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우리 아들에게 사 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읽은 소감을 우리 아들에게 쓰게 했다.

 

 이제 내가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게 되어 물리와 화학 문제집을 몇 권 사기로 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선생님께 여쭈어보니 예습을 하려면 개념 해설이 잘 되어있는 문제집과 문제 위주의 문제집을 사 병행해서 풀면 좋다고 조언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며칠 후에 친구와 같은 책을 사서 공부하기로 약속하고 인터넷에서 문제 위주의 책을 고르다보니 이 책이 적당한 것 같아 인터파크에서 주문하였다. 집으로 배달되어 온 책을 처음 보았을 때엔 기분이 매우 좋았다. 항상 그렇듯이 새 책을 사면 당장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 같고 책을 보는 즉시 완독하리라는 마음이 불끈 솟아오른다. 몇 달 앞으로 다가온 3월 모의고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문제집을 푸는 것은 수월치 않았다. 모두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운 내용의 연속이었지만 개념이 덜 완성된 것이 있었고 이미 배운 것보다 한 단계 더 깊어진 내용도 있었다. 그런 이유로 풀기가 까다로운 부분은 정답지를 보거나 같이 산 개념 해설이 잘 되어있는 문제집을 보고 풀었다.

  이 책은 예습을 하기에는 좀 적절치 않고 복습을 하기에는 좋은 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고등학교 2학년, 3학년에 올라갈, 물리가 약간 부족한 학생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이 책을 중고도서로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그런데 100만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 품절되어 살 수 없다고 되어 있다. 1학년 교과서도 본 적이 있는데 닥터 수스의 'Hop on pop' 도 실려있었고 '배고픈 애벌레' 도 실려 있었다.

  5학년 교과서에는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시리즈중 '빨강머리 리그' 가 실려 있었고, 지난 가을 내가 읽은 적이 있는 '별을 헤아리며' 도 실려 있었다. 또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미국의 여류 비행사 '에밀리어 에어하트' 의 사진 전기도 수록되어 있었다. 삽화도 멋지고 내용도 환타스틱하고 단어도 어렵지 않아서 추운 밤 따끈한 방바닥에서 누워서 사전 찾는 수고로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검색을 하다보니 grade 6 보다 grade 5 가 더 유명한 것 같았다. 미국 초등 교과서 라고 광고 뜨는 것을 보면 모두  이 책 grade 5 가 있었다.

  삽화도 훌륭하고 내용도 여러 장르를 망라하여 다양하고 초등학생이 읽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웬만한 어른이 보기에는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드보드로 만들어져 있어 누워서 읽어도 찢어지지 않고 튼튼해서 좋다. 오래 보관할 수도 있고 책의 질도 눈이 피곤하지 않은 종이로 되어 있다. 이 겨울 좋은 책을 읽게 되어서 기쁘다. 항상 그렇듯이 내가 먼저 읽고 우리 아들도 읽게 해야 겠다. 내가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독서는 참 좋은 취미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곤함과 어려움이 없으면서도 외로움을 달래주고 기쁨을 주고 또한 상대적으로 그다지 비싼 돈이 들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 온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고등학생 심지어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다.

  어떤 책들은 유명세가 있어서 집어들었는데 읽기가 힘든 책들이 있다. 이야기 전개가 재미가 없고 뚝뚝 끊긴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의 최대 강점은 일단 화자의 이야기가 누에의 똥꼬에서 실이 술술술 나오듯이 이야기 전개가 부드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용이 뭘까' 무지 궁금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세계적 감독인 이안 감독이 파이 이야기를 영화화 했다고 하니 더 궁금해 져서 이 책을 주문해서 읽게 되었다.

  주인공 파이는 인도에 살던 소년이다. 그의 아버지가 동물원을 운영하였으나 1970년대 중후반쯤 캐나다로 이주하게 된다. 그는 우선 특이한 소년이다. 그는 모든 신을 사랑하고 싶다고 한다. 기독교의 예수님도, 이슬람의 알라신도, 힌두교의 각종 신들도.....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시간에 맞추어 메카를 향해 절하기 위해 카펫을 가지고 다니고 힌두교 사원에 가서 예식을 올린다. 심지어는 무신론자인 생물교사의 영향을 받아 생물학을 전공하기도 한다. 또한 그의 부모들도 그의 의견을 존중하여 그가 하는 일들을 그다지 반대하지 않는다. 많은 종교가 공존하는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진 인도인들답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들은 그들이 가진 각종 동물들을 미국과 일본과 싱가폴과 필리핀의 동물원에 팔고 남은 동물들을 배에 싣고 캐나다로의 이민길에 오른다. 그런데 그만 배가 조난되고 만다. 그래서 7~8 미터 되는 구명보트에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벵골 호랑이와 함께 남겨진다. 먼저 하이에나가 부상당한 얼룩말을 잡아먹고 ( 그 과정이 너무 처절하다), 그 다음 오랑우탄 오렌지의 목을 잘라 잡아먹고, 그 다음엔 벵골 호랑이가 하이에나를 잡아먹고 파이와 호랑이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한 파이의 투쟁...

  조난 227일만에 파이가 멕시코 연안에 닿는다. 침춤호의 마지막 생존자에 대한 조사를 하기 위해 일본인 조사관과 조수가 파이를 찾아오지만 그의 이야기를 믿지 못 한다. 파이는 다른 버전의 생존수기를 들려준다. 이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재미있다. 길고 추운 겨울 밤 읽기에 적당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