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는 달.

하얀 표지에 노란 달, 그리고 그 속에 집이 몇 채- 깔끔한 표지에 끌렸어요.

제목만 봐도 매우 감성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죠?

스르륵 넘겨보았는데 감성적인 사진과 글이 함께하는 게 쏙 맘에 들어서 읽기로 했답니다.

 

요즘 묵직한 책은 잘 안 읽게 되어서 손에 잡았는데 쓱쓱 잘도 넘어가더군요.

원래 감성적인 거랑은 거리가 먼 저인데 이 책은 이런 저조차도 감성적으로 만들어버리는 매력이!

그림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게 아닌, 삐뚤빼뚤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게 묘하게 눈길이 가요.

 

권대웅 시인의 산문집이라는데 전 일단 '달'이라는 소재에 끌렸어요.

'달'은 어릴 때부터 봐 온 친근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존재 같아요.

저는 야근하고 퇴근길에 보이는 까만 하늘을 밝혀주는 달이 제일 좋아요.

아... 오늘도 피곤했겠지만, 뿌듯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 라고 응원해주는 느낌? ㅎㅎ

 

 

 

이 책을 보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물음표, 물음표였답니다.

표지에 있는 하얀 레이스를 보고서 이런 걸 태팅레이스라고 하나 보다 미루어 짐작했죠.

예뻐서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저이지만, 냉큼 도전해봤어요!!

 

 

알고 보니 태팅레이스란,

셔틀을 사용하여 작은 매듭코를 만들어 연결하기도 하고

링 중간에 길고 짧은 피코를 넣어 연결하기도 해 모양을 만드는 레이스래요.

아무래도 손뜨개질에 익숙하신 분들은 쉽게 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어렵게 보이는 것도 뜨개질 잘하시는 엄마께 보여드리니 잠시 보시더니 아~~ 하고 바로 이해하시더라고요.

전 기본적인 뜨개질도 어릴 때 학교에서 한 그거밖에 안 해봤는데 무모한 도전일까 싶기도 하지만,

한 번쯤은 나도 예쁜 핸드메이드 소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라는 염원으로 선택했죠.

 

 

책의 전반부에는 태팅레이스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마치 화보 같은 느낌으로 찍은 사진들이 있고,

그 뒤엔 기본적인 준비물과 기본 사항들 그리고 실제로 만드는 과정이 나와 있어요.

제 눈엔 상세한 설명은 없다는 느낌이지만, 엄마께선 이 정도면 기본만 안다는 전제하에 다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일단 태팅레이스에 필요한 셔틀과 기타 재료들을 구입하고 나면 막히는 부분은 엄마 찬스를 써야겠다 싶었어요.

하여간 제 눈에 쏙 들어온 작품들을 몇 개 보여드릴게요.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녀가 모델인데요,

이 원피스의 카라와 커프스에 주목해주세요~

저 부분이 태팅레이스로 만든 거랍니다.

과하지도 않고 깔끔하니 예뻐서 요런 거라면 정말 잘 쓸 수 있을 듯!!

사실 이건 저보다는 요런 소품 잘 활용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친구가 더 맞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만들지도 않고서 친구에게 잘 만들어지면 주겠다고 약속까지 ㅋㅋ

 

 

 

 

이건 제가 쓰고 싶은 컵받침이에요.

받침이 없으면 컵이 바닥에서 밀리기도 하고, 아니면 놓는 소리가 넘 크기도 하고 해서

컵받침을 애용하고 있는데 지금 쓰는 게 넘 낡았거든요.

좀 이따 사야지 사야지 하고 있긴 한데... 그보다 만드는 편이 빠를 듯!

 가장자리 부분만 레이스가 들어간 게 깔끔하면서 왠지 여성스러운 느낌도 들고~

저에게 없는 느낌은 소품으로라도 강조해볼까 봐요 ㅋㅋ

 

 

아직 만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헤어밴드나 목걸이, 귀걸이 등 각종 액세사리부터 작은 주머니까지 만들 수 있어서

하나 만들면 또 하나 만들고 싶어지고, 그걸 완성하면 또 만들어보고 싶어지고 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