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3박 5일로는 부족해! 외국 여행을 갈 때 짧게 갈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다 보니
여행객들이 늘 하듯이 눈도장 찍듯이 급하게 이곳저곳 들르기 일쑤.
한곳을 느긋하게 둘러 보고 싶은 마음은 마음뿐. 실제로는 짧은 시간으로 여행시간이 한정되다 보니
여유롭게 즐기지를 못해서 언젠가 여유롭게 아니, 그냥 우리 일상생활 하듯이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러던 차에 눈에 띈 런던X파리에서 한 달 살기! 아이 둘을 데리고 엄마가 런던과 파리 두 도시를 한 달 살다 온
이야기를 읽지 않고 지나갈 수 없었다.
첫 부분에 여행일정이 나와 있는데 한눈에 보이겠지만, 일정이 빡빡하지 않다!
패키지여행의 일정을 생각해 보면 아주 널널한 그들이 여행 일정!
아이들이 어려서 못 가고, 좀 더 크면 가야지 생각하고 하며 시간이 흐르다 보니
겁도 많아지고 망설이다가 마흔이 되기 전 아이 둘과 여행을 떠난 엄마.
남편 없이 두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니...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한다는 게 얼마나 용기가 필요할지.
여행에서 꼭 하고 싶은 것중에 굵직한 것만 리스트를 만들어
미리 예약해 두고 그 외에는 자유롭게.
사실 마음도 마음이지만, 현실적으로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데
3명이 한 달을 보냈지만, 생각보다 개인쇼핑비용을 제외하고는 총 860만원이 들었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착한 비용 +__+
유럽의 어느 서점에서 느긋하게 책 보는 걸 꼭 해보고 싶었는데.
여행에 함께 한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6학년생이라 외국어로 된 책을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엄마의 만족에 지나지않는 건 아닐까 했는데 웬걸. 어린 아이도 알록달록한 그림이 가득한 책에 매료되어
서점에서 나올 때 아쉬워했다니. 아이들의 능력은 우리 생각보다 대단한가 보다.
런던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던트북스이 매력은 아이들에게도 통하는구나.
볼거리 많은 자연사박물관.
공룡도 만날 수 있고 하니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장소같다.
미술관도 빠질 수 없는 것!
아이들이 얼마나 볼까 싶었는데, 어떤 작품을 기억했다가 따라한 거냐고 묻기도 한다는 거 보니
어른들이만큼이나 아이들도 인상깊게 보는 작품이 있구나.
역시 체험하는 게 중요하긴 하다.
파리에서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부러운 꿈같은 나날이 계속된다.
루브르 박물관 내 식당에서 너무나 맛없고 부실하지만 비싼 식사를 하고서,
그날 저녁으론 삼겹살을 사서 넘넘 맛있게 먹었다는 에피소드에선
나도 그런 경험을 했던 경우가 있어 공감도 되고 ㅎㅎ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청설모 먹이 주기.
이런 소소한 추억이 얼마나 소중한 건지. 이렇게 여유로운 살다 오기식 여행이 아니었다면
이들에게 이런 추억은 없었겠지.
여행은 늘 그렇든 모두를 성장하게끔 해주는데 엄마 자신도 성장했지만,
아이들의 성장이 더욱 눈에 띄는 것 같다. 엄마를 위로하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고.
평소와 다른 환경이 아이들을 부쩍 성장시키는 듯.
여행을 일상처럼 머물다 온 그들의 시간 기록.
사진과 에피소드가 전혀 모르는 타인인 나도 웃음짓게하는데 이 주인공들에겐
얼마나 귀한 시간/귀한 경험일지.
꿈만 꾸고 있는 나도 언젠가 가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언젠가 갈 수 있겠지? 용기를 내봐야지 하며
몇 년 후, 정말로 갈 수 있지 않을지 조금 용기내보며 책을 덮었다.