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광주의 한 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과 관련된 충격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참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기에 이미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게된 이유도 내가 공지영 작가의 책을 좋아해서기도 했지만, 또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 있었다.

무진에 있는 한 청각장애인학교 ’자애학원’을 배경으로 한 도입부의 시작.
이 책의 주인공인 강인호는 기간제교사직으로  처음 이곳에 오게된다.
안개 자욱한 이 작품 속 배경은 작품의 전개가 극에 다다를수록 뿌연 안개만큼이나 암담하기만하다.
어디가 끝인지 앞이 내다보이지 않았고, 앞을 향해 걸어가면 갈수록 도무지 진실이라곤 믿을 수 없는 진실들이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했다.
극 초반 강인호란 인물을 들여다보면, 그 역시 그닥 바람직한 삶을 살았다고는 할 수 없다.
아내의 권유긴 했지만 어찌됐건 결국에는 자애학원에 뒷돈을 대고 들어왔고, 젊은시절 제자와 사랑하는 관계에 이르기도 했으며 이로인해 그는 후에 법정에서 불리한 입장에 서게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눈물이 날 듯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을...
더욱 정성과 관심으로 보살펴야할 아이들을...
겉으로는 아이들을 위하는 척 학교를 운영하면서 각종 지원금을 받아왔지만, 그것은 단지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을 뿐 아이들을 상업화시킨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똑같이 소중한 사람이란 걸 알게되었어요’ 라는 민수의 말은 그동안 아이들이 겪었을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기에 나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보고 싶었지만, 결국 진정한 정의란 정의를 가장한 권력자들의 미소  속에 감춰지는 듯 하다.
그만큼 정의를 지킨다는 것은 힘겹고, 언제 끝이 날지 알 수 없는 기나긴 싸움인 것이다.
나는 강인호에게 묻고 싶다.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위해 싸워줄수는 없었느냐고...
그순간 내게 누군가 묻는듯 했다. 
’그러는 너는, 니가 강인호였다면 모든걸 포기하고 아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니?’
어쩜 강인호의 모습은, 세상에게 변하라 외치지만 결국은 자신역시 그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가고있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당신이 강인호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이 책을 읽고 자신에게 꼭한번 물어보길 바란다.

열한번째 엄마

감독 김진성

출연 김혜수,김영찬

개봉 2007.11.29 한국, 104분

 

평가: ★★★☆☆

당뇨병으로 섬에 팔려가는 여자 김혜수와 브로크인 남자의 집에 살던 소년 재수가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그들이 느끼게되는 모자의 정을 그린 내용.

 
 어찌보면 진부하고 식상한, 전개가 뻔히 눈에 보이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다.
’열한번째 엄마’라는 제목에서부터 내용이 어느정도 짐작이 가지 않는가?
물론 이 지극히 잔잔한 진행 스토리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뻔한 내용에서 오는 마음 짠한 감정은 뭘로 설명해야 할까?

이들이 모자의 정을 느끼게 된 계기에는 ’엄마’라는 존재를 향한 동일한 아픔에 있다.
어릴적 병으로부터 엄마를 여읜 재수.
어릴적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이 영화 속 여자는 어쩌면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자신의 유년시절의 아픔을 재수에게까지 되물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그리고 재수 역시 그런 여자의 마음을 알기에 여자를 ’엄마’라 부르며 마음을 준 것이 아닐까?

이 둘을 이어준 데에는 어쩌면 아이 아버지의 무차별한 폭력과 행동에도 영향을 받은 듯 하다.이 영화를 보던 나는 아이를 학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크게 분노가 일었다.
어쩜 아이를 저렇게 대할 수 있는 것인가?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의 아버지는 사기죄로 교도소 생활을 하게된다.

그리곤 교도소에 왔다가 돌아가려는 아이를 향해 살며시 미소짓는다.
아이를 그렇게 때리던 사람이 갑자기 돌연 다정해진 아버지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 다소 억지스런 설정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또다른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직 누군가에게 사랑을 준다는 것에 익숙치 못한 듯 싶다고.
아이에게 엄마의 사랑을 주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던 아버지는 아이에게 ’엄마’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집에 데려오는 여자들마다 아이에게 ’엄마’라고 부르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김혜수(엄마 역)와 김영찬(재수 역) 의 연기가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비록 내용면에서는 식상함 소재이고, 다소 억지스러운 내용 전개가 있었지만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금나나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쁘장한 미모로 미스코리아에 당선되고 난 이후, TV 모 프로그램 방송에서 그녀의 얼굴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녀는 더이상 미스코리아 금나나가 아니었다.
하버드 졸업생 금나나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그것도 놀라운 성적으로 상까지 받고서 말이다.


그녀는 도전정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다.
악착같이 공부하고 악착같이 노력했다.
국내 대학을 다니다가 6개월만에 준비를 해서 하버드로 떠난 그녀.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나를 깨닫게 된다.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던 영어공부실력도 그곳에서는 저학년 수준의 영어임을 깨닫는다.  
그러나 거기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과제 하나를 제출하기 위해서 한달전부터 동료뿐 아니라 조교와 교수님들을 찾아가면서 더이상 고칠 게 없는 과제의 모습이 나올때까지 여러번의 수정과정을 거쳤다. 보통사람들이라면 움츠러드는것이 일반적인데 그녀는 오히려 그것을 자신의 발전발판으로 삼았던 것이다.
새벽 4시의 하버드 풍경을 본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새벽 4시. 
하버드인들의 새벽 4시는 일반일들의 새벽4시와는 다르다.
왜 사람들이 하버드를 그렇게도 높게 사는지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녀와 나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게 되었다.
같은 20대인데 그녀가 걸어왔던 길과 내가 걸어왔던 길이 너무나도 다름을 깨달았다.
단순히 어떤 길이냐의 차이 문제가 아니다.
노력의 문제인 것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나 자신에게 많은 채찍질을 하게 했고,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해주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살 것인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잉여처럼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 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어떠한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이미 당신의 앞날은 밝아지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