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베스트 셀러가 된 지는 오래 되었지만 조금 읽다가 전혀 내 취향이 아닌 것을 깨닫고 읽기를 멈추었었다.

  이 책을 읽다가 내가 평소에 종종 생각해 왔었던 '전생이란 있는 것일까?' '나는 전생에 무엇이었지?' '전생이 있다면 내가 무엇을 그리 많이 잘못했기에 나는 이렇게 외롭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은 많이 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천국이 존재하는지도 전생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 생을 최선을 다해 살다가 죽음이 다가오면 그 순간 내 육체는 물질로 변해 썩어갈 것이고 나의 기억, 나의 영혼은 무로 흩어져 사라지지 않을까? ' 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 천국이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살다가 소천하신 목사님, 끊임없이 윤회를 거듭하는 삶을 묵묵히 걸어가면 이 생의 고난이 그녀를 더욱 더 성숙하게 이끌어 줄 것이라고 말하던 호주 아줌마 케이트, 신도 천국도 믿지 않고 오직 삶이 현생에만 있다고 여기고, 불치병에 걸려 고통받다 결국은 죽음을 택한 나의 혈육......

  코엘료는 전생을 철석같이 믿고 있고, 알레프에서 그것을 직접 보는 체험을 했고, 그리고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설사 전생이 있다고 믿는다고 해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전생을 알고, 과거에 지은 죄를 참회할 수 있고,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미움과 증오와 질투와 복수를 넘어선 사랑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정말 가치있는 일이다. 전생과 현생과 미래를 거쳐 계속될 우리의 삶에서 그것만이 우리를 소통하게 하고, 진정으로 영속될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에 주인공인 나는 힐랄에게 강물같이 흘러가는 사랑을 한다고 말할 수 있었으리라.

  우리도 누구나 주인공처럼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동물들은 옷을 분명히 입지 않아야 해. 왜냐하면 고슴도치에게 그것은 재앙이 될 수가 있어. (가시가 옷을 뚫고 찢어진 그림), 왜냐하면 낙타는 엉뚱한 곳에 그것을 입을 수가 있거든, (두 개의 혹에 모자를 쓰고 있는 그림), 왜냐하면 뱀은 그것을 잃어버릴 수가 있지, 왜냐하면 쥐는 그 속에 갇힐 수도 있어, (큰 모자 속에 푹 파묻힌 쥐의 그림), 양은 그것이 끔찍하게 덥다고 생각할 지도 몰라,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모자를 쓰고 머플러를 두르고, 스웨터를 입고서 혀를 빼고 헉헉거리는 양의 그림 ), 왜냐하면 그것은 돼지에게는 매우 더렵혀질 수가 있어, 왜냐하면 그것이 암탉의 삶을 매우 어렵게 만들수도 있어( 계란이 바지 속에서 툭 튀어나와 있는 모습), 왜냐하면 캥거루는 그것이 꽤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주머니 달린 외투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새끼 캥거루의 그림), 등등등. 그리고 계속해서 기린, 염소, 바다표범, 사슴, 주머니쥐, 코끼리 등이 옷을 입지 않아야 되는 이유들이 나온다. ㅋㅋ 그림이 매우 재미있고, 동물들이 매우 귀엽고 우스꽝스럽다.  가장 신기한 것은 거꾸로 매달려 사는 주머니 쥐가 옷을 위아래 거꾸로 입고 매달려 있는 그림이다. should, might, would, could 를 배울 수 있는 문장들이 열거되어 있다. 동물들을 좋아하는 어린 유아들이나 유치원생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하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귀엽다.

  이 책은 미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정도 되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엄청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상당히 어려웠다. 어느 부분은 술술술 막 읽혀졌으나 어느 부분은 익숙치 않은 많은 어휘들이 막 쏟아져 나와서 그걸 다 찾아 읽으려니 진도가 더디고, 그러다 보니 손에서 놓게 되고 해서 반을 채 못 읽었다. 그래서 앞부분을 거의 다 까먹을 지경이다. 하지만 내용이 참 재미있고, 다음엔 어떤 내용이 전개될 지 궁금해졌다.

  주인공 아므리는 생일 선물로 그의 형 길런으로부터 오래되고 평범한 컵찬장을 받는다. 그것은 그의 형이 선물을 살 돈이 없자 궁여지책으로 준 선물이다. 그리고 엄마가 외할머니로부터 받은 열쇠를 찾아 그 컵보드에 꽂자 이상하게 딱 들어맞는다. 그래서 그 찬장안에 그의 절친 패트릭이 준 플라스틱 인디언 인형을 넣어 두고 잠이 든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찬장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어, 그 찬장을 열어보니 살아있는 인디언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엔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그 인디언 인형은 17세기나 그 언제쯤 실제 살았던 진짜 인디언이었는데 과거로부터 어떤 매직에 의해 되살아난 것이다. 그는 아내도 있었고, 사냥도 했었고, 자기가 살던 집도 손수 짓고, 농사도 짓던 용맹한 인디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탈 말도 만들어주고, 불을 피워 고기도 구워먹을 수 있도록 쥐똥나무 울타리에서 나무 조각도 찢어 온다. 바야흐로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아므리의 어드벤처가 계속 된다. 그의 비밀을 알게 된 패트릭도 자기만의 인디언 용사를 원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읽은 부분이다. 빠른 시간내에 다 읽고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