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지 말지 고민하며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들이 있죠?
상점가 한구석에 무슨 물건이든 하루 100엔에 보관해주는 가게가 있어요.
보관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물건의 주인이 그것을 찾아가지 않으면
보관 가게에서 가지게 되죠.
이 보관 가게의 주인은 앞을 못 보지만,
청각이 뛰어나서 한 번 들은 목소리는 절대 잊지 않아요.
(10년이 더 지나서도 들었던 목소리는 기억해요!!)
원래 윗대에서는 과자를 파는 곳이었지만,
보관 가게를 하고 있는 현 주인인 3대 째.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챕터에 이야기 하나씩 들려주는데
이 이야기도 조금씩 연관성이 있답니다.
특이한 건 챕터마다 화자(=관찰자)가 다른데
누가 얘기하는 걸까?
추측해보는 재미도 있어요.
참고로 저는 하나도 맞히지 못했어요 ㅜ;;;
기다림의 장소인 보관 가게.
쭉 읽다 보면 정말로 '기다림'의 장소구나 싶답니다.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가능성을 위해 기다리는 가게 주인이 있는 보관 가게.
보관증 1~5까지 다섯 가지 이야기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구슬같이 아름답고 따스한 이야기더라고요.
아빠가 사 주신 물빛 자전거 크리스티의 이야기.
물빛도 팥색도 둘 다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읽었죠.
오르골에 얽힌 이야기도 작은 반전이 있으면서도
마찬가지로 따뜻한 이야기-!
표지에 있는 하얀 고양이 사장님이 이
보관 가게에 오게 된 이야기도 함께 나오더군요.
뜬금없지만, 인생의 괴로운 순간에 맞닥뜨린 딸에게
엄마가 대신 화를 내주어 든든하고 훈훈해하는 장면에서...
성인이 되어도 엄마가 참 위안이 많이 되는구나, 싶었어요.
신세 진다는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
늘 엄마에게 딸은 신세 지는구나.
이런 게 쭈욱 대를 이어 반복되는 것 같아요.
늘 돌아갈 곳은 엄마가 아닌지.
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에선 앞선 이야기들과 달리
조금 갸우뚱하게 된달까 음.. 좀 무섭기도 했어요.
무슨 얘긴지는 읽어보시면 아실 듯.
기다림의 장소인 하루 100엔 보관 가게.
보관증이 5개밖에 안 된다는 게 아쉬워요.
옴니버스 식이라 더 이어서 보여주셔도 될 거 같은데...
혹시나 후속편을 보여주시진 않을지!!
작은 기대를 하면서 책을 덮었답니다.
하루 100엔에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 가게가 있다면
무엇을 보관하고 싶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