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영 시리즈의 하나이다. 해티는 커다른 검정 암탉이었다. 어느날 아침 그녀는 위를 쳐다보고 말했다. '오 맙소사' 그런데 이때 쓰인 "Goodness gracious me!' 는 'Oh, my god!'라는 뜻의 매우 오래된 표현이다. 또한 다음 장에서 거위가 말하는 'Good grief'도 같은 표현이다. 어쨌든 '오 맙소사! 나는 덤불속에서 코를 볼 수 있어.' 암탉이 말했다. 'Good grief' 거위가 말했다. ' Well, well!' '됐어, 됐어' (별일 아니야) 돼지가 말했다. '누가 신경쓴담" 양이 말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말이 말했다. '다음엔 뭐야? ' 젖소가 말했다. 해티가 처음엔 코, 다음엔 코와 두개의 눈, 그 다음엔 코와 두개의 눈, 두개의 귀 또 그다음엔 코, 두개의 눈, 두 개의 귀, 그리고 두 개의 다리......코, 두개의 눈, 두 개의 귀, 두 개의 다리, 몸, 네 개의 다리, 그리고 꼬리, 이렇게 반복되면서 추가되는 여우의 몸이 나온다. 마침내 '여우다, 여우다!' 소리치며 암탉은 근처 나무로 재빨리 날아가고, 거위, 돼지, 양, 말이 놀라서 흩어진다. 하지만 젖소가 '음메' 하고 크게 울자, 여우가 놀라서 도망을 친다. 그리고 그들 모두는 너무 놀라 오랫동안 아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 책은 유치원 아이들에게 크게 읽어 주기에 좋은 책이다. 역할 놀이를 하기에도 좋다.

  김애란 작가는 80년생이고 나와는 띠동갑의 나이 차가 난다. 하지만 10년동안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상황은 왜 이렇게 똑같은가? '도도한 생활'에서 반지하 생활이 나오는 장면을 읽을 때 나는 24살에 신림동 반지하방에서 보냈던 그 시절이 생각났다. 장판밑으로 물이 질척질척 하고 눅눅한 습기로 연탄불도 붙지 않고, 벽에 걸어 놓은 옷에 곰팡이가 필 지경이니 바닥의 책이나 벽지에는 말할 것도 없이 푸르딩딩, 거무스름한 곰팡이가 폈었다. 그래서 내 몸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과외받던 머슴애들이 말해서 지금까지도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다. '자오선을 지나갈 때'는 그 시절의 내 일기장을 읽고 있는 듯 했다. 그랬다. 나도 청춘의 여러 해를 노량진 고시촌에서 미래를 답답해하며 보냈다. 학원비를 내고 강의를 듣고, 어두컴컴한 독서실 스탠드의 창백한 형광등 밑에서 연습장에 두서없이 낙서를 해 가면서, '과연 될까' 확신도 없으면서도 참고서와 문제집을 사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오뎅과 떡볶이와 김밥을 사 먹고, 막막함과 우울함으로 가득 찬 마음을 안고 노량진 육교를 오르내리면서 외진 골목길까지 혼자 걸어다니곤 했었다.

  '침이 고인다' 를 읽으면서는 돈이 아까워 독방을 쓰지 못 하고 기숙사 방을 나누어 쓰면서 겪었던 룸메이트와의 힘든 동거 생활이 생생하다. 또한 주인공이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순간들을 나열할 때는 나의 경우를 되돌이켜 볼 수 있었다. 나는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을 켤 수 있고, 겨울에는 따뜻한 난방을 할 수 있으며, 예쁜 옷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 입을 수 있고, 샴푸나 생리대나 치간 칫솔이나 커피 믹스나 액상 요구르트 같이 생활 필수품이지만 약간 비싼 물품을 살 때 마음 편히 지불할 수 있으며, 읽고 싶은 책을 카드로 그다지 부담감없이 결재할 때, 가끔 비싼 신발도 살까 말까 망설일 선택권을 가졌다고 생각할 때, '맘만 먹으면 명품 가방도 살 수 있지만 안 사고 아낀 돈으로 가족들에게 돈을 쓰는 게 기뻐' 라며 스스로를 위로할 때, 우리 아들에게 삼겹살이며, 피자며 돼지갈비며 먹고 싶어 하는 것을 사줄 수 있을 때, 우리 엄마에게 돈을 정기적으로 보내드릴 때 등등 일상의 많은 순간들에서 나는 내가 돈을 벌어서 안도감이 들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글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가난한 젊은 여성들과 그 시기를 통과하여 중년에 다다른 가난했던 여성들의 자화상같은 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늙은 구두장이가 있었다. 그의 낡은 구두방은 좋지 않았고 그는 많은 돈을 벌지 못 했다. '한 켤레의 구두만 만들수가 있어' 그가 말했다. '늦었어요. 아침에 만드세요' 그의 아내가 말했다. 아침에 그들이 내려오자 테이블 위에 무언가가 있었다. 구두였다. '보시오, 요술이야!' 구두장이가 소리쳤어요. 그가 창문 안에 구두를 내놓자 한 숙녀가 보고 '아름다운 구두에요. 제가 그것을 사야만 해요. 여기 세 개의 금화가 있어요' '세 개의 금화!, 나는 더 많은 구두를 만들 수 있어. 두 켤레의 구두를 더 만들 수 있어.' 그는 밖으로 나가 더 많은 가죽을 샀어요. '나는 두 켤레의 구두를 더 만들 수 있어' 구두장이가 말했어요. '늦었어요. 아침에 만들어요' 그의 아내가 말했어요. 아침에 그들이 내려오자 테이블 위에 두 켤레의 구두가 있었어요. '보시오! 더 많은 요술이야!' 구두장이가 외쳤어요. 그가 창문 안에 구두들을 내놓자 한 신사가 '오 아름다운 구두군! 내가 그것을 사리다. 여기 6개의 금화가 있소' 이런 식으로 구두장이는 9개의 금화를 벌었어요. 그런데 문득 '누가 이 모든 구두를 만들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날 밤 그의 아내와 함께 숨어서 기다렸어요. 자정이 되자 그들은 두 명의 작은 요정들을 보았어요. 그 요정들이 들어와 아름다운 구두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밤새도록 그들은 일하고, 일하고 일했어요. 구두장이와 그의 아내는 지켜보았어요. 아침이 되어 요정들이 떠나자 구두장이가 '우리는 이제 누가 우리를 돕는지 알았어. 우리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알았다. 그들을 위해 옷을 만들어요.' '오, 네' 그의 아내가 말했다. 밤이 오자 그들은 테이블 위에 옷을 두고 숨었어요. 요정들이 달려 들어와 ' 이게 뭐지? 우리를 위한 거야.' 그들은 새 옷을 입고 춤을 추고 , 추고 또 추었어요. '이제, 우리가 떠나야 할 시간이야. 그들이 알아버렸어. 잘 있어요. 아저씨!' 요정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구두장이는 좋은 구두를 만들고 열심히 일해서 그의 가게는 번창하고 그는 행복했어요.  

  전형적인 동화이다. 해피 엔딩이라 너무 좋다. 아이들에게 강추할 만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