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온 몸이 다 아프고, 기력이 없어 집중할 힘이 없기때문에 공부를 못 하고 있는 와중에도 'Grammar in use intermediate' 를 정말 공부하고 싶었다. 'Basic Grammar in use'는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어언 30년이 된 내가 보아도 될 정도로 직접 회화에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는 예문들이 정말 훌륭하다. 그래서 더더욱 'Grammar in use intermediate' 책이 읽고 싶다.

  드디어 이 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역시 명불허전이라더니 정말 좋은 책이었다. 뒷부분 구동사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실생활과 영어 독해에서 매우 유용한 표현이 딱 필요한 만큼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실려있었다. 어떤 책에서는 별로 잘 쓰이지도 않는 표현이 들어있어 그 표현까지 익히다보면 외국인 학습자로서 질리기도 하고 이런 표현까지 외워야 하나 회의가 들어 공부에 흥미를 잃기 일수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설명이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되어 있다. 한국어판이 나와서 영어 독해 실력이 좀 부족한 사람도 충분히 혼자 독학할 수 있는 점이 무엇보다 장점이다. 미친듯이 열공해서 끝까지 공부를 마쳤다. 다 공부하고 나니 내 실력이 쑥 는게 느껴진다. 영어 문장을 읽으면서 해석을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could have pp, would have pp, might have pp 와 같은 표현의 뜻을 정확히 알게 되었고 기본적인 것을 다시 짚어볼 수 있었으며 영어 문장의 기본 구조를 확실히 익히게 되었다. 공부를 하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정말 좋은 책이다.

  '어린 왕자'에 대한 서평은 너무 지나치다 할 정도로 많을 것이다. 새삼 돌이켜보니 초등학교때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 서문에서도 침이 마르지 않는 찬사가 씌여 있었다. 하지만 읽어본 경험으로는 '이게 뭔 소리야? ' 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진학하여 불어로 이 책을 읽게 되었었다. 대학 2학년때의 교재였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불어 원서로 이 책을 읽게 되자 비로소 이 책이 받은 그 많은 헌사가 거짖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영어로 된 책도 있다. 내 생각은 원래 불어로 씌여졌던 책을 영어 공부를 위해 영어판으로 읽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그냥 '어린 왕자'를 읽고 싶어 읽는다면 차라리 한글 번역서가 더 나을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리에겐 불어나 영어나 비슷하게 보이는 언어이므로 영어 표현이 원래의 표현인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는 중편 분량의 소설이다. 흔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말하여진다. 나는 20년도 전에 불어로 된 글을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천천히 그 불어 발음과 내용을 음미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 발음의 아름다움과 대사의 감동이 뼈에 저리는 듯 하다.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그림도 잊을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이 책은 시는 아니지만 마치 시처럼 여겨진다. 불어 발음 자체가 워낙은 듣기에도 시적이지만 내용 하나 하나가 별처럼 빛나기 때문이다. 불어치고는 내용이 쉬워서 초보자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니 한 번 원서로 읽기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주머니속의 작은 도서관' 시리즈들 중의 하나이다. 가격도 4000원이고 책의 크기도 점퍼나 코트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다. 이 책을 사던 날 나는 무척 외롭고 쓸쓸했다. 그래서 기분 전환을 하려고 서점을 어슬렁 거리다가 두꺼운 책을 읽기엔 체력과 시간이 모자라고, 주말에 남는 시간은 조금 있고 해서 사게 된 책이다. 이 글의 차례중 5부 '사랑은 영혼조차 변화시킨다'를 읽어보았다. 왜냐하면 세상에 태어나 짝사랑이든 쌍방간의 사랑이든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편역자도 말했지만 이 내용이 400년이 흘렀다고는 믿기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사랑은 인간의 본성이므로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 필요한 것은 지혜이다. 그냥 마음속에 담기지도 못 하고 귀로 들어왔다가 귀로 나가는 잡다한 지식 나부랑이가 아니다. 아포리즘은 그러한 지혜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세르반테스가 살면서 체득한 빛나는 지혜의 말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 그는 천재였을 것이다. 타고난 천재가 삶의 간난신고를 겪으며 길어올린 지혜의 말이니 그 가치를 모른다면 모를까 그 가치를 알 수 있을 정도의 경륜과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가치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 책이 매우 작기는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다 읽지는 못 했다. 그래도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용이 짧기도 하려니와 촌철살인의 지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많은 교육을 받지는 못 했던 어른들이 살면서 경험으로 체득한 사실을 말씀하실때 그 말속에 진실과 지혜가 담겨있는 것과 같다. 스페인 사람들도 배운 사람이나 무식한 사람이나 다 아포리즘(경구)를 즐겼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