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L이라는 출판사가 좋다. 전부터 알고 있는 출판사는 아니지만, 이번 책으로 인해서 아주 좋은 인상을 남겼다. 마음의 샘을 깊이는 철학동화 맨발이 싫증이 난 늑대. 문명이라는 주제로 우리 아이가 깨달을 법한 이야기를 어수룩한 늑대를 통해 일러주는 책이다. 물론 이제 막 세돌을 보낸 네살배기 우리 딸에겐 그저 재미있는 늑대의 해프닝이지만, 초등 저학년들이 읽기에 아주 적절하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보인다.

책의 캐릭터인 늑대도 너무 귀엽고 특이해 우리 아이가 잠을 잘때도 품에 안고 자고 싶어할 지경에 이르렀다. "늑대야 같이 자자~ 너는 안 무서운 늑대구나~"

책의 내용을 간추리자면, 맨발로 하루종일 뛰어 논 늑대의 발이 퉁퉁 붓고 피곤해 지자 이젠 더이상 걷지 않겠다고 친구들에게 선포를 한다. 그 뒤로 1월, 2월, 3월부터 12월까지 맨발이 아닌 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총 12가지의 탈것들을 시도해보며 일어나는 좌충우돌 해프닝이 생긴다. 다소 불운해보이는 우리 늑대 루는 여러가지 난관에 부딛히며 탈것들을 포기하기에 이르고 결국은 맨발로 다시 다닌다는 내용이다. 늑대 루가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고 여러움에 봉착할때마다 우리 아이는 슬퍼함과 동시에 늑대의 어리숙함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1월엔 산악자전거를 탔지만 바퀴가 뻥 터지고, 2월엔 스키를 탔지만 소나무를 들이받아 병원신세를 진다. 3월엔 자동차를 빌리지만 역시 하루종일 운전만 하게되자 온몸이 쑤셔서 자동차를 안타게 되고, 4월엔 오토바이 5월엔 롤러스케이트 6월엔 마술장화 7월엔 기차, 8월엔 트렉터 9월엔 황금마차 10월엔비행기 11월엔 배를 타지만 각각 상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져 늑대 루는 계속 아프고 슬프고 도망간다. 결국 12월에 산타할아버지가 루에게 순록이 끄는 하늘을 나는 썰매를 태워준다하니 우리의 루는 이렇게 말한다."아, 산타할아버지. 참 고마워요. 하지만 그냥 갈게요. 이렇게 두 발로 또박또박 걷는게 얼마나 좋다고요!".

책을 처음 받자마자 신이난 우리 아이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첫장. 늑대 입이 길다며 재미있어한다. 그리고 늑대의 친구들을 보고 누가누가 무서운 친구냐고 물어본다. 역시 아이에게 늑대라는 동물은 무서운 숲속친구로 소개가 많이 된 터라 이른 나이임에도 편견이 잡혀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란다.

기차를 탔던 루가 인디언에게 잡혀서 나무에 묶인채 위협을 당하자 우리 수민이가 말한다.

"엄마 나는 저번에 기차 탔는데, 인디언이 나 안잡아가 갔어!"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우르르 쾅쾅 난기류에 흔들리며 루가 괴로워하는 장면을 보자

"엄마 나는 비행기타서 번개가 우르릉 쾅쾅해도 안 무서워할거야!"라고 말하지만 그 눈빛은 이미 겁먹었다. ㅋㅋㅋ

 

루가 배를 타고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 페이지에선 배를 꼭 짚으며

"엄마, 나도 배 타보고 싶어"라고 말했고

산타할아버지의 눈썰매를 사양하는 루를 보더니

"엄마 나는 산타할아버지 썰매 타고 싶은데.."라고 말했다.

이 책은 내가 처음 고를 당시에도 탈것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보고 수민이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이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 네살 아이에게 탈것들은 대부분 신이나고 한없이 신기하며 즐거운 것들이다. 그렇다보니 늑대인 루가 12달 내내 바꿔가며 타고 신은 것들이 우리 아이가 책을 읽으며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생각하게 것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책에 대해서 칭찬할 것이 일년 열두달을 덩달아 가르칠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1월 2월을 헤아리기 어려운 나이이긴 하지만 앞으로 계속 읽어주며 이야기 해준다면 자연스럽게 1년 열두달을 깨우칠 것이다. 그리고 책속의 그림으로도 사계절을 배울테고, 우리 아이가 언젠가는 문명이라는 것이 우리를 편리하게 하지만 또 그만큼 우리를 다치게 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책 읽어주는 엄마로써는 최근 읽어주었던 그 어떤 책보다 이 책에 대해 칭찬을 하지 않을수가 없을 만큼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기전 우리 수민이가 그런다.

 

"엄마 나 이번엔 이 책 읽을래."

늑대시리즈와 함께 용시리즈도 사줘야 할까 보다.

우리 아빠는 위암환자였다. 그리고 아빠의 가족은 전멸이라고 말해도 부족할 만큼 암에 대한 가족력이 아주 강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아빠와 무척이나 닮았다. 성격도, 체질도, 먹는 것도.. 그래서 나는 늘 '나도 언젠가는 암에 걸릴 것 같다.'라는 준비아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상상에 빠질때도 있다. 내가 암에 걸린다면? 암환자로 살아간다면?이라는 가정하에서 나는 그것을 얼마나 담담하게 받아들일것이가 또 어떻게 극복해 나갈수 있을까 등등의 상상을 하다보면 가슴이 죄어오곤 한다.

우리 아빠는 아빠의 다른 형제들과 달리 위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행운인지 아빠의 노력인지 병원으로부터 졸업장을 받고 당당히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내 나이 서른 여섯, 두아이를 낳고 이제 점점 노화되어가는 속도가 빨라져간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암을 이긴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선택했다. 사실 황병만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고 또 제목만 보고는 암을 이기는 습관에 대해서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접했는데, 이 책은 반나절정도면 너끈히 읽고도 남을만큼 쉽게 써내려간 에세이 같은 느낌이다. 다 읽고 난뒤에 다시 앞장으로 책을 돌려 목차를 보고서야 암을 이긴 7가지 습관을 정리할수 있었다.

황병만이라는 사람은 대장암4기 진단후 18년뒤 다시 위암 4기 진단을 받아 수술을 했고 그로 인해 장기 8개를 들어내는 수술을 했음에도 건강하게 살아서 등산과 마라톤까지 해내는 불굴의 아니 행운의 사나이이다. 어떻게 장기 8개를 들어내고 일부는 또 절반만 갖고서 살아갈수가 있는지.. 아무리 작가가 암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손 치더라고 이것은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절대 불가한 일일것만 같다. 하지만 암환자로서 암을 극복해 내는 습관을 정리해서 말해주고 있는데 내가 암환자라면 무조건적으로 그의 말을 따를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암을 이긴 7가지 습관은 첫째, 생존률 1퍼센트여도 살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둘째 산에서 은둔생활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라. 셋째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라. 넷째 직업을 갖고 부지런히 일하라. 다섯째 운동은 숨 쉬는 것처럼 꾸준히 하라. 여섯째 체중, 운동량 등 매일 건강상태를 기록하라. 일곱째 절대로 원망을 하거나 화를 내지마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7가지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절대긍정의 마인드 컨트롤과 운동과 식품섭취라고 본다.

내게 가장 약한것이 역시 마인드컨트롤과 운동과 식품섭취인듯 하다.

아직은 건강하리라고 믿고 있는 내 몸. 그것이 암에 의해 정복당하기 전에 내 몸을 지키기 위해서 행해야 하는 습관 또한 암을 이긴 습관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선은 자연과 함께하는 등산 혹은 걷기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균형잡힌 저염식,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책을 덮었다.

 

우리 아이는 깜깜한 것을 무서워한다. 화난 엄마의 얼굴과 목소리도 무서워하고 개미와 파리를 제외한 모든 벌레를 무서워하고 심지어 낯선 남자들은 모조리 다 무서워한다. 나도 어린시절 밤에 가는 화장실은 괜히 무서워서 변기에 앉아서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기 일쑤였으니,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은 그것이 무엇에 기반한 것이든 그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기 전에는 극복하기가 어려운것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깜깜한 밤, 무서운 꿈, 꿈틀거리는 벌레, 나를 항상 따라다니는 검은 그림자, 병원의 주사기, 친구의 화난 얼굴, 엄마 아빠의 맴매를 다루며 아이들의 공감을 얻어가며 궁극적으로는 엄마 아빠가 곁에 있으니 안심할수 있도록 유도하는 긍정심리동화이다. 

우선 우리 아이도 이 책의 겉표지를 처음 보고는 웃으면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무서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무서워 하는 주인공 훈이의 모습, 그리고 무서운 귀신같은 그림들을 보자 점점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나중에는 고개를 못들고 있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책을 읽어주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너와 공감한다는 뉘앙스의 말로 아이와 책속의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하자 그 작은 입으로 "나는 벌레 안무서운데? 나는 혼자서도 잘 잘수 있어. 나는 그림자 안무서워요! 나는 애벌레랑 같이놀자 하면서 같이 놀수 있어"라고 말하는 우리아이. 사랑스러움의 극치를 달린다.

책을 다 읽고서 마지막엔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괜찮아 아빠가 있잖아"라고 이야기를 해주자 방긋웃는 우리 아이.

그리고 용감하게 혼자서도 잘 잘수 있는 주인공 훈이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자신은 용감하다고 뿌듯한 눈빛으로 이야기를 하는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두번 세번 네번 다섯번을 읽어달라고 하니, 읽어주는 엄마의 마음이 정말 기뻤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면, 처음에 한번 아이에게 읽어주고 나니 온통 무서워 무서워하다가 끝나는 책 같아 이게 뭐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시 읽어주고 또 읽어주다 보니 이 책은 책을 그저 읽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장 한장 한장을 넘기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기회를 주고있는 듯 했다. 아이가 무서워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것은 무서워 할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 줄수 있는 기회, 그리고 엄마도 아가였을땐 그랬어 라고 말해주며 아이가 갖고 있는 감정이 자연스럽고, 너와 같은 생각과 느낌을 갖고 있다는 공감대 형성을 하기도 좋은 책인 듯하다.

책에서 만난 무서운 애벌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다음에 길가에서 만나는 벌레를 봤을때 우리아이가 무서워!하고 도망갈지 아니면 벌레야 안녕?하고 인사를 할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