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양"에게 붙들려 졸지에 첩첩산중에 떨어진 두 황자, "변"과 "협".

 

서로 붙잡고 우는 것 외엔 할 일이 없던 두 황자 앞에,

 

홀연 초롱초롱한 빛이 나타났으니,

 

"반딧불이" 몇 마리가 날아왔던 것이죠. 

 

처음엔 한 줌 거리도 안 되던 반딧불이는,

 

늘고,

 

늘고,

 

또 늘어서,

 

영롱한 빛덩이를 이루게 됩니다.

 

"이는 필시 하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동생 협이 대견하게 변을 위로하고,

 

두 황자는 빛덩이의 인도를 받아 한 농장에 이르게 되죠.

 

아마도,

 

변과 협이 경험하였고 또한 경험하게 될,

 

모진 삶 가운데 있었던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변과 협에게 그토록 밉게 굴었던 운명에게도,

 

한 조각 양심은 있었던 게지요.

 

농장 짚더미에 변과 협이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이 들었을 때,

 

농장 주인 "최의"는 꿈을 꿉니다,

 

두 개의 태양이 자신의 농장으로 날아드는 꿈을...

 

깜짝 놀란 최의는 즉시 농장으로 가서 두 황자를 만나고,

 

벼슬하던 "최열"의 동생으로,

 

십상시들 등살에 못 이겨 우거 중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다음,

 

두 황자를 집으로 모셔 술과 고기를 대접하지요.

 

한편,

 

장양을 뒤쫓던 "민공"은 최의의 친구였는데,

 

장양은 놓쳤으나,

 

북망산으로 도망친 또 한 명의 십상시,

 

"단규"의 목 하나는 건져  마침 최의의 집에 들르고,

 

이에 두 황자는 무사히 황궁으로 귀환하게 됩니다.

 

흐뭇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장면입니다.

 

옛 신하의 꿈에서나 빛나는 황제라니...

반딧불이, 최의, 민공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도 잡자.

 

라는 말씀을 남기셨군요.

 

영락 없이,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의 모습입니다.

 

늘 그럴 수는 없겠지만,

 

오직 이상만을 쫓는,

 

그런 순간도 삶에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르반테스

 

건강하려면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합니다.

 

몸에 필요한 여러가지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기 때문이죠.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려면,

 

골고루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도 중요합니다.

 

어떤 음식은 날로 먹는게 좋고,

 

어떤 음식은 기름에 볶아 먹는게 좋으며,

 

어떤 음식은 술로 담가 먹는게 좋지요.

 

어쩌면,

 

즐거움이란,

 

"영양소"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내용이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그 정도나 종류는 다를지언정,

 

우리네 다채로운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에,

 

그 나름의 독특한 즐거움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이런 다채로운 즐거움을 골고루 섭취할 때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삶을 산다 할 수 있겠지요.

 

또한,

 

이미 우리의 삶이 충분히 다채롭다고 한다면,

 

삶에 대한 "관점"과 "태도",

 

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 지겠습니다.

 

물론,

 

흔히들 삶은 고해요, 괴롭다고 하지요.

 

하지만,

 

선이 있는 곳에 악이 있고,

 

빛이 있는 곳에 어둠이 있는 것처럼,

 

삶이 괴롭다는 것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삶이 그만큼 즐거울 수 있다는,

 

가장 현저한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관점"과 "태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하루동안 긁어모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훨씬 뿌듯할지도 모르구요.

 

 .

 .

 .

 

집과 회사 사이를 왕복하다가,

 

시계00이라도 된 양 갑갑함에 몸서리치던 엄모씨에게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