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의 부름에 변방에서 군사들이 움직이니,
행여 죽을까 전전긍긍하던 십상시들은,
결국 하진을 황궁 안으로 유인하여 찔러 죽일 계책을 세우고,
황궁이 있는 "낙양" 부근에 도착한 군사들을 사열하고 뿌듯해진 하진은,
에라, 기분이다!!
싶었는지,
여러 부하들의 만류마저 뿌리친 채 황궁 안으로 뛰어드는데,
십상시 중 리더격인 "장양"이 빽 고함을 지르는게 아닙니까.
"우리 보고 더럽다 더럽다 하니 네 놈은 얼마나 깨끗하냐!!"
곧 이어 쏟아지는 50여 명의 칼잡이들,
하진은 장조림이 되었겠지요.
장양은 내친 김에,
황궁 밖에서 대기하던 하진 부하들의 기세를 눌러야겠다고 생각했는지,
굳이 하진의 목을 황궁 밖으로 던지면서 선심 쓰듯 한 마디 합니다.
"네 놈들은 용서해 줄 것이니 썩 물러가거라!!"
그러나,
사실은,
장양이 하진의 목을 던지는 순간,
장양의 모가지 또한 던져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무장들은,
하진처럼 흐릿한 사람 밑에 있어 옴짝달싹 못했던 것인데,
이젠 하진도 없고,
십상시들을 칠 명분마저 생긴 셈이니,
황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무장들을 막을 길이 없었던 것이지요.
밉다고 해서,
나한테 해롭기만 한 사람은 아닌 법.
십상시들은 떼로 죽임을 당하고,
장양은 그 와중에도 황자 변과 협을 끌고서 도망을 치는데,
도망치는 곳의 이름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죽은 사람들이 간다는,
북. 망. 산.
실제로 있는 지명이라는 것에 살짝 놀랐습니다.
한밤중까지 이어진 추격전,
변과 협마저 내버리고서 용을 썼지만,
결국 추격을 뿌리치지 못한 장양은,
검은 강물을 향해 한 몸 던져 인생에 방점을 찍었답니다.
하진,
장양,
변,
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