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윤은 즉석에서 초선을 동탁에게 딸려 보냅니다.

초선은 왕윤도 귀여워하고 있던 아이니 왕윤의 마음도 많이 쓰라렸을 겁니다.

아마도 왕윤이 쓰린 속을 문지르고 있었을 그 때, 누군가 왕윤을 향해 맹렬히 달려옵니다. 초선이 징그러운 동탁을 뿌리치고 돌아온 것일까요? 아닙니다. 육중한 체구의 여포가 왕윤을 향해 돌격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저의 추측이 맞나 보군요. 여포는 동탁과 왕윤의 술자리에까지 호위업무를 수행하며 접근하였지만, 동탁이 물리치는 바람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그 틈을 타서 왕윤은 초선을 동탁에게 넘겨버린 것 같군요.

아무튼 여포는 거칠게 항의를 합니다. 뭐, 다음과 같은 말이겠죠.

"영감 장난쳐? 어제는 나 준다며? 날 갖고 논거야? 그런거야?"

사실대로 말하면 당장 두 동강이 날 것이므로...왕윤은 거짓말을 합니다. 

"장군, 성격이 불같기도 하구료!"

"화낼만 하니까 화내는거 아뇨!"

"동승상께서 오시더니 ’사도(왕윤의 벼슬자리죠)께서 내 아들 봉선(여포의 자입니다)이에게 딸을 시집보내신다는데, 내가 미리 보았으면 하오’ 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어찌 거절하겠습니까?"

여포는 당장 깨갱! 그럴 이유가 없는데 말이죠. 아무튼 자신의 무례를 사과하고 물러섭니다. 여포는 몸이 잔뜩 달아 그 날 밤을 새웠겠죠. 이런 생각도 하고, 저런 생각도 하면서...

그러나 아무런 소식이 없자 결국 여포는 다음날 동탁의 처소를 찾죠. 동탁의 시비들을 탐문하다 놀라운 진술을 듣게 됩니다.

창 밖을 보다 우연히 퇴근하시는 청소 용역업체 직원분들을 보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아줌마이시죠. 삼삼오오 모여 귀가하시는 모습이 무척 정겨워 보입니다.

깨끗함을 위해서라면 금녀의 공간까지 기꺼이 돌파하시는 그분들의 과감함(!)을 잠깐 떠올렸다가, 대한민국을 깨끗하다고 할 수 있다면 그건 모두 아줌마의 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뿐만 아니라 가정과 공공시설에 이르기까지 청결과 관련된 분야라면 아줌마의 손길을 거치지 않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니깐요.  

돈이 만악의 근원이라는 말들을 하죠. 

그렇다면 돈이 없었던 시절에는 악이 없었을까요?  

돈이 없었던 시절에는 천사같은 사람들만 살았을까요?

그건 아니겠죠? 사람의 "욕심"이 만악의 근원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욕심은 무조건 나쁘다! 그렇게 볼 수만은 없죠. 뭐든지 쓰기 나름입니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극단적인 생각이죠. 뭐는 무조건 좋다, 뭐는 무조건 나쁘다 뭐 그런 생각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