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인간관계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이걸 사람들은 왜 고민하나 싶을 때도 있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 친구와는 친하게 지내고 아닌 친구랑은 데면데면 지내면 되었으니까.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관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회사의 상사, 동료, 선후배 등은 내가 원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만 신경 쓸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같은 사무실에 있는 한은 별문제 없이 지내야 하니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결혼을 생각해 보면 이런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배우자는 내가 선택했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가족과 주변 인물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게 아닌가. 게다가 그들과는 반드시 잘 지내야만 한다는 생각에 상상만 해도 덜컥 겁이 나고 만다. 아직은 미지의 세계인 결혼 후의 세계에서, 가장 겁나는 건 시월드의 생활이다. 드라마에서도 시댁과의 관계가 어찌나 팽팽한지 나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이런 내게 도움의 손길을 뻗어주는 책을 만났으니 어쨌거나 결혼을 결심한 당신에게다. 결혼 후 결혼 생활의 환상이 깨진 저자가 결혼 선배 15명의 인터뷰를 취재하여 결혼 후 삶의 고단함에 대한 솔직담백한 경험담 그리고 지혜로운 대처법을 정리한 게 이 책이다.

 

  걱정스럽게 느껴지는 시월드 이야기가 단연 눈에 들어왔다. 15개의 인터뷰 중 시월드 관련이 6개나 되었으니!! 드라마에서도 그렇고, 내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도 그렇고 요게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맞긴 맞나 보다. 우선 시댁과의 관계에서는 내 고집대로, 내 생각대로 할 수는 없는 거로 생각했지만, 너무 맞춰드리다 보면 저쪽에서도 막 대하게 되니 할 말은 제대로 할 필요가 있구나 생각했다(착한 며느리 콤플렉스). 그리고 다른 인간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내가 잘 지내려고 노력해도 동서가 그럴 생각이 없다면 아예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도(무개념 동서의 여우짓). 이런 시댁, 저런 시댁의 이야기를 많이 보다 보니 시월드의 특수성도 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인간관계와 기본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끝에 있는 '결혼의 잔기술' 코너에는 앞의 인터뷰에서 얻게 된 결혼 생활의 팁을 간단하면서도 핵심만 쏙 골라내어 정리해두어 쉽게 찾아볼 수 있겠다.

 

  그리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임신에 대한 것이 있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인터뷰는 결혼 후 아이가 생기지 않아 8년 만에 이혼한 이야기이다. 주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임신이 잘 안되어 병원에 다니며 인공수정, 안되면 시험관 아기를 한다는 얘기도 듣긴 했지만, 비록 책을 통해서이지만 이렇게 아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의 얘기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 아예 아이를 원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남편이 괜찮다고 둘만 있어도 된다고 아무리 말해도, 못 낳는 것과 안 낳는 것은 차이가 난다는 그녀의 말이 가슴 아프게 들렸다. 명절이라 온 가족이 모였을 때도 아이를 데리고 나타난 사람들을 보며 얼마나 부러웠을까, 특히 아이를 좋아하던 사람이라니. 그 스트레스로 인해 피폐해진 그녀의 삶을 원상으로 회복하는 방법이 꼭 이혼뿐이었을까 싶어 슬프기도 하지만 그 후 자존감을 회복하며 그녀 자신을 찾았다고 하니 행복하길 빌 뿐이다.

 

  난 이런 경험담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이 책의 구성처럼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다양한 상황을 듣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와 꼭 같은 경험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될 수 있는 한 많은 경우의 수를 알아두는 게 실제 상황에서 대처할 때 더욱 좋을 테니까. 그런 나에게 이 책은 꽤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훗날 결혼을 하기 전, 그리고 결혼 생활을 하면서 이 책을 가끔 꺼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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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를 내가 꼭 읽어야 하는 이유를 함께 님겨주세요.

 

이벤트 인원 및 기간

인원 : 10명

기간 : 2013.7.24~20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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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다양한 이벤트가 팡팡!!

  제목이 기가 막힌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니... 표지 일러스트도 익살맞다. 목에 손수건을 하고 '윌리'라는 이름표를 붙인 불테리어 한 마리가 밧줄에 묶여 있고, 그 밧줄의 끝을 작은 소녀가 낑낑 잡아당기고 있다. 표정(?)이 사뭇 대조적인데, 불테리어는 경계심이 없다고 해야 할까, 밧줄이 칭칭 몸을 감고 있어도 사랑스러운 표정인데, 소녀는 땀까지 흘리며 개를 끌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표지의 일러스트가 얼마나 적절한지 책을 덮으며 살짝 감탄했다.

 

  미국의 바바라 오코너라는 청소년 작가가 쓴 책으로 강아지 두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그녀가 개를 훔치는 소설을 쓰다니? 하지만 읽다 보면 강아지 윌리가 얼마나 사랑스럽게 나오는지 모른다. 어떤 상황에서도 붙임성 있고 사람을 좋아하는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강아지인 윌리. 왜 윌리를 훔치려는 걸까? 어떻게? 그래서 훔치는 데 성공은 할까?

 

  열한 살인 조지나는 자동차에서 산다. 동생인 토비와 엄마 셋이서. 어느 날 아빠도, 집도 사라졌기 때문에 꼼짝없이 거리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엄마는 집을 구하기 위해 일을 두 개나 하고 있고, 토비는 조지나가 볼 때 늘 상황을 악화시키는 작은 악마 같은 존재다. 조지나는 단짝 친구인 루앤에게 집이 없다는 사실이 들통 날까 봐 노심초사하다가 그것이 알려지자 엉엉 울고 마는 어린 소녀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봤던 집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돈을 벌 방법이 없나 궁리를 하다 개를 찾아주면 500달러를 준다는 전단지를 본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바로 개를 훔치고 그 후에 현상금으로 걸린 돈을 받는 생각을 해낸 것이다! 어찌 보면 황당하기만 한 생각이지만, 어린아이가 생각해낼 법한 방법이다. 그때부터 조지나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보라색 작은 노트에 적기 시작한다. 단계별로 나누어서 그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그리하여 표지에 있는 윌리라는 개가 목표물이 된 것이다.

 

  차의 뒷좌석에서 몸을 구부려서 자고,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씻고... 어떻게 이런 상황에 내몰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가족들이 모두 힘을 내서 좀 더 나은, 원래 집에서 살던 때처럼 생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모두를 응원하면서, 그리고 조지나의 계획대로 잘 될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읽게 되었다. 특히 엄마가 생활력이 강해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전형적인 '난 괜찮아' 스타일은 아니라서 엄마도 힘들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토로하기도 한다.

 

  딱 봐도 성장 소설이겠지 했지만, 등장인물의 성격도 내용도 틀에 박힌 스타일이 아니라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하면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현실감 있는 마무리도 마음에 들었다. 개를 훔치는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카멜라 아줌마와 무키 아저씨를 만나면서 조지나도 토비도 성장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직접 만난다면 나도 모르게 경계하게 될 것 같은, 조지나의 말을 빌리자면 '부랑자'같은 무키 아저씨는 조지나의 정신적인 성장을 돕기도 하고 그의 능력을 활용해 음지에서 돕기도 한다. 이런 주변 인물들의 따스한 눈길 때문에 이 이야기가 더욱 사랑스럽다. 마지막으로 무키 아저씨의 신조를 옮겨 본다.

 

-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다(p.178)

- 때로는,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