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토 준지를 좋아한다.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으로 그의 공포 만화 컬렉션을 접하고 나는 상당한 전율을 느꼈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가 그려내는 스멀스멀한 공포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그런 공포 만화의 대가인 이토 준지가 무려 고양이 만화를 그렸단다. 뭐라고, 이토 준지가 고양이 만화를 그렸다고? 말도 안돼! 처음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분명히 잔인한 고양이 호러 만화를 그린게 틀림 없을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그런 예상은 무참하게도 빗나갔다. 그렇다, 이토 준지는 정말로 고양이에 대한 만화를 그린 것이었다! 그것도 너무나도 이토 준지스럽게 사랑스러운 작품을 말이다.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 & 무]는 이토 준지가 약혼자와 함께 새로 이사간 집에서 기르게 된 두 마리의 고양이인 욘과 무와 함께 지내면서 겪는 아주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을 고양이파의 애정어린 시선을 듬뿍 담아서 그려낸 진짜 고양이 만화다.

 

약혼자 A코의 부모님댁에서 데려온 무시 무시한 저주의 얼굴을 가진 고양이 욘과 인터넷으로 분양받은 노르웨이지안 포레스트캣인 귀여운 아기 고양이 무. 이토 준지는 무섭게 고양이들에게 빠져드는데, 자기도 고양이들과 손가락 쭈쭈를 하고 싶어서 안달하고 A코의 엄청나게 현란한 강아지풀 장난감 놀이를 자신도 따라 해보려 한다. 그렇게 고양이들과 이토 준지가 함께 하는 즐거운 일상들이 절대로 무섭지 않고 코믹하게 그려진다.

 

절대 무서운 만화는 아니지만, 역시 이토 준지의 만화이기에 거대 민달팽이와 츠치노코가 잠깐 등장하거나 A코가 거의 흰자만 보이면서 나오고 이토 준지의 충열된 눈동자를 자주 볼 수는 있다. 괴기스럽지만 부담스럽게 무섭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것이 연달아 빵빵 터져주면서 큰 웃음들을 선사하는 코믹 만화에 가까웠다.

 

에피소드 중간 중간에 이토 준지의 베일에 쌓인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금씩 실려있는데, 지역 반상회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어머님과 누님의 먹칠과 톤 붙이기 실력이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자신의 따뜻한 작업실에서 자는 고양이들을 위해서 의자에 고양이 보호 원통을 만들어 설치해주는 이토 준지의 고양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참으로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너무나 즐거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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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완성인 그 퍼즐... 어느 날, 스가 미즈호는 고2때 같은반이던 오리구치 하루카가 유방암으로 죽었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 듣게된다. 하루카는 반 누구와도 말하지도, 웃지도, 그리고 화내지도 않은 채 그저 언제나 교실 구석에서 숨을 죽이고 앉아 있던 아이였다. 미즈호는 그동안 하루카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루카의 장례식날에 미즈호는 예전의 친구들과 재회한다. 그중에는 잠깐이지만 관심을 가졌었던 나루미 히카루도 있었다. 그런데 하루카의 어머니가 미즈호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그것을 계기로 어떤 부탁을 받게된다. 그 부탁이란 다름 아닌 하루카가 고등학교때 사귀었다는 예전 남자 친구를 찾아달라는 것.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인 미즈호는 하루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그동안 몰랐었던 하루카에 대한 진실들이 드러난다.

 

아시하라 히나코의 [피스]는 전체적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이다. 알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계기로 죽은 동창인 하루카에 대해서 조사하는 미즈호를 주인공으로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추듯이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흔하게 예쁜 그림체로 대강 미스터리 사건을 곁들여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그런 부류의 만화가 절대 아니다. 상당히 묘한 흡인력으로 독자를 매혹시키며 이야기속에 끌어들이고 있다.

 

주인공 미즈호를 비롯해서 1권에서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나루미 히카루와 하루카를 좋아했던 남자인 야나이 타카시까지, 작가는 만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심리를 상당히 세심하게 담아내고 있다. 또한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곳곳에 감춰둔 조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미완성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며 완성시키는 짜릿한 재미. 아시하라 히나코의 [피스]는 바로 그런 매력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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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와치필드'는 매우 신비한 나라랍니다. 그곳에 사는 동물들은 사람처럼 말을 하고 서쪽의 폰 숲과 동쪽의 카시가리 산에는 짓궂은 장난을 좋아하는 요정들과 마녀들이 살고 있어요. 그런 와치필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타실 마을에서 우리는 호기심 많은 주인공인 고양이 다얀을 만날 수가 있답니다. 고양이 다얀은 요르카의 이상한 눈의 마법에 이끌려서 타실 마을로 오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멋쟁이 토끼 소녀인 마시와 신비한 노래를 부르는 고양이 지탄, 그리고 술을 좋아하지만 정 많고 똑똑한 악어인 이완과 만나서 친구가 되었지요. 그렇게 친구들과 마을에서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던 다얀은 그만 카시가리 산의 세 마녀들의 꾐에 빠져서 떠돌이 섬 바르바니로, 죽음의 숲, 토르 산, 드래곤 베이, 트레저 밸리, 칼토스 볼크스, 정글 보우보우등을 거치며  와치필드를 일주하는 모험 가득한 여행을 떠나게 된답니다.

 

이케다 아키코가 그리는 '다얀의 이상한 나라' 시리즈 제1권인 [다얀의 이상한 나라의 과자 이야기]는 가상의 세계 와치필드를 배경으로 고양이 다얀이 겪는 모험과 사건들, 그리고 거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과자 요리들을 사토 카즈요의 레시피와 함께 담아낸 동화에요. 환상적인 다얀의 모험에서 만나게 되는 귀엽고 장난스러운 이름의 과자들을 독자들이 직접 만들 수 있게 총 23가지의 레시피가 유용한 팁들과 함께 수록되어 있어요.

 

다얀의 모험속에 등장하는 귀여운 과자들을 여기에 살짝 공개할께요. 먼저 메이플 아주머니의 촉촉한 쿠키, 마녀의 점 케이크, 마왕의 디저트 트뤼프, 그림자 케이크, 도도의 얼빠진 팬케이크, 드래곤의 콧김 쥬빌레, 공룡 발 모양 스콘, 라이온 3형제의 트로피컬 주스, 댐의 알리퀴 도넛, 남쪽섬의 바나나 스파이스 케이크, 파라다이스 오렌지, 바쿠의 꿈케이크까지. 너무나도 다양하고 맛깔스러운 과자들의 풍부한 향연이 펼쳐지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이케다 아키코의 아름답고 정감 넘치는 삽화들은 다얀의 이야기와 과자들을 더욱 환상적으로 돋보이게 해준답니다. 레시피에 그려진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또한 와치필드에 살고있는 개성 넘치는 주민들의 모습도 너무나 인상적이에요. 작품 말미에 캐릭터들의 근사한 삽화와 함께 등장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함께 실려 있어서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환상적이고 맛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또 다른 모험이 기다리는 '다얀의 이상한 나라' 시리즈 제2권인 수프 이야기도 무척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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