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쓰는 글이 아니라 주로 기억에 의지해 재미로 쓰는 글이라 틀린 부분이 없을 수가 없군요. 아무튼 발견되는대로 고쳐나가겠습니다. 이런게 재미 아닌가요? 틀린 부분 찾기! 제 글을 읽으실 땐 꼭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시기를...--;

1. 이각과 곽범을 이간질시킨 헌제의 신하의 이름은 "양표"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계책으로 판명됩니다. 두 놈의 세력이 너무 강해 싸움이 그칠 줄 몰랐고 헌제는 물론 신하들에까지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미쳤기 때문이죠. 황제나 신하들을 인질로 잡으려고 했거든요.

2. 전위는 최후를 맞이할 무렵 웃통을 벗은 것이 아니라 갑옷을 입지 못했을 뿐입니다. 칼은 보병의 칼을 집어든 것이구요. 웃통을 벗은 채 주군을 살려낸 것은 손권의 일화인 것 같습니다(그 신하가 누구인지는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전위가 표범처럼 날랬다는 부분도 자신이 없습니다...전위가 호랑이를 쫓았다는 표현이 있어 그렇게 연상되었나 봅니다. 
하나 더, 전위가 적병을 때려 "죽였다"는 말은 없더군요. 칼을 휘두르다 마음이 급해지자 주먹으로 때려 눕혔다는 말이 있을 뿐입니다.

3. 엽기적인 그녀의 이름을 알았습니다. 삼국지에서는 거의 대부분 여성들의 이름을 성으로만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슨 씨 이렇게. 아무튼 장수의 형수 이름은 추씨입니다. 이름까지 모두 언급되는 사람은 유비의 셋째 부인인 손인(손권의 이복 여동생) 정도죠.

하지만 유비가 처음 방통에 대하여 주목한 부분은 그의 외모였죠(이에 반해 조조는 물론, 장간조차 방통의 외모에 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없게 생겼다는 겁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기겠는가? 해서 유비는 뇌양현의 현령직을 맡깁니다. 황건적을 치는데 꽤나 공로를 세우고서도 고작 평원 현령에 부임할 때의 설움은 온데 간데 없는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서 유비는 방통을 시골구석으로 보내 버립니다.

보통 삼국지에서 자신의 뜻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된 인물들은 술에 빠지더군요(여러분은 그러지 마세요^^;). 방통도 일은 접어 둔 채 술에 절어 세월을 보냅니다. 이 말이 유비의 귀에 들어가자-원래 귀는 크신 분이죠 ㅋ-장비를 보내 사정을 살펴보게 합니다. 들은 대로지요, 모. 장비가 불끈하자 방통은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차곡 차곡 쌓인 업무들을 단번에 처리하는 한편, 백성들의 송사까지 처리하는데 사리분별이 정확하고 틀림이 없었다고 하죠. 몇 달 밀린 일들을 한나절이 못 되어 마쳐버립니다. 장비로부터 보고를 받고서야 아뿔싸 정신이 든 유비는 방통을 중용합니다.

공명만큼 활약할만한 인물이었다는게 보편적인 평가죠. 하지만 자신감이 살짝 넘쳐 공명의 진심어린 걱정을 자신에 대한 질시는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답니다.  결국 공명의 충고를 무시하고 낙봉파를 진격하던 중 화살에 맞아죽죠. 그 직전 유비는 방통의 말이 사나운 것을 보고 자신의 말과 바꿔탈 것을 제안하는데,  방통은 감복하여 유비의 말을 받았지만 결국엔 그 말 때문에 방통을 유비로 오인한 적군에게 고슴도치가 되고 맙니다. 얄궂은 운명이여...

유비와 조조를 사장님에 비기면 어떤 사람이 연상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유비는 왠지 조건보다는 인품으로 인재를 스카웃하는 타입일 것 같고, 조조는 왠지 봉급과 승진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인재를 끌어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실, 유비는 조건을 내세우려고 해도 조건은 커녕 쥐뿔도 없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인품으로 승부하는 사장님은 그만큼 사람에 대한 이해도 깊어 사람의 됨됨이를 정확하게 평가할 것 같고, 조건으로 승부하는 사장님은 어차피 쓰고 때로는 버리기도(!) 할 사람이라 반지르르한 겉모습에 관심이 많을 것 같죠.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유비와 조조가 방통을 대하는 태도를 보아도 그 점을 알 수 있죠.

방통을 먼저 만난 사람은 오히려 조조입니다. 적벽대전을 한창 준비하던 중 스파이로 오나라 진영에 보낸 장간이 첩보에는 실패하고 현사를 발견했다면서 데려온 사람이 바로 방통이죠. 방통을 맞이 하는 조조의 모습은 끝내줍니다. 깍듯이 예를 다하여 대접하는 한편-예컨대 어깨를 나란히 하여 말을 타고 진영 시찰을 나간다거나- 방통이 조조의 가려운 곳, 즉 물에 익숙하지 않은 위군이 심한 배멀미로 쓰러져나가는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배를 이으라고 하자(연환계라고 하죠) 승리하면 삼공(황제의 바로 옆에서 보필하는 중책이죠)의 지위를 줄 것까지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