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미술 전시 일정 대강은 알고 있을 정도로 미술관 종종 가는 편이었던 나. 하지만 아이 키우면서 이제는 같이 볼 수 있을까? 하며 한 미술관에 방문했던 날, 아직은 아니구나 싶어 도망치듯 나온 이후 미술관 관람은 생각지도 않았죠. 하지만 이제 초등학생이 된 꼬마랑 미술관도 가볼만 하구나 싶어지니 워밍업삼아 가볍게 미술서적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용히 독서하는 여인의 등이 무척 평화로워보이는 책, <고요히 치열했던 사적인 그림 읽기>. 스르륵 펴 보면서 이분 글을 잘 쓰시는 분이구나 싶어서 본격적으로 읽었답니다.
목차만 보아도 글 제법 잘 쓰시는 분이 아닐까 싶죠? 나도 '라떼'가 되었는가 싶은 요즘이라 설마?! 아니지 아직은? 싶은 제목도 보이고. 많이 알려진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는 듯한데 장 베로, 에드워드 호퍼, 아토넬로 다메시나 등 몇몇 화가는 처음 들어본 화가라 화풍과 이야기가 기대되었어요.
최근 몇 년간 전세계를 공포와 단절로 몰아넣은 코로나. 이 코로나 블루를 대변하는 작가로 소개된 '에드워드 호퍼'에 대해서 저자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데요, 보통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정서를 쓸쓸함이나 외로움, 우울로 해석하는데 반해,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편안함으로 해석한 것이 신선하고 또 그게 미술을 제대로 즐기는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어요. 다른 누군가의 시선으로 볼 게 아니라 내가 보고 느낀 걸로 그림을 받아들이는 것.
또 너무 재미난 그림도 있어서 놀랐는데 기교가 화려한 연주를 즐겼던 리스트의 콘서트 그림인데요, 졸도하는 사람이 있질 않나 다들 흠모하면서 빠져든 모습이 정말 연예인 덕질하는 오늘날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죠. 미술 작품에서도 이런 재미난 작품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한 듯.
차분하게 그림에 대한 배경, 작가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글, 그리고 풍부한 그림까지 만나볼 수 있는 <사적인 그림 읽기>. 가볍게 읽고 싶은 미술책을 찾으신다면 권하고 싶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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