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소년, 그들은 어떤 게임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 게임은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잔인한 게임이다. 소녀와 소년이 생존을 위해 혈투를 벌이는 그 게임은 바로 '헝거 게임'이다. 수잔 콜린스의 [헝거 게임]은 폐허로 변한 북미 대륙의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판엠이라는 이름의 독재국가가 그곳에 세워지는데, 수도 '캐피톨'에 판엠의 모든것이 집중되어 있다. 수도에 대항하여 12개의 주변 구역들이 반란을 일으키지만 결국에 실패로 돌아간다. 그때부터 주변 구역들에 대한 보복으로 공포정치의 향연인 '헝거 게임'이 시작되었다.

 

헝거 게임의 룰은 이렇다. 해마다 캐피톨 주변의 12개 구역서 각각 두 명의 십대 소녀와 소년을 추첨으로 뽑는다. 조공인으로 뽑힌 24명의 소녀와 소년은 게임 경기장에 가둬지는데, 그곳에서 그들은 마지막 한 명의 승리자가 나올때까지 서로가 죽고 죽이는 잔인한 게임을 벌이게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캣니스 애버딘'을 한번 소개하겠다. 캣니스는 12구역에서 사냥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살아가는 16살의 지혜로운 소녀이다. 그녀는 여동생 프림을 대신하여 헝거 게임에 참가한다. 또한 그녀와 함께 빵집 아들인 피타 멜라크도 참가하게 된다.

 

 

수잔 콜린스는 그들이 벌이는 게임을 상당한 흡인력을 지닌 문장으로서 꽤 매력적으로 그려내었다. 독자들이 게임이 시작하게 되면 게임이 끝날때까지 절대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주인공인 캣니스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복잡한 피타, 왠지 미워할 수 없는 헤이미치, 어리고 작은 루, 에피와 시나, 그리고 게임에 참가한 다른 인상적인 참가자들까지. 게임에 참여하는 모든 캐릭터들에 생동감 넘치는 개성을 불어넣었다.

 

수잔 콜린스의 [헝거 게임]은 총 3부작의 시리즈로 기획된 작품이라고 한다. 지난 9월 미국에서는 2부인 [캣칭 파이어]가 출간됐고, 국내서는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라이온스게이트에서 판권을 획득하여 작가인 수잔 콜린스가 직접 각색을 맡아서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캣니스역은 시어샤 로넌이 맡았으면 좋겠다. 과연 확률의 신이 다음에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2부인 [캣칭 파이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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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의 책장 10번째 작품으로 국내에 출간된 미나가와 히로코의 [죽음의 샘]을 읽었습니다.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된 작가의 작품입니다. 책을 받고나서 제 눈에 먼저 들어온것은 상당히 인상적인 표지였습니다. 오래된 나무와 한몸으로 연결된 금발의 아름다운 여인이 아기를 품에 안고서 어쩐지 슬퍼보이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다는 아주 묘한 느낌이 들었지요. 그렇게 인상적인 표지와 조우하고 작품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죽음의 샘]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후 독일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2차 대전의 독일이라면 왠지 모르게 나치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 작품속에도 그 독일의 악명 높았던 나치가 주요 캐릭터와 소재로서 등장하며 나치가 세운 출산원인 '레벤스보른'에서 모든 이야기들이 시작됩니다. 임신한 19살의 마르가레테는 나치가 순수한 아리안 혈통을 확보하려고 세운 출산원 레벤스보른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책임자이자 나치 SS 대원인 의사 클라우스 베셀만을 만나는데 그 음흉한 의사는 비밀리에 불로불사를 연구 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클라우스 베셀만은 아름다움에 미친듯이 집착하는 광기 어린 인간입니다. 폴란드에서 납치하여 데려온 아름다운 목소리의 에리히를 자신의 양자로 삼기 위해서 에리히 주위의 사람들을 자신의 가족으로 만들죠. 그렇게 해서 에리히가 잘 따르는 마르가레테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고, 또한 에리히의 형같은 존재인 프란츠를 에리히와 함께 양자로 들입니다. 이렇게 가족이라는 허울뿐인 울타리로 둘러싸인  베셀만의 저택에서 지내게된 네 사람의 매혹적인 이야기가 전쟁과 함께 소용돌이 치면서 흘러갑니다.

 

미나가와 히로코의 [죽음의 샘]은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이 그려내는 아름다움에 깊이 심취되었습니다. 작가 본인이 '아름다움과 사랑, 그리고 악'을 작품속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후기에 썼는데, 작가가 의도한 그 모든것들이 바로 이 작품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2차 대전에 나치가 자행한 인체실험들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위해서 남성을 거세한 카스트라토, 히틀러가 수집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과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고성, 또한 예전부터 전해내려오던 유럽의 전설과 신화들, 인간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까지.

 

미나가와 히로코가 그려내는 방대하고 유려한 세계관에 그저 감탄만 나올뿐이랍니다.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고증들과 작품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예술적 지식들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소설속의 소설'이라는 다소 독특한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가상의 일본인 작가가 여행중에 발견한 독일 작가의 작품을 번역해 출판한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이건 직접 읽어본다면 과연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아실 수 있을꺼에요.

 

작가와 번역자의 후기를 모두 읽고 나서 조용히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러자 눈앞에서 마르가레테가 미하엘을 소중하게 안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어디에선가 에리히의 아름다운 노래가 들려왔고요.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책을 덮은 후에 제 눈앞에서 떠오르는 책속의 장면들과 느낌들을 정말로 좋아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실로 오랜만에 그런 기분좋은 느낌들을 음미했어요. 미나가와 히로코의 [죽음의 샘]이 저에게 안겨준 아련하지만 매혹적인 아름다움은 당분간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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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메 케이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저마다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작품이 있을 꺼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토우메 케이라는 작가를 처음으로 만나게 해준 [양의 노래]가 바로 그런 작품이죠. 지금 떠올려 보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에 만났던 작품이라서 더욱 인상깊게 읽었던것 같아요. 무엇보다 전 조금 거친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것이 스토리와 어울리면서 왠지 모르게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그녀의 그림을 정말 좋아한답니다.

 

가장 최근에 국내에서 출간된 토우메 케이의 단편작인 [모모네]는 그동안 제가 정말로 만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게다가 이 작품은 저의 그런 오랜 기다림과 기대를 아주 가뿐하게 뛰어 넘었답니다. 정말인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어쩔줄을 모르게 만들어 버렸으니까요. 여기에서 잠시만 사랑스러운 모모네를 소개할께요.

 

우리의 주인공인 오카모토 모모네, 그러니까 통칭 '모모'는 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혼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재수생이랍니다. 자칭 예술가지만 현재는 행방이 묘연한 아버지와 상당히 깐깐한 어머니, 공인회계사인 오빠 타로와 대학생인 언니 미쿠까지. 조금은 복잡한 가정에서 막내로 태어나 가족의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라서인지 살짝 어리버리한 구석도 있고 내성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밝고 알뜰하면서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답니다.

 
작품에는 그런 모모가 미대 입시를 목표로 친구들과 함께 간토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 설레이고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감정을 경험하기도 하고, 가족들의 따듯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새롭게 찾아온 어떤 인연에 가슴 졸이게 되는 이야기들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이라는 계절을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어요.

 

학원과 집에서 일어나는 모모의 소소한 일상들이 매우 따뜻하고 포근한 시선으로 전개되어 있는데 작품 곳곳에서 너무나 사랑스럽고 앙증맞은 모모의 모습들을 꽤 자주 발견할 수가 있어서 무척이나 좋았답니다. 늘 잠이 부족한것 같은 나른한 모습의 모모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꽤 다채롭고 귀여운 표정들을 지니고 있어요. 특히 자벌레를 흉내내는 모모의 모습이 엄청나게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그만.. 모모를 따라할뻔 했답니다.

 

토우메 케이는 후기에서 70년대 부터 80년대 초기에 유행한 학원물이나 소녀틱 러브 코미디라고 불렸던 장르를 목표로 하여 사랑스러운 소녀들에 대한 동경과 사랑스러운 소녀를 그려보고 싶다는 욕구로 이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밝혔는데, 그런 그녀의 바램이 이 작품속에 만족스럽게 담겨있는것 같아서 참 기쁘네요. 계절의 향기를 상큼하고 달콤하게 담아낸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한 [모모네]와 가능하다면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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