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글 쓰는게 귀찮네요. 회사일하다가 짬짬이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는데 말이죠. 삼국지에 대해 살펴보고 싶은 것은 아직 많습니다. 동맹군의 허술함, 채씨 가문의 영광과 몰락, 불행한 황태자 유기, 유비와 이릉 공략, 그리고 가장 야심찬 주제인 적벽대전의 공에 대한 분석!!

그냥, 지금 쓰고 있는 주제(유비의 생김새)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그래도 이제 정말 쓰고 싶은 부분이 남았으니까!

일단 외모, 행실에 대한 묘사만으로는 유비가 미남인지 아닌지 가리기는 어려울 것 같군요(하지만 공부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도 잘 되었다는 점에서는 꽤나 호감이 간다는...^^;)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 봅시다. 유비는 매력적인 사람이었을까요?

매력은 확실히 넘쳤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우선 장비, 관우와의 만남에 대해서 생각해보죠.

유비는 황건적 토벌에 관한 방을 보고 한숨을 쉬었을 뿐이고! 그런 장비가 유비에게 한심한 사내라며 말을 걸었을 뿐이고! 유비가 황건적 토벌의 뜻을 밝히자 장비가 즉석에서 함께 하자고 했을 뿐이고! 게다가 장비가 자기에게 돈이 좀 있다고 했을 뿐이고(그래도 자영업자(식육업)였던 장비가 세 사람 중에는 가장 부자였을 듯...)! 둘이 주막에서 축배를 나누고 있는데 관우가 왔을 뿐이고! 유비가 같이 한 잔 하자고 하니 같이 술 마셨을 뿐이고! 뜻이 맞자 갑자기 의형제하자는 이야기가 튀어나왔을 뿐이고! 나이 순으로 하니 유비가 맏형이 되었을 뿐이고!

이 때야 촌놈들에 불과합니다만, 이후 시대를 주름잡는 용장이 되는 두 사람이 만난지 얼마되지도 않는 유비에게 이처럼 호의를 베푼 것을 보면-여러분도 아무하고나 의형제를 맺진 않으시겠죠?-유비에게는 순간적으로 사람을 사로 잡는 매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유비는 황제의 마음도 사로잡아 황숙, 즉 황제의 아저씨로 행세하게 됩니다. 또한 도겸으로부터는 서주를, 유표로부터는 형주를 주겠다는 제안까지 받습니다. 심지어 유비에게 바칠 것이 없자 아내를 잡아(!) 그 옆구리살을 바친 사내도 있었습니다.

유비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삼국지에 관한 만화도 많이 나와 있지요? 유비에 대한 묘사도 적어도 그만큼 많을 겁니다. 일단은 질문의 폭을 줄여봅시다. 유비는 미남이었을까요?

"귀가 길게 늘어지고 눈이 커서 귀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팔은 길어서 무릎까지 내려왔다..."

이건 완전 E. T...하긴 걔는 귀가 작죠...ㅋ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죠.

"얼굴은 백옥같고, 입술은 윤이 났다."

희망이 보입니다. 

"공부를 그렇게 즐기지는 않았으나 큰 뜻을 품고 있었고, 표정에 변화가 없어 그 속을 읽을 수가 없었다."

역시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닌가 보군요. 그래도 학교공부에 충실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배우는 내용이 전혀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덮어놓고 오랫동안 공부한다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최소한 공부하면서도 성적은 최대한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유익할 수도 있습니다. 공부시간은 긴데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 공부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세요, 꼭! 왠만한 공부의 기본은 "기출문제"랍니다. 예전에는 어떤 문제가 시험에 나왔는지 살펴보는거죠. 앞으로도 그렇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유비도 공부를 즐기지는 않았지만 노식같은 명사에게서 배웠답니다. 그 과정에서 공손찬같은 친구도 사귀게 되구요. 노식은 황건적의 난 때 관료로서 토벌전에 나서고, 공손찬은 수배당하던 유비 일행이 반란 세력을 진압하자 유비의 그간 공적에 대한 글을 조정에 올려 유비가 평원 현령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줍니다. 공손찬은 원소에게 패하여 결국은 망했습니다만 아무튼 한 때는  세력을 떨친 인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