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이 있는 사람은 공감에세이가 그렇지 않은 사람은 요절복통 에세이가 될거라고 했다

나는 요통이 없지만 아주 공감하며 요절복통 했다

저자가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갈 때마다 이번에는 꼭 나아야 할텐데.. 하면서도 그럼 이 재밌는 이야기는 너무 쉽게 끝날것 같아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은 마음이 공존했다

저자가 결국 수영을 하면서 요통을 조금씩 완화시켜 가고 있다니 문득 나도 예전에 요통을 앓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의 요통 탐험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양방 한방 다 해봤던거 같다

그런데 희안하게 나 역시 원인 불명이었고 의사의 권유로 대학병원에서 류마티스 검사까지 하고 서야 진짜 원인 불명으로 판정 받았다

결국 의사의 마치막 처방은 '수영을 좀 해보세요' 였다

' 아니 그럼 진작에 수영을 하라고 할것이지 몇달을 치료받고 고작 수영을 하라니'...참 어의가 없었지만

원래 좋아하던 수영을 다시 시작하자 요통도 점차 사라졌다

오지 탐험 작가답게 자신의 요통도 밀림을 탐험하듯 요통 없는 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탐험으로 즐기는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탐험이 절대로 즐겁진 않다

여러 치료원을 다니면서 전혀 나아지지 않으면서도 쉽게 끊지 못하는 자신을 나쁜 남자에 빠진 여자 같다고 한탄한다

'그런데 왜 나쁜 여자에게 빠진 남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까?'

저자의 애완견이 다니는 동물병원 의사에게 침을 맞으면서 개 덕분에 초진료를 면제 받고, 동물들이 침으로 더 잘 낫는다는 말에

'나도 개가 되었으면..' 한다

예전 치료원을 헤어진 예남자친구에 비유하고, 자신의 소개로 다른 사람의 요통 낫자 '대승불교'로 자신을 달랜다

요통 치료를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요통은 없지만 저절로 공감하게 된다

이렇게 유쾌하고 박학 다식한 저자의 진짜 오지 탐험 책도 읽어 봐야 겠다

암흑의 시기 일제강점기를 다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둡거나 참혹하지 않다

나는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소설에는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이 있다

독립운동의 이야기가 주 스토리인 만큼 당연히 주동인물은 독립군, 반동인물은 매국노나 일본인이 될거라 짐작하겠지만

이 소설은 그런 고정 관념을 깼다

내가 생각할때 매국노 정민석은 주동인물이요 독립군 이무영은 반동인물이다

매국노의 아들로 태어나 매국노로 밖에 살아갈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정민석

조선 귀족이라는 신분으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일본일을 무참히 짓밟아 준다

억울한 역사 이야기에 분노가 치미는 그런 일은 없다

그래서 참으로 통쾌하다

자신의 가족이 정민석 때문에 처참하게 죽었다고 생각하는 이무영

그는 오로지 복수를 위해 독립군이 되었다

정민석의 실체를 알지만 여전히 마음은 그를 용서할수 없다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오히려 답답한 인물이다

일곱 남녀의 사랑을 주제로 제각각의 사연을 담은 1권을 읽을 때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떠올랐다

그리고 2권은 담아 두었던 감정이 폭발하듯 모든 것이 터져버리고 만다

멈출수 없는 폭죽 처럼 터지는 이야기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정말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누군가는 매국노의 가면을 쓰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도 있었을까?

실제와 가상을 구분짓기 힘들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에 푹 빠져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몇년째 집안에서는 거의 하루 종일 라디오 클래식 채널을 틀어놓고 생활한다

클래식은 마치 내 생활의 BGM 처럼 깔려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적을 깨는 조용한 음악으로 흘려 듣다가 최근에야 조금씩 귀기울이며 관심을 가지게 됐다

들을수록 점점 클래식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고 작곡가와 음악을 연결지으려 애쓰고 있다

유독 영화에 삽입된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된 건 몇달전 한참 육아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을때다

아이들이 보채는 소리에 짜증이 치밀어 오를쯤 나는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라디오 채널을 점점점 ...높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칭얼그림이 음악에 묻혀 들리지 않을때쯤 정신이 어질한것 같았다

그 순간 문득 영화에서 싸이코들이 주로 클래식에 심취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클래식 선율이 극도의 스트레스와 맞물려 정신을 팽팽에게 조이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래서 영화에 삽입된 클래식이 궁금하던차에

클래식을 사랑한 영화, 영화를 품은 클래식을 만났다

싸이코패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클래식으로 말이다

파리넬리의 오페라(리날도) 울고하소서를 제외하고는

정반대로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다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magic waltz,

기쿠지로의 여름의 summer을 듣고 있자니 스트레스가 저절로 톡톡 떨어져나가는 기분이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잘모르는 음악이 많이 실린 CD1이 맘에든다

CD2에는 주로 한국영화 삽입곡이 실렸는데

이 영화에도 이 곡이 들어있구나 싶을 정도로 잘 알려진 곡들이다

너무 잘 알려진 곡이라 조금 식상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음악과 제목을 연결짓지 못하던 곡들을 정리해 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명색이 클래식 애호간데 이정도는 알고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곡들이다

 

다음에는 싸이코패스와 관련된  영화 클래식 음반도 발매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