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
어려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라든가 명탐정 홈즈의 추리소설을 읽긴 했으나
자라면서 점차 추리소설류는 겁도 좀 많은 탓에 가까이 하지 못했던 분야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이 다산책방(네이버 카페명)에서 일일 연재되는 걸 읽으면서 추리 소설이지만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 제가 좋아하던 서점이었고 더군다나 귀엽고 예쁜 두 여점원이 사건을 해결해 가는 추리 소설이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교코와 다에라는 서점 직원 두사람이 완벽하다거나 추리력이 정말 뛰어나 범인으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은 인물이었다면 더군다나 금새 질려했을 거에요..하지만...^^
교코와 다에는 정말 지극히 평범하지만 명석하고 친절한 서점 점원이었답니다.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은 홈즈걸 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그 안에 다섯가지의 사건과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답니다.
첫번째 이야기 - 판다는 속삭인다
그저 평범한 서점 직원인 교코와 다에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을 위험으로부터 구출해내는 이야기인데요, 읽는 내내 제 마음이 다 조마조마했답니다..-..-
뭔가 감은 오는데 대체 뭘 뜻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책장을 마구 넘겨 해결된 이야기부터 읽고 싶은 욕망까지..ㅋ
하지만 끝까지 꾹 참고 빠르게 눈으로 읽어나갔는데~ 역시! 다에 최고!!!
두번째 - 사냥터에서, 그대가 손을 흔드네
아.. 저에게도 아직까지 여운이 남네요. 미소년의 급작스런 사고사. 그 미소년과 사회적으로 쉽사리 용인받지 못하는 사랑을 하고 혼자 미소년의 아이의 낳아 기르며 20여년의 시간동안 그리움을 안고 살아온 여인. 사망한 미소년의 어머니가 자식의 죽음을 가슴에 안은체 살아오다 우연히 밝혀나가는 진실.
가족이지만 때로 그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서로에 대해 너무 모르고, 무관심하게 살아가지 않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타인으로 아무런 관련 없이 살아가는 듯하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세번째 - 배달 빨간 모자
상대방에 대한 불만과 오해를 대화나 다른 좋은 방식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한 청년의 범죄. 세상의 거짓이나 범죄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순진한 서점 점원 히로미씨의 부상에는 안타까움이 일더군요.
'아니 이렇게 순진한 아가씨가 뭘 어찌했다고...흑..' 하는..
첫번째 만남으로 끝났을 수도 있는데 어찌보면 고지식한 점원의 순수함으로 되려 해를 입었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고요..
더불어 단순해 보이는 서점일이지만 굉장히 복잡하고 제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여러가지 업무가 있고 서점 점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그리고 또 그것을 책임감 있게 해내는 그들이 정말 대견하게 느껴졌답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작은 오해가 정말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에 저 자신의 반성도 하고요...
네번째 - 여섯 번째 메시지
이 이야기의 초반에는 '아.. 점점 시들시들.. 뭔가 재밌는 서점 사건은 이제 끝인가?' 했습니다.
뭔가 조마조마한 추리 이야기를 원했던가봐요..ㅋ
하지만 이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나가며, '어머~~ 어쩜~~(눈 반짝반짝ㅋㅋ)'을 연발하며 제 마음이 다 다급해 졌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랫층으로 내려갔을 그녀를 잡기 위해서 말이죠.
서로 알지도 못하는 만난적도 없는 그와 그녀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교감을 나누며 사랑을 만들어갈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제 마음이 설레였어요~
다섯번째 - 디스플레이 리플레이
역시 서점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분이라 서점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들을 이야기화 하는 능력이 탁월하시다는 감탄과 서점 근무를 했던 분이 아니라면 언감생심 정말 구성하기 힘들지..하는 생각을 하게 한 서점 추리 소설.
단순히 '책'이라고만 뭉뚱그려 생각해 오던 '책'이 단순한 '책'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각각 다양한 분야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그 책을 만든 저자와 책을 읽는 독자를 이어주는 어떤 매개체라는 생각을 더욱 확실히 느끼게 해 준 이야기였어요. 자신이 만든 디스플레이 작품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작가와 그 작품의 지조.
책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느끼게 되었답니다.
저부터도 책을 정말 아끼는 사람중에 한명이다보니...^^
다섯편의 사건 이야기를 모두 읽은 후에 읽으라는 문구와 함께 제시된
<서점의 일은 서점인에게 물어라>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정말? 오..^^'하며 새롭게 안 사실들도 있고 또 서점에서 일하다는 것이 어떤 고충이 있는지도 새삼 알게 되었네요.
한국에서는 이미 서점이 많이 사라진걸로 알고 있어요. 우선 제 삶의 터전부터도 서점을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서울에 살고 있지만 중심가로 나가지 않는 이상 큰 서점은 찾기 힘들고 대학때는 전철역에 있는 서점에 곧잘 들러 직접 책을 찾고 고르며 구입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는 거의... 그리고 점점 어른이 되면서는 서점에 간다는 일 자체가 큰 일이더라고요.
한때는 대형 서점에서 몇시간이고 이책 저책 찾아 보는 재미에 살찔 틈도 없었는데 말이죠...^^
서점들이 좀 더 활성화 되고 삶의 주변 곳곳에 생겨서 삭막한 삶중에 작은 오아시스같은 천국이 되어줬음 하는 작은 바램이 생기기도 합니다..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은 단순히 추리소설로 재밌다, 더군다나 서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니. 그동안은 한번도 생각 못해본 배경이야~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아쉬운 제게는 좀 더 큰 의미를 갖게 해준 책입니다.
나이 들어가며 곰곰히 생각하는 버릇이 점차 사라지고 있었는데 뇌를 좀 더 열심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교코와 다에의 활달함에, 서점의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들에 제 생활도 조금쯤 생기를 찾을 수 있었답니다.
삶이 조금쯤 심심하고 무료하신 분들이 읽으신다면 정말 좋을것 같아요...^^
홈즈걸 시리즈 다음편도 정말 기대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