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되어 죽은 영혼들이 가는 공간 '원한의 문'. 이곳을 지키는 문지기 이즈코는 원한의 문에 당도한 죽은자들에게 길을 안내해준다. 그들은 세가지 길중에서 오직 한 길만을 선택할수있다.

첫번째,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천국으로 떠나서 소생을 준비하는길. 두번째는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성불하지 못한채 현세에 남아 떠도는 영혼이 되는것.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현세의 인간 한명을 저주하며 죽이는 것이다.

허나 세번째 길을 선택할 경우엔 누군가를 죽이기 때문에 그 영혼은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소생할수없는 고통을 맛보게된다. 원한의 문에 당도한 죽은자들에게는 12일의 기간이 주어지고 이 기간동안에 그들은 한가지 길을 선택해야한다.

타카하시 츠토무의 [스카이하이 신장]은 스카이 하이와 스카이 하이 카르마에 이은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도 역시 원한의 문지기 이즈코가 불행하게 죽은 영혼들을 맞이하고 그들이 선택할수있는 세가지의 길을 알려준다.

신장에는 잘못된 양육으로 살인자가 되어버린 아들을 둔 부모, 음주운전한 버스기사의 과실로 부모와 헤어지게된 어린 자매, 출산을 한달 앞두고 질투에 눈먼 친구에게 살해당한 여자등 억울하고 원한어린 여러 영혼들이 등장한다.

이전 시리즈와 달리 신장에서는 죽은 영혼들이 구제되는 그나마 희망적인 결말이 자주나온다. 원한에 사무쳐 누군가를 저주하며 지옥에 가고 미련이 남아 현세에 떠도는 영혼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음생에서의 삶을 기약하며 소생의 길을 선택한다.

신장에서도 여전히 작가 특유의 묵직한 그림체와 고독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만날수있다. 작가가 스카이하이 시리즈를 연재한 계기는 세상의 어이없는 사건들에 대한 분노라고한다. 기본적으로 작품에 깔려있는 감정은 이러한 분노다. 세상의 어둠이 지속되는한 이 매력적인 작품은 계속될것이라고. 그래도 기다려지는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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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요네하라 히데유키의 신작이 나왔다. 그의 신작 [다이몬즈]는 바로 데츠카 오사무의 [철의 선율]을 원작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사람을 죽일때 마치 악마처럼 웃는다. 이 세상 어둠 속에는 이해할수 없는 두 팔을 가진 그런 악마가 있다. 그의 이름은 다이몬즈 헤이트. 악마의 증오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나이.

주인공 다이몬즈 헤이트가 살아가는 목적은 분노와 증오를 담은 복수를 위해서다. 두 팔을 잃고 가족을 잃은 절망에 대한 엄청난 분노와 증오. 헤이트는 의료를 목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나노테크놀로지 기업 로고스디아사에서 일했었다.

하지만 조직의 상층부들이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병기를 위해 기술을 사용한다는것을 알고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못한 헤이트는 그들에게 배신자로서의 응징을 당하게된다. 제스트, 래핑, 램퍼트, 아르다, 그리고 프로그레스. 동료이자 친구였던 다섯 명은 헤이트에게 고통스럽고 잔인한 최악의 절망을 선사한다.

먼저 헤이트의 두 팔을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부숴버리고 부인 히토코와 딸 유미의 시체를 보여준다. 시체를 원형 그대로 반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수조속에 담겨있는 가족. 살아있는 인간에게 상상할수없는 질식으로 인한 고통속에 죽어간 부인과 딸.

부인과 딸의 시체를 눈앞에서 목격한 헤이트의 사라진 두 팔에서는 붉디 붉은 피 빛의 깃털들이 휘날린다. 참을수없는 분노와 증오가 절망을 넘어선다. 두 팔을 빼앗은 다섯 놈들을 헤이트는 절대로 용서할수없다. 증오한다. 분노한다. 복수를 위해서.

헤이트는 의사이자 학자, 기술자인 베켈 박사와 조수 로버트의 도움을 받아 소생한다. 두 달간의 혼수상태후 깨어난 헤이트는 간신히 목숨만은 건진다. 그리고 헤이트는 증오와 분노로 다시 일어선다. 베켈 박사는 그에게 새로운 두 팔을 달아준다.

정신이 파괴되기전, 극한의 순간에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않는 에네지 제스모스. 손대지 않고 사물을 움직이고 의족, 의수를 움직이는 에네지. 박사에 의한 극한의 고문속에서 헤이트는 제스모스를 터득하고 의수를 자유 자재로 다루게된다.

헤이트의 강철 의수는 강력하고 교체가 가능하지만 접합부분에서 빠질수가있다. 그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헤이트는 게릴라군 100명과의 싸움을 통해 전쟁 기술을 습득하고 악마의 분노를 지닌채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다.

분노와 증오속에서 다시 일어난 다이몬즈 헤이트. 요네하라 히데유키의 신작 [다이몬즈]는 매우 강렬한 복수극이다. 두 팔과 가족을 잃은 사나이의 복수. 데츠카 오사무의 원작이 과연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다. 작품속에서 매우 강렬한 분노와 증오가 느껴진다. 앞으로 시작되는 강철 팔을 지닌 사나이의 복수극이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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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음식을 소재로 다루는 만화들을 참 좋아한다. 나에게 무척 소중한 추억이 깃든 [아빠는 요리사]를 시작으로 [신 중화일미], [맛의 달인], [서양골동양과자점], [철냄비 짱], [여자의 식탁], [심부인의 요리사],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게된 [심야식당]까지 모두가 군침을 흘리면서 재밌게 읽었던 음식 만화들이다.

자, 그리고 이제부터 내가 재밌게 읽었던 음식 만화 리스트에 새롭게 추가할 작품을 한번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키타하라 마사키가 글을 쓰고 우오토 오사무가 그림을 그린 작품인 [현미 선생의 도시락]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쿠니키다 대학 농학부에서 새로 일본의 '식문화사' 수업을 맡게된 신임 강사인 유키 겐마이, 일명 현미 선생으로 불리는 남자다. 한눈에 보아도 편안한 분위기와 함께 구수한 사람 냄새가 풍기는 현미 선생. 음식에 대한 애정이 넘쳐 흐르는 그는 정말로 믿음직스러운 음식 만화의 주인공이다.

구수한 사람 냄새를 풍기는 현미 선생과 함께 농학부 학생들이 꾸려가는 이야기들이 건강에 좋고 마음에도 좋은 과일과 채소, 그리고 일본의 다양한 음식들과 함께 그려져 있다. 일본의 전통적인 발효 식품이자 채소 절임인 '누카미소즈케'를 집에서 직접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고 대학의 청소를 담당하는 하마 할머니가 일본의 명절 음식인 가메니 만드는법도 자세히 나와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한번 도전해도 좋을듯 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는 현미 선생의 다양한 음식들이 조금은 가슴 찡해지는 인간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흥미롭게 그려지기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양파 껍질에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하다는 음식에 대한 알찬 정보도 알게 되었고 말이다. '식문화를 알아가는것은 각각의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먹는 것과 같다'는 [현미 선생의 도시락]에서 현미 선생이 들려주는 따뜻한 정이 넘치는 다음 이야기들이 정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