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의 의미에 대해 국어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둘 이상의 것이 합동함. 또는 서로 합동하게 함."

"연합"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죠.

"개인·단체 및 국가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호 동일한 행동을 취할 것을 맹세하여 맺는 약속이나 조직체. 또는 그 관계를 맺음."

사실 두 단어의 의미가 그리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왠지 "동맹"이란 단어는 느낌이 저는 별로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패전국을 뭉뚱그려 "동맹국"이라고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반대로 "연합"이라는 단어는 꽤 느낌이 괜찮죠. 제1, 2차 세계대전을 모두 승리했고(구성국은 좀 달라졌겠지만요ㅋ), 지금에도 국제연합이 어느 정도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삼국지에서도 "동맹"군이 등장합니다. 동탁을 죽이려다 오히려 죽을 뻔한 조조는 고향으로 도망쳐 의병을 모집하는데, 이를 들은 원소가 힘을 합칠 것을 제안하자(이 때는 참 사이가 좋았군요...얄궂은 운명...) 탄력을 받아 거국적으로 의병을 일으킬 것을 촉구하게 됩니다. 이에 응하여 참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모여듭니다. 원술, 손견, 마등, 공손찬, 도겸(나중엔 조조와 원수가 되죠? 조조 아버지를 결과적으로 잘못 대접하는 바람에...)은 이미 조금씩이나마 살펴본 인물들이죠?

여러분, 군주가 괜히 많은 신하들을 거느리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할 때 쓸모가 있기 때문에 평소 먹여살리며 부리는 것입니다. 세상에 공짜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손권은 거느리고 있던 그 많은 신하들 중 가화의 핑계를 댑니다.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가화가 괜히 오버해서 이런 짓을 한 모양입니다."

하필이면 왜 가화일까요? 가화는 행동대장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아니, 행동대장이기 때문에 가화를 들먹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행동대장이니 행동도 니가 하고 실패했을 때 욕도 니가 먹어라, 뭐 그런 만만한 자리가 실은 행동대장 아니겠어요? 겉보기에는 암만 화려해보인다고 해도 말입니다.

가화는 이로 인해 욕을 배터지게 먹게 됩니다만, 그것으로 그쳤으니 다행아닙니까? 적어도 손권가의 화목을 회복시켜 주었으니 좋지 않습니까. 말 그대로 가화가 가화만사성을 몸소 실천한 셈입니다(물론 가화와 "가화"만사성의 "가화"는 한자가 다릅니다...--;).

아무튼 손권 대신 욕을 먹은 가화가 "만사성"했으면 좋았겠습니다만-모든 일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만-주유의 심복 노릇을 하다 동오의 큰 장수로 성장한 서성과 정봉과는 달리 가화의 이름을 이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화군,  힘을 내시죠! 조조는 군중에 먹을 것이 떨어지자 담당자에게 양곡을 조금씩 배급하라고 친히 지시하였으면서도(담당자는 심지어 그럴 경우 군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담당자의 목을 베어 군사들의 성난 마음을 달래는 한편 적을 치라고 독려하기까지 했는데, 그것보단 낫지 않습니까!

* 조조는 담당자에게 목을 달라면서 가족은 섭섭치 않게 보살펴 주겠노라고 약속은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기꺼이 목을 내놓겠냐구요...--; 

이번에는 삼국지에 잠깐 등장하는(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가화라는 인물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죠.

가화는 송겸과 더불어 손권의 보디가드인 장수입니다. 송겸은 손권이 적벽대전 직후 합비를 공략할 때 죽고 말죠. 합비는 간단히 말해서 동쪽의 요충지라고 할 수 있는데, 적벽에서의 대승에도 불구하고 동오는 합비에서의 주도권을 잡지는 못했습니다(그러니 주유가 환장할만하죠-얼핏 보면 건진게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랍니다). 그래서 합비를 공략하였지만 장요가 탄탄하게 지키고 있던 합비를 손에 넣지는 못합니다. 

가화는 이후 손권이 현덕을 잡아죽이려는 음모에 가담하게 됩니다. 현덕이 감로사에서 오 태부인과 면접시험을 보아 불합격하면 손권은 당장 유비를 잡아죽이려고 했죠. 이 때 가화에게 여러 도부수(한마디로 칼잡이죠)들과 함께 잠복해있도록 했습니다. 현덕은 시험에 떨어지면 완죤 너덜너덜한 넝마가 되는 겁니다.   

다행히 현덕은 시험에 합격합니다. 그리고 오 태부인의 마음을 좀 얻었다 싶자 일러바칩니다. 손권이 자기를 죽이려고 도부수들을 숨겨뒀다고... 참고로 이 사실을 현덕에게 일러바친 것은 당시 동오에서 현덕을 수행하고 있었던 조자룡입니다(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죠). 

눈물의 사나이 유비가 눈물로 호소하자("저를 죽이시려면 차라리 지금 죽여 주십시오!"라는 특유의 과장과 함께) 오 태부인은 벌컥 노하고 맙니다...오히려 이제 손권이 난처한 입장이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