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글이 비대해져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꼭 필요하지는 않은 부분까지 달라 붙어 글이 늘어지고 쳐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또 그렇게 쓰는 이유는 뭐냐?ㅋ

늘어지는 글은 재미가 없습니다. 경쾌하고 재미있는 글을 쓰도록 좀 더 노력합시다!

예고했던대로 가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성실한 엄모씨...ㅋ

가후는 원래 동탁의 참모였던 사람입니다. 동탁이 여포에게 죽을 무렵에는 동탁이 건설한 미오(동탁이 미소년 미소녀를 뽑아 가족과 함께 살게했다죠)에 이각, 곽범 무리와 함께 있었구요. 이각 일당이 가후의 계책으로 천하의 패권을 잡았다는 점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그 계책은 "nothing to lose!" 한 마디로 요약될 것 같은데, 얍삽하기보다는 꽤나 현실적이고 씩씩하군요. 하지만 가후의 계책에 대한 평가는 다른 사례들을 좀 더 살펴보고 내려보도록 합시다.

이각은 헌제의 보호자를 자청했지만 실은 기만하고 있었습니다. 힘 없는 황제는 힘 있는 자의 명분에 불과하죠. 헌제야 답답하고 설웠겠지만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그러던 중 찾은 인물이 바로 가후였죠. 신하 중 한 명이 가후만은 헌제를 잊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해 준 겁니다.

헌제는 눈물로 가후에게 호소합니다. 도와달라고...가후는 눈물을 흘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도와주겠다고 한 약속은 빈말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느리지만 신중하게 가후는 이각을 몰아 낼 계책을 꾸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헌제에게 은밀히 글을 올려 이각에게 큰 벼슬을 내리시라고 하여 이각이 정신을 못차리게 합니다. 점 중독자였던 이각은 굿판 덕분이라면서 무녀들에게만 이쁜 짓을 하죠. 그 사이 부풀어 가는 부하들의 불만... 

 

1. 조조가 헌제를 취하고서야 세력을 정립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각, 곽범이 날뛰고 있을 무렵 청주지방(중국의 동해안쯤 됩니다. 우리나라를 향해 삐죽 튀어나온 그곳이죠)에 10만의 황건적 무리가 날뛰고 있었죠. 누굴 콕 찝어 우두머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태로 말입니다. 완죤 오합지졸이죠. 
황건적들을 보면 참 묘한 느낌이 듭니다. 그들의 뜻은 이루지 못하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던 영웅들에게 기회만 주고 물러난단 말이죠. 황건적의 난으로 인해 한왕조는 결정타를 맞고, 여러 영웅들에게 그 뜻을 펼칠 기회가 열리게 됩니다.
아무튼 이들을 당해낼만한 장수가 조정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이각, 곽범은 조조에게 이들을 물리쳐줄 것을 부탁합니다(물론 황제 명의로 했겠죠. 황제의 명의란 이렇게 편리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함부로 이름 빌려주지 마세요. 큰일납니다! 진짜!). 조조는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명성을 얻게 됩니다. 순욱, 순유, 곽가, 정욱, 만총 등 참모진이 대폭 보강되는 것도 이 무렵이죠.

2. 공명이 울면서 마속의 목을 치라고 한 것이 맞습니다. 심지어 마속에게 이렇게까지 말하더군요.

"너와 나의 의는 형제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네 자식들의 문제는 염려하지 말라."

하지만 마속의 목을 친 다음에는 방성통곡을 합니다. 그 이유는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유비가 죽으면서 남긴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