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빠가 출장을 가고 아이가 자는 한밤중.

몇일 지속된 우울증으로 알듯 모를듯 추락하는 기분을 겨우 추스르다가 아무래도 영화가 낫지 싶어 영화를 찾습니다.

그러다 두편의 영화를 연속으로 본 후 찾은 '그해 여름'

예전에 영화의 일부분을 보다가 그네들의 사랑에 너무나 가혹한 아픔때문에 차마 볼 수 없을 것 같아 채널을 돌려버렸었는데

오늘따라 궁금해집니다. 영화의 전 내용이..

결국 새벽이 밝아오는 시간 세번째 영화를 재생시킵니다.

아...

참았던 눈물이 터져서 주르륵 주르륵..

정인의 맑고 큰 두 눈의 눈물이 너무나도 가혹해서 차마 볼 수가 없네요.

시대가 사회가 그와 그녀를 너무나 아프게 했다는 생각에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네요.

(물론 영화이긴 하지만요..)

전에는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인연의 끈을 놓아버린 사랑을 두고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그 어리석은 짓을 한 후에는 내내 제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반드시 두손에 쥐고가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라고. 놓아주는 것도 사랑의 한 방식이라고..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옳았던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을때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플때마다 머리로는 도저히 판가름하기 어려운 답을 가슴에 맡겼더랬습니다. 죽도록 후회가 되면 그 선택이 틀렸던 것이라고.

지금까지 한번도 후회는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그 선택이 옳았고 당시에는 최선이었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만 해 왔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후 첫 생각은 말 그대로 '지고지순'한 그들의 사랑이 아프다..였고 '길고 모진 세월 어찌 버텼을까?'였네요.

그리고 든 생각은 '후회'였어요.

지난 시절 제가 내렸던 판단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내 마음에 대한 후회였습니다.

십년이 지나도록 '사랑'에 관한 소설이든 영화든 멀리하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요. 마음이 아프면 아픈대로 다 흘려보내서 세월에 희미해지도록 그렇게 두려고요.

눈도 내린 겨울 밤. 영화 한편 어떠세요^^

행복한 날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