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수요일, ’로쟈’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서평꾼, 이현우 교수의 수요 런치 인문학 강연이 여의도 와우파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은 ‘무라카미 하루키, 그 숲에 들어가다’라는 주제로, 하루키의 작품을 통해 그의 삶과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무더운 여름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하루키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고픈 독자들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이현우 교수는 이번 강연에 대해 ’하루키를 쫓는 모험의 시작이자 그의 면모와 삶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라고 서두를 밝히면서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던 때는 1989년이다. <상실의 시대>라는 작품이 처음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는데 당시 동유럽 작가였던 밀란 쿤데라와 더불어 하루키는 국내에서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뒀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적 성장 과정을 설명중인 이현우(로쟈) 교수

이 교수는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89년 시작된 동유럽 사회주의의 몰락과 그 시대 대한민국 청년들의 집단적 상실감 등이 하루키 문학의 주제의식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작품에서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목록화 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하루키가 가지고 있는 현실 감각 결여와 사회에 대한 불안감 등을 상징하는데 이러한 그의 자폐적 면모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하루키 문학의 출발점이다.” 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하루키 문학에서 드러난 현실 불안감, 자존감의 결핍 등이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으로서 대중들이 하루키 문학에 열광하고 공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 이현우(로쟈) 교수의 강연에 집중하는 독자들

↑ 하루키 문학에 대한 설명중인  이현우(로쟈) 교수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넓은 강의실에 빈자리 하나 없을 만큼 성황리에 이루어진 이번 강연은 하루키 문학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을 풀어준 단비 같은 강연이었다.

책이 유아동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 아이들이 책을 잘 보기를 원하는 부모들을 위해 ’푸름아빠’ 최희수 저자는 독서 교육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 푸름아빠의 강연을 듣기 위해 송파아트홀을 꽉 채운 독자들

“내 아이가 책을 잘 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욕심으로 넘어가면 안됩니다. 내 마음의 욕심이 있으면 아이는 알게 됩니다. 부모 자신의 성장이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자님은 ’때로 익히고 배우면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했습니다. 무언가 목적이 있어 익히고 배웠던 것이 아닙니다. 그저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지요. 즐거움과 재미로 책을 접한 친구는 공부도 스스로 쫓아가게 돼 있습니다.”

책과 ‘친숙’해지고 ‘놀이’로 여기는 단계를 거친 후 찾아오게 되는 시기가 ‘독립’의 시기라고 한다. 바로 아이 스스로 책을 읽도록 해야 하는 시기이다.

“책은 언제까지 읽어 줘야 할까요? 아이가 ’제가 읽을래요’라고 말하는 시기가 되면 그때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내버려둬야 합니다. 똥을 좋아하면 똥에 관한 책, 자동차를 좋아하면 자동차에 관한 한 책, 자동차를 좋아하면 자동차에 관한 책을 읽게 하세요. 아이가 스스로 끓어 오를 때 ‘긍정’과 ‘칭찬’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긍정은 존재에 대한 인정이고, 칭찬은 과정에 대해 하는 것입니다. 이때 유의할 것은 칭찬의 주인공이 꼭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100점을 받아왔다고 할 때 ‘또 누가 100점 맞았니?’ 혹은 ‘100점 맞았으니 잘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과 아이 자체를 칭찬해줘야 합니다.”

↑ 독서 교육법과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중인 최희수 저자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흔히 범하는 오류들도 바로 잡아줬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줘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아이들은 매일 똑같은 책을 집어 오기도 하고, 수차례 본 페이지만 펼치기도 합니다. 엄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그런 아이를 말려서 억지로 책을 읽어주죠. 그렇지만 ‘창조’하는 엄마는 그 페이지에서 대화를 만듭니다. 그래야 기억이 생깁니다. 어린이들이 책을 물고 빨아도 괜찮습니다. 그런 호기심이 나아가서 공부하는 호기심이 됩니다.”

또한 책을 소리 내서 읽도록 강요하지 말고,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명사만을 읽고 조사를 빼먹는 경우도 있으니 지적하지 말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그러나 올바른 육아를 위해 저자가 근본적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존재 자체의 사랑’과 ‘배려 깊은 사랑’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부모 자신이 본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린 시절의 ’나’와 만나볼 것을 권했다.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 가장 사랑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푸름아빠의 이야기이다.

이것이 <푸름아빠의 아이를 잘 키우는 내면여행>에서 궁극적으로 경험케 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푸름아빠는 개인적인 상처도 진솔하게 함께 나누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6.25 전쟁 영웅으로 술 취하면 폭력을 행사하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때문에 젖먹이였던 자신을 잠시 버렸던 어머니로부터 야기된 상처로 인해 앓던 당뇨를 내면의 자신과의 조우를 통해 극복해 냈던 순간, 그리고 어린 때에 남동생을 잃은 것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고 한 때 공황장애를 앓았던 푸름이 엄마가 치유를 했던 순간까지 경험에서 비롯된 깨우침을 전달했다.

 
↑ 독자들의 질문에 답변중인 최희수 저자

자신의 아이를 키워 낸 경험을 바탕으로 "피 흘리지 않는 혁명을 꿈꾼다"는 푸름아빠의 강의는 예정된 강의 시간을 훌쩍 넘어서까지 이어졌고, 질문도 멈출 줄 몰랐다.

Q TV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나오는 훈육법(의자에 앉혀서 혼을 내는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행동주의에서는 아이를 의자에 앉히고 행동을 고쳐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행동주의는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좋은 버릇을 가르치려다 영혼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행동주의는 엄마가 편하자는 이야기에요. 아이를 통제할 수 없으니까 물리적으로 통제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을 당한 아이는 그 다음 세대에 또 폭력을 대물림합니다. 그렇지만 푸름이 교육법은 행동을 고치려고 하지 않고 ‘존재’ 자체를 인정해 줍니다. 너무 존귀한 존재로서 사랑 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존재로 사랑받은 아이들은 그런 행동까지 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Q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입니다. E-book 등으로 책을 읽는 등 환경이 많이 바뀌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린 아이들은 구체적인 것을 만지고 직접 봐야 합니다. 전자기기를 통한 독서는 중독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체는 직접 정신을 쏟지 않아도 자극을 주니까, 그 자극에 길들여지고 중독되게 됩니다. 어른들은 E-BOOK으로 읽을 수 있지만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벅찰 것 같습니다. TV도 마찬가지로 중독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TV를 일방적으로 자극을 받아들이며 사용하지 않고 대화의 매개물로 쓸 수 있다면 좋은 교육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사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밥장 저자의 <밤의 인문학> 출간을 기념한 한여름 밤 북토크쇼가 망원동 에코브릿지 카페에서 열렸다. 오늘 주제는 ‘도시남녀의 괜찮은 삶을 위한 책처방전, 인생에 꼭 필요한 사치품에 대하여’였다. 매우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카페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 <밤의 인문학> 표지

↑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중인 밥장 작가

저자는 원래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겪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영감을 받았던 책이 바로 테라야마 슈지의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이다.

“일점호화주의는 나만의 사치품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보통 사치품이라 하면 돈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부정적인 관점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치품은 돈 있는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사는 것이다. 사치품의 한 예로 그림을 들 수 있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있으면 행복감을 주는 그림이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사치품이란 것은 개인의 만족감을 주는 어떤 것이다.”

↑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정의하는 밥장 작가

저자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했다.

“라이프스타일은 무엇인가? 제가 아는 교수님이 명확하게 정의한 게 있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시간과 돈을 쓰는 방식이다. 각자 같은 24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그 시간을 쓰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고 각자에게 주어진 돈을 쓰는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택시를 무조건 타야 하는 사람, 아디다스만 입어야 하는 사람, 노트북 없이 작업하지 않는 사람 등 개인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에 따라 한정된 돈과 시간을 쓰지 않는가.”

또한 저자는 현대 사회에 젊은이들에게까지 만연해 있는 안정제일주의에 대해서 언급했다.

“현대의 젊은이들은 안정을 위한 준비만을 일삼는다. 입시, 취업, 결혼, 노후 준비 등. 우리들은 끝없이 준비만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방 접종이 아니라 상처 후에 우리를 낫게 할 ’후시딘’이다. 현대의 우리들은 넘어질 걱정에 뛸 생각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럴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끊임없이 부딪혀 생긴 그 상처를 낫게 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사치품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는 청중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자신의 사치품들을 소개했다. 그의 첫 번째 사치품은 ‘오피스 의자’이다. 비록 저렴한 가격의 제품은 아니지만, 내가 작업할 때 큰 만족을 주는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할 가치가 있는 사치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스탠드, 소파, 오디오 등을 통해 그의 일점호화주의적인 삶을 엿볼 수 있었다.

↑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가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