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좁은 아빠]... 아이가 책을 보더니 왜 제목이 [속 좁은 아빠] 냐며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내용을 보기 전에 표지 한 번 살펴보자고 했더니... 표지를 보고 너무너무 재미있어 하네요.
침대에 앉아있는 아빠는 아기의 모습... 방귀를 뀌고 있는데... 손까지 입에 대고... 귀염열매를 먹은걸까요?
그 옆에 있는 엄마와 아이는 뭐가 그리 신나는 건지... 책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지네요.
뒷표지의 그림은... 누워있는 배 불룩했던 아빠의 모습이 시간이 지날수록 몸짱이 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 아빠 몸짱 만들기 프로젝트 책인가요???^^
그런데 그림 옆의 내용을 보니... 암에 걸린 아빠 이야기라는걸 알려주네요.
이 책은 현주네 가족이야기예요.
평상시엔 얌전하고 말이 없지만 술만 마시면 사람이 달라지는... 술을 마시면 꼭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서 이웃들에게 고래아저씨로 통하는 아빠 정대면씨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요.
문제의 그 날도 정대면씨는 얼큰하게 취해서 집앞 슈퍼에서 술을 마시며 술주정을 하고... 엄마와 현주는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아빠를 데리러 슈퍼로 갑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한 사람으로 부터 명함을 하나 받게 되는데... 그로 인해 정대면씨의 금주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사실... 금주클리닉에 2,000만원이나 되는 돈을 입금하는 진정란씨의 모습을 보면서 "저거 사기일텐데... 왜 저러는거야??? 정말 긴박하면 다 속아 넘어가는건가?" 싶었어요.
그 금주클리닉이라는게... 정대면씨 건강검진을 받게한다 -> 암이라고 속인다 -> 술과 담배를 끊게한다 -> 병원에 입원해서 여러가지 검사와 수술을 한다(암수술을 빙자한 지방흡입술) -> 이후 금주와 금연, 음식 조절을 하면서 건강을 완전히 되찾는다.
엄마와 현주만의 비밀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 그런데... 술을 끊게 만들려고 거짓으로 암이라고 했던게... 거짓이 아닌 현실로 다가옵니다.
건강검진 결과 진짜 암에 걸린걸 알게된 가족...
음주클리닉에 낸 그 2,000만원은 아빠 암을 빨리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댓가 였던걸까요?
여튼... 아빠가 진짜 암이라는걸 알게되고... 그 후 가족은 더 큰 가족애가 생겨납니다.
그리고 아빠 병원에서 알게된... 현주를 자신의 여자친구로 점 찍은 선우를 만나게 되요.
선우라는 녀석... 어찌나 맹랑하고 밝은지... 현주에게 자신의 여자친구 하라며 이런저런 부탁(?)을 하는데... 녀석이 하는 행동에 엄마 미소가 지어지더라구요.
나쁜 남자가 여자들에게 인기 있다고 믿는... 남쁜 남자이고픈(?) 선우 역시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환자였어요.
현주와 선우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이 책의 또다른 재미를 주는데... 재발 환자여서 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선우가 5년 후 건강해 져서 현주를 찾아오겠다는 약속이 꼭 지켜졌음 좋겠다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가슴에 남네요.
아빠의 암 수술이 잘 끝나고.... 항암치료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 힘든 과정을 통해 현주네 가족은 가족의 참 의미를 깨달은것 같습니다.
우린 왜 소중한 것들을... 평상시엔 잘 느끼지 못하고 사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주위의 너무나도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평상시엔 그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는것들.. 건강... 가족... 하루하루의 삶...
이야기 소재인 "암"... 정말 딱딱하고 힘든 소재인데... 너무너무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간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