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을 좋아하세요?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곤히 잠들어있는 아기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답니다. 그리고 가끔씩 그런 아기들이 조금은 부러울때도 있어요. 자, 여기 엄마의 뱃속에서 10개월을 보내고 세상에 나온 아기들과 함께 살아갈 부모들을 위한 책을 한권 소개하고자 합니다. 

귀여운 아기가 표지에서 방긋 웃고있는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는 3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부모와 아기 사이의 관계, 또한 아기의 발달에 대한 연구들에 매진해온 헤티 판 더 레이트와 프란스 X. 프로에이 두 명의 발달 심리학자들이 그들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쓴 육아책이에요. 

그들의 연구에 의하면 아기들은 생후 20개월 동안 열 번 태어난다고 하네요. 즉, 정신적으로 열 번의 커다란 도약기를 거친다는 말이에요. 아기를 직접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라며 당황해 할 수도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의문들을 다소 삭이고 차분하게 책을 읽어가면서 무척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되었어요. 생후 첫 3년에 아동의 발달이 가장 중심적으로 나타난다고 하네요.

또한 아기는 짧은 문장과 그뜻을, 어떤 동작과 그 뜻 사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하고요. 부모와 함께 보내는 하루하루의 평범한 일상에서 사물과 사물의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일상의 사건들을 통해서 여러가지를 학습하고 배워간다고 하네요. 이밖에도 그동안 전혀 몰랐던 아기에 대한 여러가지를 배웠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각 월령별로 나타나는 아기의 성장 신호와 발달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각 단계마다 행동, 시각, 청각, 언어발달, 신체발달, 인지능력, 이해도를 주제로 영역별 체크리스트를 제시해주고 아이가 얻게 되는 새로운 지각능력과 학습능력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요.

그 뿐만 아니라 아기들이 겪게되는 각각의 도약 단계에서 나타나는 아기와 부모간의 여러가지 갈등들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고, 실제로 아기를 키우고있는 엄마들의 다양한 체험담들을 함께 실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와요. 게다가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하면서 아이의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각종 놀이와 활동 방법들, 놀이에 필요한 각종 장난감과 가재 도구들도 아주 상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는 아기를 키우는데 있어서 필요한 용기와 지혜, 육아에 대한 자신감, 아기에 대한 이해심, 아기의 관심을 끄는 방법들을 다양하고 생생하게 가르쳐주고 있어요.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들과 그들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너무나도 특별하고 소중한 이야기와 배움을 선사해주고 있답니다. 또한 실제로 사랑스러운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더욱 큰 위로와 깊은 공감을 주리라고 믿습니다.

수영후에 먹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첫사랑이 정성스레 씻어준 딸기, 삶의 의지를 깨우쳐준 바질리코 스파게티, 그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주머니 가득 채워두었던 소풍날의 민트껌, 예쁘지만 부서지기 쉬운 마카롱.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생의 단편과 저 멀리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의 조각들을 잔잔하게 담아낸 [여자의 식탁].

시무라 시호코의 [여자의 식탁]에는 10편의 음식과 관련된 단편들이 실려있다. 제목처럼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여자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자들이 등장하고 그녀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에피소드에는 모두 음식이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음식을 소재로 했다고 해서 전문 요리 만화같은것은 아니다.

여자들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호밀빵, 민트껌, 마카롱, 스파게티, 딸기, 머스터드, 유부초밥, 말린 미역같은 조금은 평범하고 우리들의 주변에서도 만날수있는 음식들이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있는 음식들과 함께 주인공들의 감정과 심리들이 만화에 그려지면서 잔잔한 감동과 함께 가슴 한편을 따스하게 채워준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호밀 100%의 호밀빵'. 타인을 무서워하여 바같출입을 삼가던 카오리는 과감히 용기를 내어 도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혼자 생활하게된다. 그리고 이웃에 살고있는 빵가게에서 일하는 무뚝뚝한 청년에게 호감을 가지게된다. 그가 일하는 빵집에서 사온 시큼한 호밀빵. 카오리는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을 느낀다.

하지만 호감을 가졌던 그 이웃집 청년이 그만 집세를 떼어먹고 야반도주한 사실을 알게되고 카오리는 다시한번 상처를 입게된다. 청년이 일하던 가게에서 사온 시큼한 호밀빵. 쓰레기통에 버리려던 그 호밀빵을 카오리는 마음을 돌려 앞으로는 '달지않은 시큼한것도 먹어보자' 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마음을 다잡고 시큼한 호밀빵을 먹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괜히 뭉클해지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다.

작품에 수록되어있는 이야기들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씩 연결되어있다. 가령 바로 앞의 에피소드에 조연으로 등장했던 인물들이나 언급되었던 이름들이 다음 에피소드에는 주인공이나 또다른 사연속에 등장하는데 이러한 미묘하게 연결되는 그런 부분 부분들이 제법 재밌고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진다.

1권의 마지막에는 씁쓸한 어린시절의 첫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가의 단편 '버스정류장'이 실려있다. 만화를 다 읽고나서 한동안 만화에 등장하는 여러 음식들과 그녀들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머물렀다. 식탁에 올라왔던 메뉴들이 남겨준 감미로운 뒷맛을 음미하는것도 웬지모르지만 너무나도 즐겁고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그 옛날... 강남의 한진에 유라는 대부호의 저택이 있었다. 주인인 유흥대감에게는 젊고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다. 저택의 안주인 심봉선 부인은 먹는것을 그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여인이었다. 유대감댁에 요리사로 팔려온 이삼은 오늘도 어김없이 심부인의 끝없는 식탐을 만족시키기위해 눈물을 흘려가며 요리를 만들고있다.

후카미 린코가 그리는 [심부인의 요리사]는 독특하고 색다른 요리만화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심부인과 이삼을 살펴보자. 저택의 안주인 심부인은 뛰어난 미모로 보는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맛없는 요리를 내놓은 전 요리사의 손가락을 잘라서 개에게 주었다는 소문이 날정도로 참으로 변덕스럽고 까탈스러운 심성의 소유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그녀가 먹는것을 무엇보다도 좋아한다는 사실! 한편 유가에 요리사로 팔려온 23살의 청년 이삼. 건장한 풍채의 이삼은 정말로 뛰어난 요리 솜씨와 절대 미각을 지녔으나, 외모와 어울리지않게 참으로 마음이 여리고 어딘지 조금은 부족한듯한 사내다. 허나 이삼은 너무나도 정직하고 착하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이제 이 작품의 진정한 묘미를 한번 살펴보자. 심부인은 이삼에게 언제나 황당하고 난감한 요리들을 주문한다. 자신이 꿈속에서 먹었던 요리, 꼴보기 싫은 딸의 수다를 멈추게하는 요리, 남자다워지는 요리등등. 허나 착하디 착한 우리의 이삼은 오직 마님에게, 마님을 위하여 머리를 감싸고 심사숙고 해가며 요리를 만들어 바친다.

아름다운 심부인과 착한 요리사 이삼. 이둘은 어찌보면 에로스(?)적인 주종 관계! 참으로 당당하게 억지 요구를 하고 아주 가끔씩 칭찬을 해주는 심부인의 채찍과 당근, 이러한 심부인의 요구를 두말없이 들어주고 충실한 노예 근성을 발휘하여 그 어떠한 생트집과 무시를 당하여도 이삼은 마님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오직 마님에 대한 사랑만으로 마님이 자신의 요리를 먹고 행복해하면 만족인 눈물이 많은 여린 남자 이삼. 그런 이삼을 괴롭히고 골탕먹이며 그의 곤란한 모습을 즐겨보며 말할수없는 희열을 느끼는 심부인. 이삼은 자신의 사랑을 담은 요리를 마님에게 바치고 심부인은 그런 이삼의 마음이 담긴 요리를 맛있게 먹어준다.

이 작품의 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요리. 심부인의 엄청난 식탐만큼이나 진귀하고 맛깔스러운 중화요리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졸인 곰발바닥, 오징어알 스프, 야자스프, 동과와 개구리찜 스프, 홍면화로 장식한 튀긴오리등등. 다양한 재료들로 만든 다양한 중화요리들이 자세한 요리법과 함께 등장하며 독자들의 식욕을 마구 자극한다.

군침도는 중화요리와 함께 심부인과 그녀의 요리사 이삼이 펼쳐가는 기묘한 애정 관계. 그런 둘의 관계는 독자들에게 큰 웃음과 더불어 아주 약간의 스릴까지 선사해준다. 현재 4권까지 나온 [심부인의 요리사]. 앞으로 심부인과 이삼의 관계에 어떠한 변화가 찾아올지.. 사랑이 담긴 요리의 향연이 펼쳐질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