했다고까지 하겠는걸요--;
아무튼, 어린이 여러분은 이 글을 읽지 마십시오.
왠지 나쁜 동화를 써버린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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