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을 날씨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동안 하지 못했는데 '우리집 일기예보'라는 책을 본 순간 기발하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동안 가족의 생활을 모두 날씨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불에 쉬한 아이는 홍수가 났다고 하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자 엄마 머리 위에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둥 재미있는 표현이 많네요.

책의 한쪽 구석에는 아빠의 회사생활도 날씨로 표현했는데 잘 표현했구나 싶었어요.

가족 뿐만 아니라 이웃집 아줌마, 쌀가게 아저씨, 경찰에게 잡혀가는 도둑 등 동네 사람들의 생활도 엿볼 수 있어서 은근한 재미를 줘요.

특히 드라마를 보며 눈물 흘리는 엄마를 소나기 온다고 표현했는데 엄마가 보는 드라마가 겨울연가 같더라구요.

일본 작가의 한국 드라마 사랑이라고 봐도 되는 건지...

 

 

이 책의 또다른 특징으로는 날씨와 관련된 속담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어요.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내용. 소재의 기발함이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고양이, 고릴라, 닭, 고추장

이 중에서 다른 하나는 무엇일까요?

 

책에 따르면 이 문제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분류의 개념을 확인하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세 가지는 동물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이 아니니 답은 고추장이 맞지요. 하지만 좀더 창의적인 아이는 모두 '고'자가 들어가는데 닭은 안들어가니 닭이 다르다고 대답할 수도 있고 다른 것은 글자가 세개인데 닭은 한글자니 닭이 다르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답니다.

다섯 살 딸에게 물어보니 모두 세 글자인데 닭은 한 글자이니 닭이 다르다고 대답합니다. 창의적인 아이의 기질이 보인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직 동물의 분류를 모른다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에게 다른 두가지 설명도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굉장히 재미있어 하며 다른 문제도 내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저입니다. 아무 생각이 안났거든요. ㅜ.ㅜ

결국 잠시 후 아이가 제게 문제를 냅니다. 고구마, 고양이...이 중에서 다른거 뭐게?

엄마보다 낫지 싶었답니다.

제게 창의성이 중요한 이유는  좀더 아이가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요즘은 공부가 중요한 시대라기 보다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잖아요. 전화가 귀했던 옛날에서 누구나 손에 들고다니며 전화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과 텔레비젼도 볼 수 있는 전화기 시대가 됐으니 아이디어의 현실화는 얼마나 대단한지요.

 

이 책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위한 여러가지 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창의성 테스트를 비롯해 나는 얼마나 창의적인지, 창의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어떠한지 알아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 역시 창의적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행동이 필요하답니다. 

*창의적인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잊기 전에 적어 놓기

*많이 웃고 유머 감각을 높이기

* 모든 긍정적인 것을 열거해 보기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극복하기

*사소한 아이디어에 주의를 기울이기

*오른손잡이는 왼손을 사용해 보기

*반대편 것을 보는 습관을 가지기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보기

*일을 시도해서 성공하지 못하면 잠시 쉬기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물건을 비치하기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찾아서 새도해 보기

*일하는 분야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 보기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한 환경과 아이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 20가지, 창의성을 방해하는 4가지 요소, 창의적인 아이의 특징, 집에서 할 수 있는 창의적 놀이도 소개가 돼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반성도 하고 자극도 받았습니다.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새로운 자극, 경험은 많이 주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됐습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었던 내용인데 조금 더 세세하게 알려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양육방법과도 연관된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창의적인 아이는 나올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더불어 들었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아이에게 좀 더 허용적인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전래동화와 명작동화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립니다. 요즘에는 권선징악의 주제가 아이들의 창의성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전래나 명작은 천천히 읽히는 추세기도 합니다. 또한 잔인한 이야기가 아이들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이유이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른데 권선징악의 주제를 아이들이 알게되면 나쁜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잔인한 부분도 아이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전래동화는 우리 구전문학의 일부고 그 안에는 조상들의 지혜와 해학이 들어있습니다.

물론 시대상이 다르다 보니 가끔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기승전결 뚜렷하고 중독성 강한 이야기에 아이가 좋아하긴 하더군요.

이번에 아이에게 읽어준 동화는 호랑이 뱃속잔치 입니다. 구전 전래인지 창작 전래인지는 모르겠는데 저도 처음 읽어보는 이야기였어요.

 소금장수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혀 뱃속에 들어가 보니 먼저 잡아먹힌 사냥꾼이 있고 뒤이어 나무꾼도 들어오네요. 배가 고파진 세 사람은 호랑이 뱃속의 고기를 구워먹고 괴로워진 호랑이가 결국 죽으며 항문으로 세 사람이 나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처음에 호랑이 고기를 먹는다는 것에 "호랑이 불쌍해~" 하더군요. 하지만 똥과 함께 잡아먹혔던 이들이 나오는 건 굉장히 흥미로워 했어요. 그래서 호랑이가 죽었다는 것보다 똥과 함께 사람이 나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읽어줬더니 재미있어 하더군요.

호랑이가 불쌍하다고 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아이에게 슬픈 이야기로 기억되며 어쩌나 걱정했는데 전혀 그럴 필요 없었구요. 저한테 자꾸 읽어달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그림이 마음이 들었는데요.

수묵화처럼 그린 그림은 부드러워서 좋았고 산만하지 않고 간결한 그림에서 여백의 미도 보여서 동양화를 보는 느낌이었구요. 특히 호랑이는 민화에서 보던 호랑이 느낌이 나더라구요.

홍영우 작가의 그림은 처음 접하는 건데 다른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