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별 하납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 사장이 싫은거죠. 전모씨...)

채모는 문관과 무관을 구별지어 앉힌다는 핑계로 자룡을 떼어냅니다. 그리고 현덕을 잡아죽이기 직전, 현덕은 이적이라는 사람을 만납니다. 이적은 현덕에게 "거위의 꿈"을 불러주는 대신(이놈의 몹쓸 개그!!) 채모의 음모에 대해 알려주죠. 정신이 퍼뜩난 현덕은 자신의 말을 타고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현덕의 말은 이마에 흰 점이 있고 눈물두덩이 유난히 파인 말이었습니다. 적로마라고 하는 말이죠. 천리마라는 점에서는 적토마와 다를 바 없습니다만, 그 주인이 반드시 해를 입는다고 해서 대개 꺼리는 말이었습니다. 

적로마 때문일까요? 죽을 위기에 처한 현덕은 채모 일당에게 쫓기게 됩니다. 그리고 도망친다고 도망쳤으나 마치 바다처럼 광활한 장강이 앞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현덕은 말을 붙잡고 하소연을 합니다.

"적로마야, 적로마야, 정녕 네가 날 죽이려느냐?"

놀랍게도, 이 말에 적로마는 펄쩍 뛰어 장강을 넘어버립니다...

둘 중 하나는 뻥이겠죠? 장강의 폭이나 적로마의 점프력 중 하난 말이죠...--; 그런데 장강이 넓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니 적로마가 단번에 장강을 뛰어넘었다는게 뻥이 아닐까 싶으네요. 그래도 장강에서 죽어라 헤엄쳐서 현덕을 살린 장한 말입니다.






적로마, 장강, 현덕

한편 완성 점령을 기념해 손권이 주최한 연회에서 단연 화제는 감녕이었지요. 손권, 여몽이 감녕을 치켜세우자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부아를 치밀어올리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능통입니다. 

감녕은 원래 유표측 사람으로 손책의 군사와 싸운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감녕이 능통의 아버지를 제거했었죠. 이에 능통은 늘 마음 한구석에 원한을  품고 있던 중, 사방에서 감녕을 치켜세우고 술기운도 돌자 감녕을 죽일 마음을 먹습니다. 

"연회에 흥을 돋우는 것이 없을 수 없소. 내가 검무를 추어 흥을 돋우겠소."

당근 칼춤을 추다 감녕을 죽여버릴 생각이죠. 감녕도 능통의 이런 속셈을 꿰뚫어보고 양 손에 창을 들고서 춤을 추죠. 두 사람의 얼굴에 등등한 살기를 눈치챈 여몽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덩실덩실 춤을 추며 두 사람을 떼어놓습니다. 결국 손권이 그 자리에 들이닥침으로써 아슬아슬한 춤사위는 끝이 납니다. 

이후 두 사람은 다시 공을 다툽니다. 감녕은 겨우 백기의 기병을 이끌고 조조의 진을 마구 휘저어 간담을 서늘하게 하죠. 이에 능통도 선봉으로 나서 장요와 무예를 겨룹니다만, 조조의 지시에 따라 조휴가 쏜 화살에 말이 맞아 고꾸라지면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능통의 목을 베려고 악진이 달려드는 순간, 악진의 얼굴에 정통으로 활을 쏘아 맞힌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감녕이었던 것입니다!!

참 멋진 사람같지 않습니까? 이후 능통은 감녕에 대한 원한을 풀게 됩니다. 악진도 용케 죽지는 않더군요.

감녕, 화살, 능통

조조는 동천과 한중을 점령하나 사마의와 유엽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서천침공은 주저한다. 공명은 손권을 선동하여 합비를 공격하게  하나 장요, 이전, 악진에게 막히고, 조조는 40만 대군을 이끌고 강남으로 향한다. 손권은 다시 유수를 공격하나 성공하지 못한다. 조조는 위왕에 오른다.

이 대목에 이르면 감녕의 활약이 참 볼만합니다. 원래는 유표의 장수인 황조의 부하였죠. 하지만 해적 출신이라 황조가 중하게 쓰지 않았는데 동오로 귀순한 다음부터 맹활약을 합니다. 손권은 합비를 공격하면서 합비에 양곡을 공급하는 완성을 공격하는데, 쏟아지는 화살들을 철방패로 막아가며 성벽을 뛰어오르는 감녕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죠. 덕분에 손권은 완성을 점령하는데는 성공하지만, 원래 사이가 나빴던 장요와 이전이 급화해하는 바람에 결국 합비를 점령하지 못합니다. 

장요와 이전이 화해하게 된 계기는 조조가 보낸 나무상자였습니다. 조조의 날인이 찍혀 봉인된 나무상자 안에 든 메세지에는 별 내용이 없었습니다. 

"장요와 이전은 나가 싸우고, 악진은 성을 지킬 것."

평범해 보이는 내용이지만 장요와 이전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조는 이런 저런 고려하에 이런 물건을 보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요와 이전의 사이가 좋지 않음을 뻔히 알았을텐데 이런 지시를 한 것은, 그 지시를 계기로 장요와 이전 사이의 관계가 정리될 것을 내다보고서 보낸 것은 아닐까요? 그냥 전할 수도 있었던 메세지를 굳이 나무상자에 넣고 봉인을 해 거창한 형식을 갖춘 것을 보면 약간 그런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제가 조조를 과대평가하는 것일 수도 있죠. 조조에게 말렸던 수많은 사람들처럼요...그냥 장요의 인품이 훌륭해 이전이 감화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감녕, 합비, 장요,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