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다 알아요

글.그림 : 멜라니 폴로리안 [출판사:예꿈]

1. 책을 받고

생각했던 것보다 책크기가 커서 좋았어요.

큼직한 정사각형 모양의 책입니다. 실제로 책을 보니 그림이 더 선명한게 너무 예쁜거 있죠.

내용도 그림도 너무나 아름다운 책입니다. 책의 주인공 수지를 처음 만난 날 아들에게 "수지 예뻐?" 하고 물으니 "예뻐"라고 대답하네요.

하하...엄마가 예쁘다면 저도 따라 예쁘다고 하는 아직은 어린 아들입니다. ^^

2. 책의 내용

책의 주인공 수지는 아빠, 엄마, 할머니...의 모습을 조금씩 골고루 닮은 예쁜 아이예요. 할머니는 여기저기 조금씩 닮은 모습이 조각을 이어 붙인 조각이불 같다고 수지를 조각이불이라고 부른대요.

수지는 할머니를 참 좋아해요. 할머니가 끓여주시는 스프는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구요.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가 침대에 누워만 계시더니 결국 슬픈 일이 일어나고 말았어요.

할아버지, 아빠, 엄마 모두 슬픈 얼굴인데 입을 꾹 다물고 아무 이야기도 해주지 않아요.

땅꼬마 수지도 다 아는데 말이죠. 수지는 대신 그림을 그립니다.

엄마가 안아 주자 엄마가슴에서는 눈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이 납니다.

수지는 할머니가 낮잠을 아주 오래 주무시는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엄마의 귀에 대고 그렇게 속삭여 줍니다.

엄마가 수지를 안고 울자 수지는 나도 다 아니까 울어도 된다고 엄마를 향해 말합니다.

수지는 하늘나라 침대에서 낮잠을 주무시는 할머니를 그렸답니다.

할머니가 덮고 주무실 예쁜 조각이불도 함께 말이죠

3. 책을 읽고

보통 책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를 다뤄 주어서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 우리 어른들은 아이에게 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 줘야할지 난감할 수 밖에 없겠죠.

이런 상황이 누구에게나 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생각은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수지의 눈을 통해 할머니의 죽음이 정말 가슴 따뜻한 동화로 태어났어요.

땅꼬마 수지를 보니 우리의 생각보다 아이들은 더많이 어른스럽고 어른들의 세계를 많이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슬퍼하는 엄마에게 나도 다 아니까 울어도 된다고 말하는 수지의 모습은 어른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 정도로 훌쩍 커버린 수지의 모습이네요.

수지는 어른들이 입을 꾹 다물고 아무 얘기도 해주지 않았을 때 서운함을 참으며 그림을 그렸어요.

그모습이 한편으로는 대견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애처롭더군요.

수지는 할머니의 죽음을 나름대로 낮잠을 주무시는거라 생각했어요. 단지 그 낮잠이 아주 오랜 잠일뿐....

어쩌면 아이로서 당연한 생각이겠다 싶기도 했어요. 낮잠을 주무신다 생각했기에 그런 할머니를 위해서 그림을 또 그립니다.

그 그림이 저는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날개달린 하늘나라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인데요.

수지를 조각이불이라 불러주며 사랑해주던 할머니를 위해 예쁜 조각이불 그려 넣는 것도 잊지 않았죠.

수지 그림 속의 할머니는 슬프지만 결코 슬프지만은 않은 할머니의 모습이었어요. 게다가 수지는 예쁜 조각이불까지 준비했으니 할머니는 더욱 포근한 잠을 주무실 수 있겠죠.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참 따뜻합니다. 그림도 색감도 내용도..모두모두요...

가을냄새가 물씬 나기도 해요. 이제 가을 다 가고 겨울인데  가을의 끝자락에 만난 너무나 예쁜 동화였습니다.

4. 책의 마지막에

책의 맨 마지막에 유익한 정보가 담겨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 아이에게 어떻게 이해시켜 줘야 좋을지가 나와 있습니다.

아이가 상처를 덜 받는 길은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거라고 하네요. 조용한 장소에서 아이가 믿고 따르는 어른이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이야기해주고 아이가 충분히 질문도 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하네요.

아이에게 꼭 이야기해줘야하는 6가지가 있습니다.

1. 누구도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것.

2. 죽은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

3. 죽은 이가 아이를 무척 사랑했다는 것.

4. 아이는 변함없이 사랑 받을 것이고, 누군가 계속 돌봐 줄 것이라는 것.

5. 화나는 감정은 당연한 것이니 울어도 된다는 것.

6. 즐겁게 놀고 웃어도 된다는 것. 계속 슬픔에 빠져 있을 필요는 없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게 죽은이에게 사랑을 주는 거란 것.

아이는 감정표현이 서툴러 말로 다 표현을 못 하다보니 슬픔 앞에서 여러가지행동으로 표출을 한다고 해요. 보채거나, 잠투정한거나, 화를 내거나..등등... 혹 이런 당황스럽고 슬픈 상황을 만나게 된다면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아이와 솔직하게 마음을 나눠야겠습니다.

이책을 통해 알게 된것 처럼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아이에게 알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여 그런 일이 생긴다면 수지를 떠올리며 아이의 마음을 잘 만져주겠습니다. 

유익하고 가슴 따뜻해 지는..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