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은 몇 가지나 될까? 어린아이들은 대개 한 종류의 사랑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에게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진 남성과 여성의 사랑인 이성애. 그렇지만 조금 더 큰 아이들은 조금 다른 사랑도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남성끼리의 또는 여성끼리의 사랑인 동성애도, 그리고 이성애와 동성애 둘을 아우르는 양성애까지 있다는 것을. 그런데 여기, 새로운 성애가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무성애(無性愛)를 말한다. 의사 출신인 캐나다 브록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앤서니 보개트가 집대성한 것이 현대 무성애 이론이다. 무성애는 동성이나 이성 어느 쪽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걸까?  

 

 

 

  저자 앤서니 보개트는 무성애의 정의를 이렇게 내린다. 성적 욕망을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 무성애는 4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다음과 같다. ① 성욕은 느끼지만, 상대와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 경우, ② 감정적으로는 끌리지만, 성욕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③ 성욕도 느끼고 감정적으로도 끌리지만, 신체적인 성관계를 거부하는 경우, ④ 성을 혐오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 물론 정의하는 것에 따라 다르지만, 저자가 말하는 무성애는 성관계를 하기는 하되 자신만의 시간과 여유를 즐기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포함한다. 한때 유행처럼 언급되었던 초식남이 바로 이런 타입이 아닌가!

 

  저자는 성애자와 무성애자 모두와 관련된 성의 본질적인 심리학적 과정을 'A','B','C','D'로 나눈다. A는 매혹(Attraction)과 흥분(Arousal), B는 행위(Behavior), C는 인지(Cognition), D는 욕망(Desire)이다. 매혹은 로맨틱한 매력과 성적 매력이 있는데 무성애자의 경우, 로맨틱한 매력은 느끼지만 성적 매력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 저자가 한 무성애의 정의에 따르면 이 성적 매혹의 결핍이 가장 핵심적인 심리적 요소로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의미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은 인지였다. 우리의 사고는 도식(Schema)으로 구성되는데 이것은 지식의 한 형태로 쉽게 말하면 시나리오다. 그래서 성적 판타지를 상상하는 것으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내가 망각하고 있던 것을 일깨워주었는데 그건 바로 생명의 역사는 무성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구에 생명이 존재했던 38억 년 중 유성 생식이 번성했던 것은 지난 12억 년에 불과한데 나는 왜 유성 생식이 당연한 듯이 생각했던 걸까? 지금과 같이 유성 생식이 대세가 된 것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유전자 개편설이다. 유성 생식에서는 유전자의 50%만 복제되지만, 무성 생식에서는 100% 복제되니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    

 

  많은 공감이 갔던 건, 잠시 동안은 누구라도 무성애를 경험한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완전한 무성애자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이성애자 또한 학업, 취업, 승진 때문에 일정 기간 성적 매혹을 느끼지 않는 때가 있을 수 있다는 거 고개가 끄덕여졌다.

 

  무성애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에 관해 다루기 위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성애와의 비교를 많이 해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성애의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성애에 관해서는 아직 내게 어떠한 개념도 있지 않았기에 신기해하며 읽었다. 하지만 읽다 보니 가끔씩 어디로 가는 건지 방향이 헷갈릴 때도 있었지만, 저자의 말대로 무성애에 관해서 아직 연구가 덜 되었다는 건 공감했다. 무성애의 원인은 뭘까? 이건 아직 답을 낼 수 없다. 이성애의 원인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에 대해서는 마지막 장의 제목이자 저자의 생각인 "그렇다면 그냥 그런 줄 알아"로 대신한다. 

 

  지난겨울부터 책을 읽고 나서는 서평을 꼬박꼬박 쓰고 있다. 처음엔 책 읽기 습관을 들이려고 서평 쓰는 것이 의무가 되어 있는 서평단을 지원하며 글 쓰던 습관이 들어서 이젠 그런 의무가 없는 책도 서평을 꼭 쓴다. 어찌 보면 내가 온전히 이해를 한 책에 한해서만 짤막한 글이라도 끄적이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난 그때의 내가 느낀 감정의 흔적을 남기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 못 하면 못한 대로 짧게라도 남긴다. 서평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물음은 아직 나에게 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이런 나에게 네이버 책 분야 파워블로거인 리듬의 서평 포스트를 엮은 야밤산책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책은 분량으로 나누었을 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제목이 야밤산책이기 때문에 산책길이 네 개 있는데 나머지 하나는 뭘까? 마지막은 아마 이런 식의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다른 책에서는 찾기 어려울, 저자가 덧붙인 이야기들인데 분량이 상당하다. 책을 고르는 방법, 책을 읽는 시간, 서평 쓰는 시간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 부분이 차별화된 이 책만이 지니는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책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과 지하철에서 많이 본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나도 공감했고, 그녀의 책 고르는 방법에 이런 방법도 있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총 53권의 책이 네 가지 테마로 실려 있는데 '아주 보통의 어느 날'엔 삶의 변화를 필요로 할 때 추천하는 책이, '문득 네 생각이 나서'엔 사랑에 관한 책이, '때로는 구불구불한 꿈'엔 가치관과 관련된 책이, '이왕이면 남다르게'엔 일과 관련된 책이 소개된다. 이 많은 책 중에 내가 읽은 것은 많지 않아 책을 보며 특히 관심이 가는 책은 나중에 읽게 따로 메모해두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글은 저자가 파워블로거라는 것을 상기하게 한다.

 

  궁금증이 이는 책이 많지만, 그 중 제일 처음에 읽고 싶다고 생각한 책은 장 퇼레의 자살가게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데다 저자의 글솜씨가 어지간해야말이지! 이 가게의 자녀들 중 독특한하다고 할 수 있는 막내 아들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책을 읽어야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체크!! 그 외에도 흥미로운 책을 책 가득 소개하고 있으니 책 읽는 사람에겐 무척 즐거운 책이다. 정말 세상은 넓고 볼 책은 많구나.

 

  서평을 잘 쓰는 방법에 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왔느냐고 물으면 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에 실린 서평에 관한 팁으로 서평 하나를 쓸 때 생각보다 많은 과정을 거쳐서 서평이 완성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것으로도 꽤 수확이 있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 야밤산책에 관한 전체적인 느낌은 꽤 재밌었다. 나 또한 책을 좋아하기에, 책을 좋아하는 저자가 낸 길을 따라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했지 싶다. 내가 꼽는 백미는 가장 마지막에 실려있는 리듬의 책으로 하는 자기고백 코너다.

 

 

 

  다이어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연초에 세우는 올해의 목표에 꼭 들어있는 약방의 감초 같은 목표일 것이다. 살을 빼기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건 더욱 어려우니 평생 다이어트에 시달리며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효소 주스 한 잔으로 하다니? 효소는 대체 뭐지? 두산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각종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나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즉, 단백질로 만들어진 촉매라고 할 수 있다.' 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이 효소라는 물질이 저자 후지이 카에의 20kg 감량과 15년간의 체중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다니! 흥미롭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17살 때는 50kg 전후의 체중을 유지했지만, 운동을 그만둔 후 체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해 1년 만에 70kg(신장 160cm)이 되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온갖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요요 현상으로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다가 영양학을 공부하고 의사와의 상담부터 전문서 탐독까지 갖은 노력 끝에 어린 시절 할머니가 아침마다 만들어주던 효소 주스를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거짓말같이 다이어트에 성공! 주스를 마신 후 반년 동안의 체중 변화와 하루 일과표가 책 속에 들어있어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준다. 아침 공복에 효소 주스를 마시는 게 포인트라고. 책엔 Before & After 사진이 실려 있는데 정말... 늘 생각하지만, 사람이 다른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그렇게 빼려고 해도 안 빠지던 살을 뺀 건 효소 주스 덕분도 있겠지만 의지가 강해야 할 텐데, 저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생과일, 생야채 주스다 보니 주스의 색이 썩 맛있어 보이진 않는다. 근데 이 중에 피부를 위한 것 중 최저 칼로리를 자랑하는 게 있으니, 그 이름은 모로헤이야 주스!! 비주얼로는 별로 끌리지 않지만, 칼로리를 보면 10kcal(200ml)이다 보니 엄청 먹고 싶어진다. 이건 거의 물에 버금가는 최저의 칼로리?!  모로헤이야라는 게 뭔지 여기서 처음 봤는데 매력적인 칼로리를 자랑하니 맛은 없을 지 몰라도 건강 음료라고 생각해서 만들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일을 넣은 주스는 흔히 먹던 타입이라서 맛있어 보이는 것이 많았다. 특히 퍼플주스!! 빠알간 게 시원해 보인다. 과일이 들어가면 확실히 당분이 있어 칼로리는 높다. 그래도 이 효소 주스 다이어트는 아침 대신에 한 잔 마시는 것이니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주스를 매일 먹으면 질리지 않을까? 그런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스의 종류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의 주스를 구경하면서 뭘 만들어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즐겁다. 변비에 좋은 주스, 여드름에 좋은 주스, 노화 방지에 좋은 주스 등 테마별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내게 필요한 주스가 어떤 건지 파악하기 좋게 되어 있다. 주스를 아침마다 만들어 마시는 것도 노력이라면 노력이랄 수 있지만, 다른 다이어트에 비해 손쉽게 할 수 있으니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효소 주스로 다이어트를 시작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